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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설법>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포용
  • 천태종 문덕 총무원장
  • 승인 2019.06.2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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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자에는 사회적 소수자(小數者)와 약자(弱者)를 위한 정책수립과 국민적 포용이 선진국가의 척도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적 소수자의 사전적 의미는 인종·민족·언어·종교·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수의 사람들과 구별되고 사회적 영향력이 매우 미흡한 사람들을 일컫습니다. 이들은 시대와 국민의식의 변화에 따라 그 규정과 의미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분명한 건 사회적 소수자들은 사회적 약자라는 의미와 상통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주류에 포함되지 않을 뿐 아니라 다수 사람들의 편견과 억압 등으로 극심한 불평등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소수자라 하면 이주민, 난민, 탈북자, 성소수자, 장애인 등이 해당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적 소수자를 따뜻이 보호하고 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사회적 소수집단에 대한 혐오와 그에 따른 반대 움직임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국가가 사회적 약자 및 소수집단의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집회가 있을 경우 보다 적극적인 보호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정부에 권고하였습니다.

문단에서도 소수자와 관련한 소설이 나와 국민의 여론을 환기하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82년생 김지영〉으로 한국사회 페미니즘 운동과 담론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조남주 작가가 얼마 전 신작 장편 〈사하맨션〉을 출간해 주목받았습니다. 이 소설은 가상의 도시국가를 배경 삼아 사회 주류에서 버림받고 배척당한 소수자의 삶과 싸움을 그린 작품입니다. 〈사하맨션〉은 기업이 인수함으로써 탄생한 도시국가 ‘타운’에 속하지만 주민권도 체류권도 없이 불법 체류자로 전락해 타운의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는 낡은 아파트 사하맨션의 거주민들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용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소수자들이 일반 시민과 함께 어울려 사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미국 역사에서 드레드 스콧 사건은 아주 유명한 사회적 소수자의 이야기입니다. 드레드 스콧은 흑인으로 존 에머슨이라는 군의관의 노예였습니다. 드레드 스콧은 자신을 노예로 부리는 주인의 행위가 불법이라는 내용으로 소를 제기했고, 이 소는 미국 전역에 정치적 문제로 비화됐으며,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흑인은 헌법상 연방 시민이 아니기 때문에 재판을 청구할 자격이 없고 노예는 헌법에 보장된 재산권의 일부로서 절대 보호돼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래서 드레드 스콧 판결은 미국 대법원 역사상 가장 최악의 판결로 거론되고 있지만, 한편으론 이 판결에 반대하고 국민적 여론을 환기하면서 출마한 에이브러햄 링컨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역사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부처님은 재세 당시 소수자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셨을까요? 부처님의 제자 똥꾼 니다이는 소수자에 대한 대표적인 실례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 날 부처님이 제자 아난다를 데리고 사위성의 거리를 걷고 계셨습니다. 이때 똥통을 나르던 니다이라는 사나이가 부처님이 오시는 것을 보고 옆길로 피해 갔습니다. 더러운 냄새를 풍기는 게 송구했고 인분(人糞)을 치우는 일을 하는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너무 긴장한 나머지 벽에 부딪치면서 똥통을 깨뜨리고 말았습니다. 길바닥에는 더러운 분뇨가 흐르면서 냄새가 진동하였습니다. 니다이는 어쩔 줄 몰라 무릎을 꿇고 합장하며 잘못을 빌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죄송하고 송구합니다.”

부처님은 이미 니다이의 마음을 헤아려 읽고 말씀하셨습니다.

“니다이야, 지금 너는 출가함이 어떠하겠느냐?”

출가하라는 부처님 말씀에 니다이는 더욱 놀라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저같이 비천한 몸이 어찌 출가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이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지 않다. 니다이야, 나의 법은 맑은 물이 온갖 더러움을 씻어 깨끗하게 하는 것과 같느니라. 또한 큰 불이 작고 좋고 나쁜 것을 분별하지 않고 모두 태우는 것과 같다. 나의 법은 대해(大海)와 같은 것이다. 모든 것을 받아들여 모두 욕망으로부터 벗어나게 한다. 빈부귀천(貧富貴賤)이 나의 법 앞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부처님은 니다이를 성 밖 강으로 데리고 가 몸을 깨끗이 씻게 한 후 제자로 받아들였습니다.

다른 제자들이 니다이의 출가 소식을 듣고 부처님에게 강렬하게 항의했지만 부처님은 불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며 제자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셨습니다. 부처님이 이렇듯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를 편견없이 포용하자 당시 인도사회는 부처님과 그의 제자들에게 무한한 존경을 표시했습니다. 불교교단이 급격하게 팽창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이와 같이 소수자에 대해 평등사상으로 넉넉한 배려와 포용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소수자들은 배척 대신 우리가 품어야 할 대상입니다. 진정한 자비심은 포용심에서 우러나옵니다. 어느 누구라도 부처님 앞에서 차별받아선 안 됩니다. 불자 여러분이 사회적 소수자를 보호하고 포용하는데 앞장 서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천태종 문덕 총무원장  ggbn@gg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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