지난해 ‘화엄현담’ 10권 이어
‘세주묘엄품’ 7권 우리말로 완역

청량징관 찬술·수진 역
운주사/각권 2만 원 내외

동명대학교 석좌교수인 수진 스님이 〈청량국사화엄경소초(淸凉國師華嚴經疏鈔)〉 전 100권 중 지난해 5월 1차분으로 해제(解題)에 해당하는 ‘화엄현담’(전10권)을 출간한데 이어 최근 2차분 ‘세주묘엄품(世主妙嚴品)’(전7권)을 출간했다. 수진 스님은 2006년 〈화엄경소초〉 번역에 착수해 10년여 만인 지난해 5월 번역을 마무리한 후 순차적으로 출간을 이어오고 있다.

〈화엄경소초(華嚴經疏)〉는 중국 당(唐)대 선승이자 화엄종 제4조인 청량징관(淸凉澄觀, 738~839) 스님이 80권본 〈화엄경〉에 그 뜻을 풀어놓은 소(疏) 60권과 간추려 엮은 초(鈔) 90권을 붙인 방대한 분량의 주석서다. 이 책은 대·소승 경전과 논서는 물론 유가와 노장까지 넘나드는 상세하고 치밀한 해설을 붙여 〈화엄경〉 주석서 중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분량이 너무나 방대하고, 다양한 사상을 아우르고 있어 누구도 번역에 나서는 이가 없었다. 이 와중에 수진 스님이 나서 원문 현토와 함께 꼼꼼한 번역과 상세한 각주를 달아 원고지 10만 매에 달하는 번역을 이뤄냈다.

이번에 완간된 ‘세주묘엄품’은 〈화엄경〉을 시작하는 품으로 우리 각자가 모두 세상의 주인[진리의 평등]이라는 것을 설하고 있다. 내용은 부처님이 마가다국 적멸도량에서 정각(正覺)을 이루고, 이에 보현보살을 비롯한 수많은 보살들과 부처님을 수호하는 형형색색의 신들이 모여 부처님의 출현을 경하하고, 부처님께서 깨달은 세계를 찬탄하는 모습을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

이 경을 찬술한 청량징관 스님은 11세 때 출가해 불교의 각종 교학은 물론 유가와 노장의 경전까지 섭렵했으나 결국 〈화엄경〉에 귀착해 40세부터 102세에 원적에 들 때까지 60여 년을 〈화엄경〉 강의와 저술에 바쳤다. 관련 저술만 42종 600여 권에 이를 만큼 청량징관 스님은 시대를 뛰어넘은 〈화엄경〉의 대가이다.

역자 수진 스님은 1971년 문성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74년 수계했다. 조계종 교육위원·역경위원·교재편찬위원·중앙종회의원·범어사 율학승가대학원장 및 율주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 해인정사에 주석하면서 조계종 단일계단 계단위원, 동명대 석좌교수·세계선센터 선원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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