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념

해인사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한복 패션쇼가 열리고 있다.

몽고의 침략을 불교의 힘으로 물리치겠다는 고려인들의 염원이 담긴 의미에서 팔만대장경이 소장된 경남 합천 해인사. 8월 20일 오후 7시 해인사 경내에 설치된 특설무대를 중심으로 1천여명의 사부대중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해인사에서 소장하고 있는 팔만대장경이 조선왕조 의궤와 더불어 지난 6월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 국제자문위원회 회의를 거쳐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최종 결정돼 칠월칠석과 함께 이를 기념하기 위한 문화축제가 해인사 주최로 마련 
됐다.

부처님이 대중에게 설법했던 8만 4천 법문이 울려 퍼지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던 사부대중의 웅성거림은 해인사 주지 현응 스님이 인사말을 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자 이내 잦아들었다. 스님은 “해인사 팔만대장경판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우리문화가 전 세계 인류문명과 세계인쇄문화에 기여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증명하는 것”이라며 “이는 전 불자의 기쁨일 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전 국민의 경사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해인사는 칠월칠석을 해인사 창건 당시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목조 쌍둥이 비로자나 부처님의 기념일로 정해 지난해부터 비로자나데이 축제를 진행해 오고 있는데, 올해는 팔만대장경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로 경사가 겹친 것이다.

스님의 인사말 후 사회자가 축제의 시작을 알리자 잦아들었던 웅성거림은 다시 커지기 시작했다. 무대에는 안개가 자욱하게 깔리며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패션쇼 모델들이 하나 둘 등장했다. 너울대는 한복의 멋스러움에 탄성을 자아내던 관객들은 무명모델들의 뒤를 이어 강부자, 김호진, 이재은 등 유명 연예인들이 한복 모델로 등장하자 환호성을 터뜨렸다.

축제를 즐기는 관객들의 열정은 이어진 클래식 산사음악회에서 대중 가수 그룹인 클래지콰이가 무대에 오르자 최고조에 달했다. 2005년 최우수 팝 그룹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클래지콰이의 공연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음악에 심취하게 만들었고, 바닥에 앉아서 공연을 관람하던 관객들도 일어나 흥겨운 리듬에 몸을 맡겼다. 이밖에 여성 가야금 4중주단인 ‘여울'의 가야금 연주,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 피아니스트 박종훈의 공연 등이 다채롭게 마련된 산사음악회는 이날 비로자나 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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