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대성사서, 사명대사 친필 발원문도 발견

임진왜란의 호국 영웅인 사명대사(泗溟·1544~1610)가 몸에 지니고 다녔던 호신불이 사라진 지 100여 년 만에 포항 대성사(주지 운봉 스님)에서 발견돼 화제다. 

문화재청과 조계종은 최근 불교문화재 발굴조사에서 포항 대성사가 소장하고 있는 금동여래좌상이 조선시대 고승 사명대사의 호신불임을 확인했다.

이 금동여래좌상(길이 9.4㎝)은 고려 말 라마계의 불교 양식을 나타낸 불상으로 제작된 지 600여 년이 지났으나 원형이 잘 보존된 것이 특징이다. 불상 복장에서는 사명대사가 1천584년에 직접 쓴 발원문이 발견됐는데, 이는 사명대사가 직접 쓴 유일한 글씨로 공인됐다. 이 발원문에는 사명대사가 부처님께 귀의해 복과 지혜를 이루고, 묘한 법을 깨달아 지혜로 해탈함과 그를 따르는 중생들이 개오(開悟. 지혜를 얻어 진리를 깨닫는 일)의 열반을 성취하게 하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대성사 주지 운봉 스님은 “이 불상은 스승인 해봉(海峰) 스님이 입적하기 전인 10여 년 전 물려받은 것으로, 지난해부터 실시해 온 문화재 발굴조사에 정식으로 조사를 의뢰하게 됐다”며 “10월 27일부터 일반인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동여래좌상은 그동안 금강산 건봉사 낙산암에서 소장돼 왔다가 1900년대 초 사라진 뒤 1913년 조선총독부가 촬영한 유리원판 사진으로만 기록에 남아 있었다.

이 불상은 포항시가 지난 4월 국가지정문화재 신청을 한 바 있으며, 문화재청은 10월 중순 경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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