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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장흥사, 재가 윤리 ‘육방예경’ 의식 시연
  • 장흥사=이강식 기자
  • 승인 2020.07.0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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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사 주지 도웅 스님과 불자들이 대불보전 앞마당에 조성된 육방예경탑에서 〈육방예경〉 내용을 토대로 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7월 7일, 대불보전 앞 육방예경탑서 진행
장흥사 금강유치원 원아 150여명도 참여

재가불자들이 실천해야 할 사회적 윤리 덕목이 주된 내용인 초기 경전 〈육방예경(六方禮經)〉의 내용을 의식으로 선보인 법석이 천태종 거제 장흥사에서 열렸다. 불자들은 윤리·도덕을 잘 지키며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장흥사(주지 도웅 스님·천태종 사회부장)는 7월 7일 오전 11시 대불보전과 대불보전 앞마당에 조성한 육방예경탑에서 <육방예경> 의식을 시연했다. 종단 내 사찰에서의 〈육방예경〉 의식 시연은 장흥사가 처음이다.

〈육방예경〉은 후한(後漢)의 안세고(安世高) 삼장(三藏)이 한역한 경전으로, 원래 이름은 〈불설시가라월육방예경(佛說尸迦羅越六方禮經)〉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왕사국의 시가라월에게 동·서·남·북·상·하 여섯 방향에 예경을 올리는 의미를 설명한 초기경전이다. 여기에는 부모 자식 간(동방)·스승과 제자 간(남방)·부부 간(서방)·친족 및 친구 지간(북방)·스님 신도 간(상방)·노사(勞使) 간(하방) 등 재가불자들이 지켜야 할 사회적 윤리 덕목이 설해져 있다.

이날 주지 도웅 스님은 법문을 통해 “〈육방예경〉은 계급 간, 남녀 간 차별이 심했던 2,600여 년 전 석가모니 부처님이 차별을 없애고 평등을 강조한 사상이 녹아있는 가르침이 담긴 경전”이라며 “특히 ‘스님 신도 간’에서 ‘스님’은 이 세상 모든 성직자로 확대해석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가르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웅 스님은 “부처님은 중생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어떻게 안내할 수 있을 것인가를 〈육방예경〉을 통해서 말씀하셨다.”며 “세상은 상호 의존적이고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 우리는 불교신행을 통해서, 수행을 통해서 소외되고 불우한 이웃들과 함께 행복해질 수 있도록 〈육방예경〉의 가르침을 잘 실천하자.”고 당부했다.

법문 뒤 사부대중은 대불보전 앞마당으로 자리를 옮겨 합장한 채 6개의 면에 방위별 예경 내용을 요약한 글귀가 새겨져 있는 육방예경탑을 중심으로 둘러섰다. 이날 의례는 〈육방예경〉의 내용을 토대로 약식으로 진행됐다.

육방예경탑의 ‘동방 부모예경’에는 ‘자식은 부모를 받들어 모자람이 없어야 하고, 할 일이 있으면 먼저 부모께 사뢰야 하며, 부모의 하는 일에 거스르지 않아야 하고 부모의 바른 명령을 어기지 말아야 하느니라.’, ‘서방 부부예경’에는 ‘남편은 아내에게 예의로써 하고 위엄을 지키며 집안일을 맡겨야 하며, 아내는 일찍 일어나고 나중 앉으며 부드러운 말을 쓰고 공경하고 순종하며 뜻을 알아서 받들어야 하느니라.’라는 글귀가 있다.

‘남방 형제예경’에는 ‘제자나 아랫사람 된 자는 스승이나 웃어른을 공경하고 가르침을 잘 받들며, 스승이나 웃어른 된 자는 제자나 아랫사람을 예의로써 대하고 올바른 길로 잘 인도하여야 하느니라.’, ‘북방 친족예경’에는 ‘친족 된 자는 서로 베풀어 주고 착한 말을 쓰며, 속이지 않고 서로 가르쳐 훈계하며, 항상 서로 칭찬하고 이롭게 하며 방일하지 않도록 깨우치고 공통된 이익을 추구해야 하느니라.’는 새겨져 있다.

