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에 대한 관심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첨단기기가 인간을 편리하게 만들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 물질적 풍요가 넘쳐나고 있지만 이와 반대로 인간의 정신적 피폐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가 말해주듯 정신적 불안과 심리적 단절감이 여러 병폐를 양산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심리상태가 상담에 대한 수요급증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이번 ‘2018 서울국제불교박람회’는 심리상담의 중요성을 증명하듯 명상프로그램이 주를 이뤘다. 현대사회의 정신적 대안으로써 마음을 치유하는 명상이 그만큼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심리상담은 우리가 깊은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할 분야다. 하지만 한국불교계는 물론 정부에서도 이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안타깝다. 청와대 홈페이지엔 전문심리상담가에게 심리상담을 받을 때 건강보험공단의 지원과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 또는 제정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고 한다. 경제적 부담 없이 정신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게 요지다.

또 우리나라에는 상담분야에만 4000개가 넘는 민간자격증이 있지만 상담사 자격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관리하는 모법(母法)이 없다. 불교계도 마찬가지다. 8만4천 부처님 말씀이 모두 근기설법으로 사실 심리상담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를 활용하는 상담기법이 부재해 적지 않은 로열티를 내면서 해외 상담 프로그램을 수입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자칫 이웃종교에서 개발한 상담 프로그램에 의탁하는 일이 벌어지지 말란 법이 없다. 최고의 정신적 가르침이라는 불교로선 민망한 현주소다. 심리상담에 대한 정부의 법적 뒷받침과 아울러 불교계의 적극 참여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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