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가이드(273호)

한역불전 특징 다각도로 정리
번역으로서의 동아시아
후나야마 도루 저 · 이향철 역 / 푸른 역사 / 25,000원

일본 교토대학 인문과학연구소 후나야마 도루 교수가 한역 불전의 특징을 다각도로 정리한 책이다. 부제는 ‘한자 문화권에서의 불교의 탄생’, 원 제목은 〈불전은 어떻게 한역되었는가-수트라가 경전이 될 때〉이다. 입문서로 저술됐지만 전문연구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저자는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동아시아의 한자 문화권에서 한역된 불전에 관한 연구를 펼쳐 보이고 있다. 각 장의 주요내용은 △역경사 개관 △주요 역경가들 △한역 과정과 역할 분담 △외국 승려의 어학실력 △위경(僞經)의 출현 △경전의 ‘편집’ △한역이 중국어에 미친 영향 △음사어(音寫語)의 의의 등이다.

한역 불전을 연구하며 밝혀진 새로운 내용들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반야등론(般若燈論)〉 머리말에 보이는 필수(筆受)의 도중 교체에 관한 흥미로운 기사(3~4장) △외국인 역경승의 중국어 능력(4장) △위경 〈대방편불보은경(大方便佛報恩經)〉의 거론(5장) △소실된 전기 〈야사전(耶舍傳)〉(7장) △‘魔’의 수수께끼(7장) △문화대응형 역어 ‘聖’(8장) 등은 저자가 문헌학적 자료를 근거로 학계에 최초로 활자화해 발표하는 내용이다.

저자는 불전 한역사의 의의를 △한역 성쇠의 의미 △경전 편찬의 의미 △한역 특유의 문제의식 △한역이 갖는 이중성 △한역의 종교적 기본어와 현대 번역이론의 관계 등 다섯 가지로 정리하며 “불교경전을 인도의 말 그대로 전승하는 것이 아니라 한어로 바꾸고 한자로 사고함으로써 외래 사상이었던 불교는 한자 문화의 피가 되고 살이 됐다. 인도의 ‘수트라’는 중국에서 ‘경전’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평가한다.

마음의 고통을 피하는 방법
호흡하세요 그리고 미소지으세요
타라 브렉 저 · 윤서인 역 / 불광출판사 / 2만원

사람이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괴로움이 있다. 이것을 ‘첫 번째 화살’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고통의 8할은 이 첫 번째 화살에 반응하는 ‘두 번째 화살’ 때문이다. 몸이 아픈 것은 화살을 한 대 맞은 것이지만, 몸이 아플 때 화를 내거나 우울해하거나 불안해하면 바로 두 번째 화살을 맞은 것이다. 이 책은 바로 두 번째 화살을 피해 가는 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누구나 겪는 삶의 고난을 이야기하고 있다. 갈등하는 부부, 육아로 지친 엄마, 암 투병의 외로움과 고통, 직장에서 겪는 스트레스, 이상과 현실의 괴리 등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삶의 고난과 역경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런 고난 앞에서 사람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히거나, 분노하고, 술에 의존하면서 괴로움으로부터 도망친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그릇된 귀의처’이기 때문에 잠깐의 위안이 될 뿐, 오히려 더 큰 괴로움을 불러온다.

저자는 “삶이 고통스럽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진실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 책은 불치의 유전병으로 투병하고 있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그녀의 내담자, 수련생, 지인들이 실제로 겪은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그릇된 귀의처’로 도피하려는 마음의 메커니즘을 밝혀내고, 그로부터 벗어나는 여러 명상법과 성찰법을 소개하고 있다. 각 장의 말미에 소개되는 다양한 명상법과 성찰법에는 전통적인 수행법도 있지만, ‘내적 공간 탐험하기’와 같은 현대 신경학의 연구에 기반을 둔 새로운 명상법도 포함돼 있다.