‘상방 승려예경’에는 ‘불자는 스님을 대함에 진실한 존경심을 품고 때맞추어 보시하며, 올바른 길을 막지 않아야 하며, 스님은 불자에게 악업을 짓지 않고 좋은 공덕을 심어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하느니라.’, ‘하방 노사예경’에는 ‘주인 된 자는 고용인을 대함에 능력에 따라 부리고 음식을 대주며 수고를 위로하여야 하며, 고용인은 일을 잘 초리하며 주지 않는 것은 갖지 않고 주인의 명예를 빛내야 하느니라.’라는 글귀가 있다.

사부대중은 사회자가 각 방위별 문구 낭독에 따라 예경의 의미를 되새기고 예를 올렸다.

불자들의 의례가 끝난 뒤에는 장흥사 금강유치원 원아 150여 명이 주지 도웅 스님의 지도로 ‘동방 부모예경’과 ‘남방 사제예경’ 의례를 따라 했다.

강복준 장흥사 신도회장은 “〈육방예경〉에는 요즘같이 각박한 세상에 스님과 신도 간에, 스승과 제자 간에, 부부간에, 부모님에 대한 자식의 도리 등 재가불자들이 지켜야 할 부처님의 가르침이 들어있다.”며 “오늘 함께 일부지만 〈육방예경〉을 독송했다.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되새겨서 우리 불자들이 바른 삶을 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양귀녀 장흥사 금강유치원장은 “만 3~5세 아이들에게 ‘효도’라는 걸 가르치는 건 어렵다. 그래서 원생들에게 매일 집에게 ‘아버지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니 길러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도록 가르치고 있다.”며 “오늘 아이들이 〈육방예경〉의 일부분을 염송하고 따라 했지만 의미는 잘 모를 것이다. 그래도 매일 소통하며 부모님과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이 소중하다는 걸 가르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육방예경〉 의식에 참여한 장흥사 금강유치원 박재은(7, 여)·황슬우(7, 남) 원아는 “엄마 아빠 말씀 잘 듣고 동생과도 잘 지내고, 유치원 선생님 말씀도 잘 들을 거에요.”라고 말했다.

장흥사는 향후 〈육방예경〉 수첩을 제작해 신도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아울러 기존 〈육방예경〉의 내용을 어린이들이 알기 쉬운 내용으로 바꿔 보급할 계획이다.

한편 장흥사는 행사에 앞서 사찰 입구에서 사찰을 찾는 불자들의 발열 검사를 하고 방명록을 작성하는 등 정부의 코로나19 감염병 예방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며 행사를 진행했다.
 

* 다음은 〈육방예경〉에 설해진 여섯 방향 예경.

- 동방 부모 자식 간

△ 자식이 부모를 섬김에 마땅히 지켜야 할 다섯 가지

1 살림살이할 생각을 하는 것 2 일찍 일어나 하인들을 지시해 제때에 식사를 하게 하는 것 3 부모에게 걱정을 끼쳐 드리지 않는 것 4 언제나 부모의 큰 은혜를 잊지 않는 것 5 부모가 병환이 나면 곧 염려하여 의사를 불러 치료해 드리는 것

△ 부모가 자식을 돌봄에 지켜야 해야 할 다섯 가지

1 언제나 나쁜 짓을 버리고 좋은 짓을 하도록 하는 것 2 학업을 가르쳐 닦게 하는 것 3 경전과 계율을 지니게 하는 것 4 일찍 장가 들이는 것 5 재산을 맡겨 주는 것

- 남방 스승과 제자 간

△ 제자가 스승을 섬김에 지켜야 할 다섯 가지

1 공경하고 어렵게 여기는 것 2 은혜를 잊지 않는 것 3 가르침을 따르는 것 4 생각하기를 싫어하지 않는 것 5 받들어 칭찬해 드리는 것

△ 스승이 제자를 가르침에 지켜야 할 다섯 가지

1 빨리 알아 깨닫게 해 주는 것 2 다른 이의 제자보다 우수하게 하는 것 3 기억하여 잊지 않도록 하는 것 4 온갖 의심과 문난(問難)을 다 풀어 주는 것 5 지혜가 스승보다 뛰어나게 하는 것

