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 스님 23인의 출가기
유응오/마음서재/15,000원

출가를 일러 서구에서는 ‘위대한 포기’ 라고 번역한다. 그것은 외면하고 싶은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인생의 참 자유를 찾으려는 용기 있는 결단이다.

이 책은 속박의 굴레, 타성의 늪, 집착하는 마음으로부터 벗어나 참 자유를 얻겠노라고 ‘위대한 포기’를 선언한 우리 시대의 스님 23인의 출가기다.

대표적으로 선시(禪詩)를 통해 깨달음의 경지를 전한 오현 스님, 탱화로 미술사에 족적을 남긴 만봉 스님, 범음과 범패로 불교음악의 맥을 이은 동희 스님 등 질곡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헤쳐 온 스님들의 출가기는 드라마틱하다.

월서 스님은 지리산 공비소탕 작전에 참가했다가 인생의 고(苦)를 체감한 뒤 출가했고, 원경 스님은 남로당 당수 박헌영의 아들로 한국전쟁 내내 빨치산을 따라다니다 불법에 귀의했다. 또 군부독재 시절 민주화의 견인차 역할을 한 지선 스님과 청화 스님의 이야기는 불교의 시대적 역할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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