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천태종 종의회 의장 성래 스님세상을 살아가다보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괴로움과 고민에 빠집니다. 아이일 때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혼이 날까봐 고민을 하고, 청소년기에는 민감한 감성으로 인해 누군가를 질투하거나 사랑하고 미안해하며 괴로워합니다. 성인이 된 후에도 취직을 못해 고민을 하고, 이성과의 문제나 직장 동료와의 갈등으로 괴로워합니다.

애당초 이런 고민과 괴로움이 생기지 않는다면 무엇보다 좋겠지만 ‘한 생각이 일어나면 한 가지 번뇌가 생긴다'는 부처님 말씀처럼 고민과 괴로움은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과 함께 움터 나와 깨달음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살아가는 중생을 끊임없이 힘겹게 합니다.

세월이 흐른 후 이런 부대낌은 웃으며 떠올릴 수도 있지만 당시에는 어디론가 도피하고 싶을 만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에 휩싸입니다. 그러다 보니 힘든 만큼 자신을 정신적으로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좌절의 구렁텅이에 빠지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좌절에 빠진 사람들은 대부분 ‘난 잘하지 못해'라는 생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데 스스로의 노력으로 난관을 뚫어본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결국 자신감 부족이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힘을 과신하는 사람도 있지만, 지나치게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자신감이 부족해 괴롭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포기를 한다면 세상을 살아가며 수십, 수백 번도 더 포기를 해야만 할 것입니다. 포기를 많이 해본 사람일수록 자신감을 잃고 움츠려들어 결국은 세상의 낙오자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괴로운 일을 만났을 당시 더 노력하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하게 됩니다. “만약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잘 이겨낼 수 있었을 텐데.” 당시 그 괴로운 일을 이겨내지 못한 것은 ‘나'의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나'에 대한 신뢰가 부족했기 때문이며, ‘나'의 능력을 좀 더 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능력의 10%로도 채 사용하지 못하고 삶을 마친다고 합니다. 결국 자신이 알고 있는 자신의 이미지는 본 모습의 일부에 불과한 허상일 뿐입니다. 그 일부가 전체인 냥 착각을 해서는 안 됩니다. 좌절하고 움츠려들기보다 자신의 능력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불반니원경》에는 ‘만약 수십 명이 각각 활을 가지고 과녁을 향하여 화살을 쏘면 앞에 맞는 것도 있고 뒤에 맞는 것도 있지만, 쉬지 않고 화살을 쏘면 반드시 과녁의 중앙에 맞듯이 이와 같이 게으르지 않고 잡념이 없으면 먼저 도를 증득할 것이다'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 말씀처럼 누구나 목표를 향해 쉼없이 노력한다면 목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조금 빠르고, 느린 것은 작은 차이일 뿐입니다. 이러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믿음을 키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는 모두 불성(佛性)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같이 고귀한 존재인 자신의 능력을 의심해선 안됩니다. 부족한 것은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능력을 끌어내려는 노력입니다.

요즘 구인사에서는 금강불교대학 동문회, 천태합창단, 천태어린이, 전국청년회 등 각 신행단체에 소속된 천태불자들의 수련회가 한창입니다. 올 여름수련회가 불성(佛性)을 지닌 고귀한 존재인 자신이 지닌 진정한 능력을 깨닫고 자신에 대한 믿음을 키워나가는 계기가 되길 기원합니다.

성래 스님/ 전 천태종 종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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