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조계종 교권자주 및 혁신위 기자회견서

밀운 스님.

“주위를 둘러보면 대법원에서 사형 판결을 받는 사람도 오판이 인정돼 무죄판정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부대중은 힘들겠지만 설정 총무원장의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좀 더 기다려 주면 좋겠습니다.”

조계종 교권자주 및 혁신위원회 위원장 밀운 스님은 8월 6일 오후 3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정 스님 처자 의혹에 대해 이 같이 부탁했다.

밀운 스님은 “현재 혁신위원회는 종단 자주권 수호위원회ㆍ종단혁신위원회ㆍ의혹 규명 해소위원회 등 3개 소위원회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각 소위원회는 두 달여 동안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며 “그중 설정 총무원장에 대한 의혹 규명 해소위원회의 활동이 현재로서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밀운 스님은 “지금 일각에서 설정 원장의 친자 의혹을 제기하며 원장을 쫓아내자고 한다. 그렇지만 친자가 맞는지 확정되지 않는 상황에 설(처자 의혹)만 가지고 쫓아낸다면 앞으로 누가 원장을 해도 쫓겨날 수 있다.”면서 “설만 가지고 징계를 주면 안 된다. 현재로서 처자 의혹 대상자가 누가 봐도 설정 원장의 친딸 같지만 정확하게 확정이 안 됐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이승만 정권 시절 억울하게 사형선고를 받고 형을 집행당했지만 훗날 무죄가 선고돼 신원이 복권된 조봉암 씨를 예로 들었다. 스님은 “일반 사법부에서는 대법원까지 가서 사형선고를 받는 사람도 오판이 인정돼 무죄판정을 받은 경우가 있다. 지금 설정 원장의 의혹만 가지고 내쫓았다가 나중에 아니라고 하면 그가 얼마나 상처받겠나?”라고 반문하며 “현재 설만 가지고 원장을 나가라고 하는 것은 안된다. 최종적으로 설정 원장과 딸로 지목되고 있는 사람의 유전자 검사를 확인한 후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밀운 스님은 “나는 설정 원장을 돕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의혹이 사실이라면 내가 앞장서서 설정 원장을 끌고 나갈 것”이라며 “어제 설정 원장과 만나서 사실 여부를 물었더니 절대 아니라고 답했다. 여론재판에 밀려 퇴진한다면 종단 교권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밀운 스님은 “유전자 검사가 사실이면 더 말할 것 없이 스스로 총무원을 나가야한다.”면서 “총무원장에게 이런 설이 나온 것 자체로 부끄러운 일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혁신위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밀운 스님은 “혁신위의 활동 기간이 8월 30일까지다. 기간에 상관없이 설정 원장의 의혹이 확인될 때까지 활동할 계획”이라며 “확인 전 혁신위 활동이 중단되더라도 집행부로 이관해 끝까지 의혹을 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밀운 스님은 또 “30일 혁신위 결산회의 전까지 설정 원장이 물러나지 않는다면 혁신위에서 퇴진을 권유할 수도 있다.”면서 “의혹이 확정되면 원장직을 물러난 상황이여도 (조계종 소속이기 때문에)그 건에 대해 징계를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밀운 스님은 오늘 기자회견에 설정 스님이 참석할 계획이었다고도 말했다. 스님은 “설정 원장도 본인의 의혹이 사실이건 아니건 원장직을 내려놓을 생각을 하고 있다.”며 “오늘 설정 원장이 이 곳에 나와 원장직 용퇴에 관한 특별담화를 할 예정이었으나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해 본의 아니게 참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밀운 스님은 종단혁신위원회에서 조계종 멸빈제도 삭제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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