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선승 설봉 스님의 행장과 어록
설봉 스님 저ㆍ종인 스님 편역/담앤북스/3만원

당말 오대 시기 중국 선종을 대표하는 선승인 설봉의존(雪峰義存) 스님의 행장과 어록을 가려 뽑아 우리말로 옮겨 낸 책이 발간됐다.

‘남(南) 설봉(雪峰) 북(北) 조주(趙州)’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설봉 스님의 수행은 깊었다. 스님의 제자가 1,700명이라고 전해지며, 이 중에서 스님의 법을 이은 제자는 56명이다. 특히 운문종의 증조인 운문문언(雲門文偃), 법안종을 개창한 법안문익의 사조인 현사사비(玄沙師備)가 있어, 스님의 문하에서 운문종과 법안종의 양대 종파가 배출됐다.

설봉 스님이 입적한 후 후학들이 스님의 언행을 기록하고 남긴 글을 모아 편찬한 책이 〈설봉진각대사어록〉이다. 이 책에는 스님이 수행한 인연과 상당법어가 실려 있고, 법문 및 게송 법어, 연보 등이 수록돼 있다.

이번 출간된 〈설봉어록〉은 현재 승가대학에서 학인을 지도하고 있는 종인 스님이 〈설봉진각대사어록〉 전체를 우리말로 옮기고, 〈조당집〉 권7, 〈경덕전등록〉 권16, 〈벽암록〉 권1ㆍ3ㆍ6, 〈연등회요〉 권21, 〈종용록〉 권2ㆍ3ㆍ4, 〈오등회원〉 권7에서 스님과 관련된 부분만 따로 간추려 옮긴 것이다. 또한 어려운 불교용어와 중요한 인물에 대한 설명은 920여 개의 각주로 상세히 풀어 독자들이 이해하기 편하도록 배려했다.

종인 스님은 “설봉의존 선사의 법맥에서 두 개의 종파가 탄생했는데도 아직까지 제대로 된 논문이나 번역물이 없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며 “불교의 핵심은 늘 지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고 일상생활이 수행이 돼야 한다. 어떤 모양이나 형식에서 벗어나 자기를 낮추고 남을 배려하는 설봉 스님의 모습이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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