- 서방 부부간

△ 아내가 남편을 섬김에 지켜야 할 다섯 가지

1 남편이 밖에서 들어오거든 일어나서 맞이하는 것, 2 남편이 밖에 나가 돌아오지 않았거든 밥을 지어 놓고 집안을 말끔히 치우고 기다리는 것, 3 딴 남자에게 마음을 팔지 말고 남편이 꾸짖더라도 달려들거나 얼굴빛을 변하지 않는 것, 4 언제나 남편의 가르침과 경계함을 받아서 여러 가지 물건을 감추어 속이지 말 것, 5 남편이 고이 잠을 자거든 방안을 정돈한 뒤에 누울 것

△ 남편이 아내를 섬김에 지켜야 할 다섯 가지

1 드나들 때에 늘 아내에게 인사하는 것, 2 때를 맞추어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대주는 것, 3 금·은·주옥 따위로 몸을 장식케 하는 것, 4 집안에 소용되는 것을 모두 맡기어 쓰게 하는 것, 5 밖에다 첩을 두어 딴 살림을 차리지 않는 것

- 북방 친족 간

△ 친족 및 친구 간 지켜야 할 다섯 가지

1 죄악을 짓는 것을 보거든 남 안 보는 데서 조용히 타일러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 2 급한 일이 있으면 달려가서 도와주는 것, 3 비밀을 남에게 누설하지 않는 것, 4 서로 공경하고 어렵게 대하는 것, 5 갖고 있는 물건을 다소간 나누어 쓰는 것

- 상방 스님 신도 간

△ 신도가 스님을 예경함에 지켜야 할 다섯 가지

1 착한 마음으로 대하는 것, 2 좋은 말을 가리어 함께 말하는 것, 3 몸으로 공경하는 것, 4 존경하고 사모하는 것, 5 사문과 도사는 사람 가운데 훌륭한 분이라 받들어 섬겨 세상을 벗어나는 법을 물을 것

△ 스님이 신도를 대할 때 지켜야 할 여섯 가지

1 보시를 가르쳐 아끼고 탐내지 않게 하는 것, 2 계율을 지니라고 가르쳐 색(色)을 범하지 않게 하는 것, 3 욕됨을 참는 일을 가르쳐 분하고 성내지 않게 하는 것, 4 정진을 가르쳐 게으르거나 거만하지 않게 하는 것, 5 마음 통일하는 법을 가르쳐 방일하지 않게 하는 것, 6 지혜로움을 가르쳐 어리석지 않게 하는 것

- 하방 노사(勞使) 간

△ 사측(또는 상전)이 노동자(하인)를 대할 때 지켜야 할 다섯 가지.

1. 때를 맞추어 음식과 의복을 주는 것, 2 병이 나면 의사를 청하여 치료해 주는 것, 3 함부로 매질하지 않는 것, 4 따로 지닌 재물을 빼앗지 않는 것, 5 나누어 줄 물건을 평등하게 분배하는 것

△ 노동자(하인)이 상전을 섬김에 지켜야 할 다섯 가지

1 늘 일찍 일어나서 상전이 부르게 하지 말 것, 2 제가 할 일은 마땅히 알아서 해치우는 것, 3 상전의 물건을 아끼어 함부로 버리거나 남에게 내주지 말 것, 4 상전이 출입할 적에 전송하고 마중 나가는 것, 5 상전의 훌륭함을 자랑하고 나쁜 점은 말하지 않는 것.

장흥사는 정부의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예방 지침에 따라 의자를 1m 이상 띄워 배치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법문을 하고 있는 장흥사 주지 도웅 스님.
개회사를 하고 있는 강복준 장흥사 신도회장.
삼귀의례를 하고 있는 불자들.
주지 도웅 스님과 불자들이 육방예경탑에서 의식을 하고 있다.
장흥사 주지 도웅 스님과 금강유치원 원아들이 육방예경탑에서 의식을 하고 있다.
주지 도웅 스님과 금강유치원 원아들이 합장 인사를 하고 있다.
장흥사 대불보전 앞마당에 조성돼 있는 육방예경탑.
대불보전 현판 아래 ‘육방예경’ 현수막이 걸려 있다.
장흥사는 사찰을 찾는 불자들의 열을 재고 방명록을 작성하는 등 정부의 코로나19 감염병 예방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며 행사를 진행했다.

장흥사=이강식 기자  ggbn@gg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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