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춘 동아시아차문화 연구소장은 청량산방시회축(淸凉山房詩會軸) 등 초의선사 관련 고문서 등 169건 364점을 국립광주박물관에 기증했다. <사진 일괄=국립광주박물관>

박동춘 소장 고문서 등 169건 364점 기증

선교융합 수행에 힘쓴 수행승이자 쇠락했던 차문화를 부흥시켜 초의차를 완성시킨 초의선사(草衣禪師, 1786~1866)의 귀중한 문화재가 국립광주박물관에 기증되었다.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이수미)은 “초의선사 관련 고문서 등 169건 364점을 박동춘 동아시아차문화 연구소장으로부터 기증받았다.”고 1월 7일 밝혔다. 박동춘 기증유물은 초의선사를 비롯해 그와 교유한 인물들의 정황, 조선후기의 차문화, 풍속, 종교, 문화 등을 담고 있다.

기증유물은 초의선사와 교유했던 인물들이 초의에게 보낸 편지와 시축이다. 홍현주(1793~1865), 신위(1769~1845), 박영보(1808~1872), 정학연(1783~1859), 권돈인(1783~1859), 황상(1788~1863), 변지화(?~?), 허련(1808~1893) 등 초의선사를 중심으로 전개된 당대 지식인들의 개인사와 각종 사건, 차에 대한 인식이 잘 나타나있다. 특히 초의차를 예찬한 박영보의 <남다병서첩(南茶幷序帖)>과 박영보 스승인 신위의 <남다시병서(南茶詩幷序)>는 당시 사대부가 가졌던 차에 대한 인식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초의선사의 육필 저술과 등초한 문헌이 포함됐다. 초의선사 친필의 <참회법어첩(懺悔法語帖)>과 <직지원진(直指原眞)>은 풍수지리서로, 초의선사가 풍수지리에 능했다는 사실을 알게 한다. 이밖에도 초의선사의 다풍을 보여주는 다구 등이 기증됐다.

박동춘 연구소장의 기증품은 초의선사 이래 5대째 이어지는 다풍의 계보를 보여준다. 초의선사의 다풍은 범해(梵海)·원응(圓應) 스님에게 계승되었고, 응송 박영희(1893~1990) 스님이 이어받았다. 응송 스님은 1985년 초의선사의 차 관련 문헌 자료를 제자 박동춘(1953~) 소장에게 물려주며 연구를 부촉했다.

박동춘 동아시아차문화 연구소장.

이번 기증유물은 박동춘 연구소장이 응송 스님에게 전해 받은 자료와 그가 초의선사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수집한 것이다. 박동춘 연구소장은 유물을 전하며 “차를 비롯한 조선후기 문화연구에 유용한 자료로 활용되고, 나아가 박물관을 찾는 분들이 우리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립광주박물관 측은 “기증받은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조사해 차 문화의 연원과 계보를 연구하고, 동아시아 차문화 연구사업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도서 발간 및 전시로 그 성과를 공개할 계획”이라며 “이번 기증은 우리의 차문화를 심층적으로 연구하여 우리 문화의 원형을 국내외적으로 알리는데 중요한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19세기 대표 문인 자하(紫霞) 신위(1769~1847)의 남다시병서(南茶詩幷序).
초의차를 예찬한 박영보의 남다병서첩(南茶幷序帖).
초의선사의 다풍을 보여주는 옹기 다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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