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이사회 “뜨거운 맛봐야” vs 교수회 “이사진 사퇴하라”

동국대 일부 이사가 ‘동국대 이사 전원 사퇴와 총장 퇴진'을 주장한 교수회를 비판하고, 교수회는 이사진의 전원 사퇴를 골자로 하는 대의원회의 성명을 교수회 전체 성명으로 추인하는 등 ‘신정아 사태'가 학교 내부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10월 10일 열린 학교법인 동국대학교(이사장 영배 스님) 제232회 이사회에서는 일부 이사가 이사회의 전원 사퇴를 주장하는 교수회에 대해 “장윤이랑 하는 짓이 똑같다, 뜨거운 맛 보여야지(김재기 이사)”, “종단(조계종)과 하는 짓이 똑같다. 종단과 짰냐”(이사 영담 스님), “그런 사람(이종옥 교수회장)은 공직 생활 동안 처음 봤다”(오영교 총장) 등 비난성 발언이 이어졌다.  

이틀이 지난 10월 12일 동국대학교 교수회(회장 이종옥)는 동국관 L501호에서 비상 교수총회를 열고, 지난 10월 9일 동국대 서울캠퍼스 교수회 대의원회가 발표한 성명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교수회 전체의 성명으로 추인시키기로 결의했다. 이 성명은 △법인 이사장과 이사진의 책임 자각과 전원 사퇴 △총장과 경영부총장 사퇴 △조계종이 건학 주체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공기(公器)로서의 대학 정립에 앞장설 것 등 4건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총회에 참가한 동국대 교수들이 전원 손을 들며, 안건에 찬성하고 잇다.

이종옥 회장은 “대의원회가 느끼는 ‘신정아 사태'의 가장 큰 문제는 처리할 수 있는 자정 능력이 없다는 것”이라며 “어느 누구도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날에는 정재형 교수를 회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설립됐다. 정재형 교수는 “오늘 교수회 전체로 추인한 성명을 경주와 상의하고, 신정아 사태로 드러난 대학의 문제점을 바탕으로 개정 사립학교법에 교육적 취지에 맞게 학교가 운영될 수 있도록 장기적인 대안 마련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0월 10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진의 발언 등으로부터 책임질 부분과 개혁할 부분에 대한 대책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정아 사건'으로 불거진 문제가 교수들과 학교 이사회 간의 갈등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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