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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설법>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
  • 천태종 춘광 총무원장
  • 승인 2018.01.2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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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Bill Gates)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지금 당장 시작하라.”고 말합니다. 빌 게이츠가 지금 전세계적인 인물로 자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의 이러한 적극성이 주효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각자의 목표와 꿈을 향해 바쁘게 살아갑니다. 그러나 멋진 꿈만 꾸면서 행동은 뒤따르지 않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달콤한 과일을 입 안에 넣으려고 한다면 과연 그 바람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아일랜드 출신의 유명한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 1856~1950)의 묘비에 이런 글이 써 있다고 합니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버나드 쇼는 94세까지 살면서 사회운동가, 사상가로도 활약했던 인물입니다. 그런 그가 ‘우물쭈물하다가 죽음을 맞았다.’고 하였으니 이에 대한 해석이 사람들 사이에서 아직까지 분분합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아무리 열심히 살았더라도 지나온 삶에 대한 회한과 후회가 누구에게나 있다는 사실입니다. 열심히 살아도 후회가 짙은 법인데 하물며 허송세월한다면 그 막급한 후회를 어찌 감당하시겠습니까?

전 세계의 영재들이 모여 공부한다는 하버드 대학. 이 대학의 도서관은 이른 새벽이나 깊은 밤에도 언제나 환한 불이 켜져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노벨상 수상자들이 75명이 나왔고 8명의 미국 대통령이 배출됐습니다.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은 결코 시간을 낭비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단 1분1초의 시간이라도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자신의 일을 질질 끌거나 미루는 일이 없습니다. 오히려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더욱 땀을 흘립니다. 따라서 그들은 현재에 충실합니다. 혹여 어떤 시련과 장애가 주어지더라도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현실을 회피하지 않습니다. 더욱 피나는 정진(精進)을 통해 시련을 이겨내고자 합니다.

불교는 이같은 정진을 강조하는 종교입니다. 부처님은 마지막 임종 직전에 제자들에게 “게으르지 말고 쉼없이 정진하라.”고 유언하셨습니다. 그런데 근래 들어 정진을 강조하기 보다 ‘마음을 비우라.’는 명상류의 가르침이 유행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면도 없지 않습니다. 물론 욕심을 비롯한 인간의 탐심(貪心)을 제어하는 것도 중요한 수행 중의 하나입니다만 모든 사람들에게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경제적 부를 성취한 사람들에게 물욕을 경계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게마저 똑같이 물욕을 갖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욕심을 버리는 것이 곧 자신이 해야 할 노력마저 포기하는 일이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유교경(遺敎經)〉에 나오는 이 말씀은 정진이 어떤 것인지를 잘 말해 줍니다.

“쉬지 말고 정진하라. 부지런히 정진한다면 어려운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수행자들이여, 부지런히 정진해야 한다. 이를테면 낙숫물이 떨어져 돌을 뚫는 것과 같다. 수행자의 마음이 게을러 정진을 쉬게 되면, 그것은 마치 나무를 비비어 불씨를 얻으려 할 때, 나무가 뜨거워지기도 전에 그만 두는 것과 같다. 그는 아무리 불씨를 얻고자 해도 얻지 못할 것이다. 이것을 일러 정진이라 한다.”

정진은 방일(放逸)의 반대개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한 순간의 방일도 용납하지 않으실 만큼 정진하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습니다. 한 순간의 방일이 또 다른 방일을 낳게 되기 때문입니다. 〈법화경(法華經)〉에 ‘일념삼천(一念三千)’이란 말이 있습니다. 일념은 ‘한 생각’이란 뜻으로 아주 짧은 시간을 말합니다. 그 짧은 시간 동안에 삼천에 이르는 변화의 시간들이 반복된다는 게 ‘일념삼천’입니다. 우리 몸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생화학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 몸은 고정된 실체가 아닙니다. 우리 불교에서 말하는대로 일시적인 가합(假合)의 덩어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성인의 몸에서는 초당 10만개의 세포가 죽고 다시 태어난다고 합니다. 이 계산대로라면 우리 몸의 세포는 1년에 한 번 완전히 바뀐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의 변화는 우리 몸의 변화보다 상상 그 이상이 됩니다. 변화를 좇아가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게 정설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한 생애를 사는 데도 적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의 속도는 빠릅니다.

정진은 이러한 변화의 속성과 맞물려 불가피한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달리는 중에 무기력에 빠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거북이와의 달리기 경주에서 토끼가 쉬었던 것은 자만심 때문이었지, 무기력과는 거리가 멉니다. 오늘 현재에 충실하고 시간을 쪼개 노력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많이 주어지며 성취감이 높아지게 마련입니다. 또한 열심히 산 사람이 다른 사람과의 인간관계도 매우 좋습니다.

다만 모든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기다려선 안 됩니다. 부처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세웠다면 지금 바로 저 옛날 싯다르타가 그랬듯이 주저 없이 어두컴컴한 숲속의 세계로 걸어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열매는 씨앗을 뿌리는 그 순간부터 맺어집니다. 감사합니다.

천태종 춘광 총무원장  ggbn@gg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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