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 스님이 남긴 마지막 경전 〈유마경〉
만해 만용운/어의운하/15,000원

‘님의 침묵’으로 대변되는 위대한 시인이자 문인,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 스님(1879~1944)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남긴 경전 〈유마경〉이 번역ㆍ출간됐다.

〈만해의 마지막 유마경〉은 1940년 잡지 〈불교〉 2ㆍ4월호에 실린 실우(失牛, 만해의 필명)의 ‘유마힐소설경강의’와 400자 원고지 148장 분량의 육필 원고를 모아 발간한 〈한용운전집〉 제3권에 실린 〈유마힐소설경〉을 저본으로 했다.

〈유마경〉은 대승불교의 대표적 경전으로, 단지 설법의 주체가 재가자라는 점에 그치지 않고 부처님의 대제자들이 유마거사에게 대승정신에 대한 설법을 듣고 배우는 내용이다.

만해 스님이 생애 첫 완역을 시도한 경전이 왜 〈유마경〉이었는지, 또 왜 번역이 중단됐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만해 스님에게 〈유마경〉은 삶을 대변하고 실천적 삶에 대한 당위를 뒷받침하는 교학이자 성전이 아닐 수 없었던 것이다.

만해 스님이 남긴 〈유마경〉 번역은 원전이 담고 있는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해하기 쉬운 한글로 담아냈다.

만해 스님이 1933년 잡지 〈한글〉 제2권에 쓴 ‘한글맞춤법 통일안의 보급방법’에서 “우리 불교 기관에서는 이번에 나온 새 철자법을 실행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힌 것처럼 〈유마힐소설경〉에는 한글의 어법이 두드러지게 많다. 때문에 번역을 거치지 않아도 책을 꼼꼼하게 정독하면 누구나 읽을 수 있다.

만해 스님의 〈유마경〉 역주는 전체 14품 중 거의 절반만 번역됐다. 분량으로만 보면 미완의 번역이지만, 〈유마경〉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을 절반의 작업만으로도 충분히 담아내고 있다는 평가다.

〈만해의 마지막 유마경〉에는 잡지 〈불교〉와 〈한용운전집〉에 실린 오자와 맞춤법을 원문의 결이 훼손되지 않는 정도로 바로잡고, 지나치게 긴 문장은 독자들이 읽기 편하도록 두세 개의 문장으로 나눴다.

또한 국한문 혼용 등 지금은 잘 쓰지 않는 생경한 단어와 문투 등이 적지 않게 나오지만 자료의 가치를 고려해 그대로 두거나, 별도의 각주로 달았다.

1929년 6월, 잡지 <삼천리> 창간호에 실린 만해 한용운 스님의 모습.<사진제공=어의운하>
1940년, 잡지 <불교> 2월호에 실린 만해 한용운 스님의 <유마힐소설경> 육필 원고 사진.<사진제공=어의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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