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품묘법연화경〉 판각하는 안준영 각수

애국불교를 실천하는 천태종의 초조대장경 판각불사는 호국을 발원한 고려인들의 대장경 조성 정신과 맞닿아 있습니다. 〈첨품묘법연화경〉 조성은 새롭게 천년의 법을 이어가는 대작불사입니다. 저는 기능을 보태는 것 뿐입니다.”

천태종의 초조대장경 〈첨품묘법연화경〉 경판을 제작하고 있는 안준영 대장경문화학교 교장〈사진〉은 대장경 판각 불사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안준영 각수는 〈첨품묘법연화경〉 판각을 맡은 이후 줄곧 경판을 새기는 일에 매달렸다. 새벽 3~4시경 일어나 마음의 안정을 위해 향을 사르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경판과 마주한다. 오전 8시까지 그의 작업은 계속된다. 이 때 하루 중 가장 많은 양의 작업을 한다.

그에게 새김 작업은 수행이다. 안준영 각수는 “글자를 새기는 게 아니라 부처님 말씀 한 자를 얻는 것이다.”라며 “판각을 하면서 초조대장경을 새겼을 어느 각수와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작업에 빠져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작업을 한다. 매일 판각하고 싶은 의욕이 넘치고, 활자로 살아났을 때 환희심이 난다.”고 말했다.

매일 반복된 일을 하다보면 힘겨움과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는 “힘이 드는 건 사실이다. 같은 일을 반복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도 “대장경은 상상을 초월하는 어려움 속에서 만들어졌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누가 대장경을 만들려고 하겠는가. 힘들지만, 대장경을 후대에 전해야 하기에 작업을 멈출 수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천 년 전 조성된 대장경이 지금의 우리와 소통하듯, 지금의 우리가 조성한 대장경은 천 년 후의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부처님 가르침도 소통없인 융성할 수 없다는 의미다.

안준영 각수는 “글자 한 자를 돈으로 생각하면 불사를 하지 못할 것이다. 다음 세대에 불교문화를 이어준다는 생각으로 각(刻)을 시작했고, 지금도 그런 마음엔 변함없다. 초조대장경 조성은 천 년의 법을 이어가는 것이다. 천태종이 대작불사를 완성해 살아있는 천 년의 법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