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세영 스님이 제36대 총무원장에 당선된 원행 스님(오른쪽)에게 당선증을 전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조용주 기자>

9월 28일 선거, 315명 중 235표 얻어 당선
“승가복지ㆍ종단화합ㆍ사회적 책임 다할 것”

설정 스님의 사퇴로 공석인 조계종 총무원장에 김제 금산사 주지, 중앙승가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원행 스님이 당선됐다.

조계종은 9월 28일 오후 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전통문화공연장에서 제36대 총무원장 선거를 치렀다. 이날 선거에는 기호2번 원행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권한대행 진우 스님, 교육원장 현응 스님 등 전체 투표인원 318명 중 315명이 투표했다.

투표 결과 기호 2번 원행 스님이 235표 얻어 당선됐다. 무표는 80표. 원행 스님의 임기는 9월 28부터 4년이다. 개표 후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세영 스님은 당선인인 원행 스님에게 당선증을 교부했다. 원행 스님은 당선증을 받은 뒤 조계사 대웅전을 참배한 뒤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선의 기쁨보다는 종단과 불교계의 엄중한 현실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원행 스님은 “종단은 변화하는 사회 현실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새로운 모습을 제시해야 한다.”며 “종단 문제 해결 방안으로 승가복지와 종단화합, 사회 문제에 대한 불교계 참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원행 스님은 △스님들에게 국민연금과 의료보험 전액 지원 △소통과 화합위원회 신설 △전국비구니회 종법기구화 △신계사 템플스테이 등 남북평화사업 △불교문화발전특별위원회 신설 △사회적 문제에 대한 불교계의 사회적 참여 촉진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원행 스님은 또 “종정예하와 제방 원로스님들의 뜻을 잘 받들고, 사부대중의 공의를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총무원장 직무를 해 나가겠다.”며 “오로지 사부대중만을 믿고, 사부대중과 함께 안정과 화합 그리고 위상제고를 위한 원력을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조계종 원로회의는 10월 2일 오후 2시에 회의를 열어 원행 스님의 총무원장 당선 인준 여부를 결정한다.

한편 총무원장 후보로 나섰던 일면ㆍ혜총ㆍ정우 스님은 선거일 이틀 전인 26일 동반 사퇴했다.

<원행 스님 당선 소감문>

존경하는 종정 예하와 제방 원로 대덕 스님 여러분! 그리고 사부대중 여러분!
감사합니다.
소납은 오늘 대한불교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으로 여러분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당선의 기쁨보다는 우리 종단과 불교계의 엄중한 현실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과거 우리 한국 불교와 조계종은 중생들에게 한없는 자비를 베풀고, 사회의 어둠을 밝히는 일에 앞장서는 한편, 전통문화 계승과 창달에 이바지 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종단은 변화하는 사회 현실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탈종교화 현상으로 출가자 및 불자 수는 감소하고 있고, 조계종단 안팎으로 많은 견해대립과 갈등이 존재합니다. 불교의 사회적 위상도 예전같지 않습니다.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 새로운 불교의 모습을 제시해야 합니다.

저는 이러한 종단 과제 해결을 위해 크게 세 가지를 제시합니다. 승가복지와 종단화합 그리고 사회적 책임이 그것입니다.

먼저 승가복지입니다. 승가복지가 되어야 승가 공동체의식과 소속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스님들에게 국민연금과 의료보험을 전액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여 승가소속감을 높이겠습니다. 교구중심제를 위한 첫 사업으로 교구본사와 협의하여 노스님들을 위한 교구별 복지관 건립도 지원하겠습니다.

두 번째는 종단화합입니다. 소통과화합위원회를 만들어 어떠한 의견일지라도 총무원이 먼저 듣도록 하겠습니다. 저부터 열린 자세로 소통하겠습니다. 또한 전국비구니회의를 종법기구화하여 비구니스님의 의견을 직접 듣겠습니다.

다음은 사회적 책임입니다. 남북불자교류협력에 우리 종단이 앞장 서겠습니다. 지난 참여정부시절 남북불교계공동으로 복원했던 금강산 신계사를 중심으로 템플스테이 등 적극적인 남북평화사업에 나서겠습니다. 또한 불교문화발전특별위원회를 신설하여 불교전통문화의 보존과 계승, 나아가 현대사회에 맞는 불교문화창조에도 힘쓰겠습니다.

또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불교계의 참여를 촉진하여 사회에 책임있는 모습을 다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사회에 회향하는 명실상부한 대승불교의 모습으로 사회적 위상을 높이겠습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저 원행은 종정 예하와 제방 원로스님들의 뜻을 잘 받들고, 사부대중의 공의를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총무원장 직무를 해나가겠습니다. 오로지 사부대중만을 믿고, 사부대중과 함께, 안정과 화합 그리고 위상제고를 위한 원력을 만들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원행 합장

원행 스님이 당선증을 받은 뒤 조계사 대웅전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조용주 기자>
당선 기자회견을 하는 원행 스님. <사진=조용주 기자>
조계종 권한대행 진우 스님 등이 총무원장 선거 투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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