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보박물관 두 배 즐기기

불교문화재 대부분은 명칭이 한자로 돼 있고,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해 자세한 설명 없이는 이해하기 어렵다. 성보박물관은 이같은 이유로 자칫하면 아이들에게 고리타분하거나 따분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박물관 전시실에서 아이들에게 성보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하는 부모들도 많다. 아이들이 마지못해 성보박물관에 가지 않고, 불교문화재의 가치를 이해하는 성보박물관 나들이 법을 전문가의 도움으로 알아봤다. 편집자

■ 사전에 공부는 필수
‘새롭게 보는 박물관 학교' 오명숙 대표는 “우리나라는 문화재보다 역사 교육 위주이므로 홈페이지에서 안내 책자 등을 미리 참고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직지성보박물관, 해인사 성보박물관, 선암사 성보박물관은 미리 인터넷으로 소장품 검색이 가능하다. 관람 전 ‘새롭게 보는 박물관 학교'(scopemschool.org), ‘박물관이야기'(museumstory.org), ‘문화부 이뮤지엄'(korea-museum.go.kr) 등 박물관 관련 인터넷 사이트를 살피는 것도 좋다. 또 《박물관으로 떠나는 시간여행》(풀빛), 《박물관은 지겨워》(비룡소), 《박물관에서》(시공주니어) 등 박물관과 관련된 책 읽기도 효과적인 관람을 이끈다.

■ 부처님 일대기 들려줘요
오명숙 씨는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명칭과 제작년도를 불러주기보다는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탱화와 불상 등에서는 스님 등 관련 인물이나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대기를 들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불상에 대해 단순한 조각상이 아니라 ‘깨달은 자'를 형상화한 점을 아이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불상에서 수정 같은 보석으로 만들어져 반짝이는 ‘백호(白毫)' 등에 주목해 아이들의 관심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특징을 살피고 질문을 하도록 유도하고,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게 필요하다. 성보를 보기 전 부처님의 일생이나 관련 이야기, 불교 동화를 들려주면 아이들이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박물관 무서워 말아야
박물관 교육 연구모임 ‘박물관이야기' 오현애 회장은 박물관을 무서워하지 말 것과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는 유물 한 점이라도 제대로 볼 것을 당부한다.

오 회장은 “박물관에는 작품 설명이나 이름이 어려운 전문용어로 적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무서워하지 말아야 박물관을 싫어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한다. 또 “박물관에서는 욕심을 버리라”고 말한다. ‘박물관에 온 김에 다 보고 가겠다'는 생각은 부모와 아이 모두를 지치게 한다.
유물을 자세히 볼 땐 그 자리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느낀 점을 대화하도록 유도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부처님은 어느 나라 사람을 닮았을까', ‘입고 있는 가사 주름이 어떻지'라는 질문을 던지는 등 전시물 각각의 특징이나 재미있는 이야기거리를 찾는다. 또 한 자세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각도에서 유물 바라보기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성보박물관에서 불상을 볼 땐 아이가 불상의 다양한 시선을 직접 느끼게 하도록 서거나 앉아서, 정면 혹은 측면에서 보는 등 다양한 시각에서 성보물을 관찰하게 한다. 단, 관람시간은 한 번에 1시간을 넘지 않아야 한다.

■ 고학년은 교과서 위주 학습
체험학습 전문 교육기관 ‘모든 학교' 김정주 체험학습연구소장은 “관심있는 것을 중심으로 골라 보되, 고학년은 학교에서 배운 교과서 내용과 박물관 견학과 접목하라”고 강조한다.

김 소장에 따르면 저학년은 2~30분 지나면 지루해하므로 평소 아이들이 재미있게 보는 책을 눈여겨 본 뒤 아이들이 좋아하는 테마를 선정하는 반면, 고학년은 교과서에 나온 관련 유물을 미리 확인한 뒤 함께 볼 주제를 아이와 함께 결정하는 게 좋다.

오명숙 씨는 타종교를 믿는 아이들에게는 박물관 교육에 앞서 “사람이 노력하면 누구나 부처님처럼 될 수 있으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관문사 성보박물관장 세운 스님은 “유구한 불교 문화의 역사와 가치를 아이들 눈높이에서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이들에게 문화를 발전·보존시키면 민족과 나라가 흥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장 범하 스님은 “전통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문화재의 70~80%를 차지하는 불교문화재를 반드시 살펴야 하기에 아이들의 성보박물관 관람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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