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훼손 실상 생생히 담겨

◇성균관대 박물관이 공개한 1913년 석굴암 유리원판 사진.

일제가 1913년 경 경주 석굴암을 해체·조립하는 과정을 찍은 유리원판(지금의 필름) 사진 12점과 1925년 불국사 다보탑 수리과정을 찍은 유리원판 사진들이 공개됐다. 석굴암 관련 유리원판 사진 가운데 7점은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

성균관대학교 박물관(관장 송재소)은 12월 19일까지 석 달 간 특별전시하고 있는 ‘경주 신라 유적의 어제와 오늘-석굴암·불국사·남산'전에서 일제강점기 석굴암과 다보탑의 보수 과정 등을 담은 사진들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에서는 일제가 복원한 1910년대 경주 석굴암의 전실(前室)이 굴절형이었으며, 식민지 시대 초기 석굴암 복원 과정에서 본존불을 뺀 모든 초석을 드러내 복원한 사실이 확인됐다.
사진은 경주에서 동양헌(東洋軒)이라는 사진관을 운영하던 ‘다나카'라는 민간인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1925년 불국사 다보탑을 수리하는 과정 사진과 다보탑 위에서 찍은 석가탑 사진도 최초로 공개됐다.

불국사는 1970년대 대대적 수리와 복원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으나, 실제로는 1918~1925년 일제가 수리한 것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석가탑은 1966년 해체과정에서 파손된 뒤 복원과정에서 상륜부에 새로운 부재를 만들어 올리기 전의 모습이 담겼다. 1925년 다보탑과 남산 사진은 당시 총독부 박물관장을 하던 후지타 료오사쿠(藤田亮策)가 촬영했다.

이번 사진전은 1953년 밀반출될 뻔한 유리원판 사진 2천점을 성균관대가 구입, 소장해 온 것으로 최근 첨단기법으로 복원하면서 마련됐다.

김대식 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이번에 공개된 석굴암 해체과정 사진은 석굴암 구조를 밝혀줄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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