타라 브랙은 세계적 명상잡지인 영국의 〈왓킨스(Watkins)〉가 선정하는 영적 지도자 100인(Spiritaul Leader 100)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미 전작 〈받아들임〉은 세계 곳곳에서 메가셀러(Megaseller)의 반열에 올랐으며, 이 책 역시 출간 직후 여러 나라에서 동시 번역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업무효율 높이는 마음챙김 설명서
1초의 여유가 멀티태스킹 8시간을 이긴다
라스무스 호가드 외 2인 / 불광출판사 / 16,000원

라스무스 호가드가 개발한 ‘포텐셜 프로젝트(Potential Project)’는 마음챙김 명상을 기업 현장에서 활용해 개인의 웰빙과 기업의 생산성을 함께 높이려는 프로그램이다. 라스무스 호가드는 티베트 불교의 여러 스승들에게서 배운 마음챙김 명상을 자신의 기업경영 경험에 적용해 효과적으로 구조화했다. 이 책은 프로젝트에 대한 상세하고 유익한 입문서이자, 개인의 잠재력과 즐거움을 확장시켜 조직의 효율성을 최대로 끌어올리게 하는 마음챙김 기술의 입문서이다.

저자들은 20년 이상 마음챙김을 훈련하고 지도해온 전문가다. 공동 저자인 로버트 스템브리지(액센추어 테크놀로지 전무이사)는 “나는 이미 마음챙김을 활용해보았다. 그 결과 나의 리더십과 일, 삶에서 뿐만 아니라 내가 이끄는 팀에서도 큰 변화를 경험했다. 집중력은 30% 향상했고,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능력은 23% 높아졌다. 수면의 질은 30%, 기억력은 31% 향상했으며, 비생산적인 업무방식인 멀티태스킹(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능력)은 25% 감소, 정신적인 피로와 스트레스는 19% 감소했다. 여러분에게도 반드시 똑같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원제는 ‘One Second Ahead(1초를 앞서다)’. 1초의 여유를 가짐으로써 남들보다 1초를 앞서갈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책에는 이케아 · 나이키 · 마이크로소프트 · 구글 · 소니 · 제너럴 일렉트릭 등 세계 초일류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활용해온 검증된 도구들도 포함돼 있다.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업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간단한 기법들을 제공하고 일터에서 비효율성을 야기하는 문제들을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이메일과 회의, 우선순위 설정, 기획업무 등 실무적인 문제 등을 직접 다루고 있는데, 여기서 제시하는 기법들은 모두 쉽게 실천해볼 수 있으며 그 결과물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탄허 스님 현토한 81권 ‘화엄경’ 게송집
대방광불화엄경
탄허 스님 / 교림 / 6만원

근현대 한국불교의 대표적 선지식으로 꼽히는 탄허 스님(1913∼1983)은 유불선(儒佛仙)에 두루 능했고, 불교 경전 중에서는 특히 〈화엄경〉에 정통했다. 이런 탄허 스님이 현토(懸吐)하고, 역해(譯解)를 한 〈화엄경〉 81권 중에서 게송을 모아뽑은 〈대방광불화엄경-게송〉이 출간됐다.

책을 펴낸 도서출판 교림 서우담(80) 대표는 탄허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6년을 모셨다. 스님이 세상을 떠날 때 관련 서적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던 그는 이후 평생을 〈화엄경〉 연구와 출판에 매진해왔다.

서 대표는 “한자에 밝았던 탄허 스님은 방대한 책을 해석하면서 음을 붙이지 않았다. 하지만 한글세대들은 한자에 어두워 독음을 할 때 실수가 잦다. 〈화엄경〉을 공부한 사람들조차 음을 잘못 읽더라.”면서 “그래서 3년에 걸쳐 〈화엄경〉 59만여 자에 모두 음을 붙였다. ‘경을 들면 100독을 하고, 염불을 하면 무아의 경지에 이를 때까지 하라’는 말씀이 있다. 이 책이 불자들의 공부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1974년 펴낸 〈신화엄경합론〉(47권)부터 이번 책까지 4차에 걸쳐 〈화엄경〉을 펴냈다. 그리고 마지막 원력도 세워놓은 상태다. 〈대방광불화엄경〉 40품 58만9252자에 현토와 현음을 해 한글만 알면 누구나 독송할 수 있도록 출간한다는 계획. 이 책은 총 3200쪽 분량에 달해 1권 600쪽씩, 5권 1세트(금장본)로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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