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한반도에 해빙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지난달 9일과 17일 열린 남북고위급 회담 및 실무회담 결과에 따라 남북한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구성하게 됐다. 또 북한 선수들은 피겨스케이팅과 크로스컨트리·알파인스키 종목에도 출전한다. 북한 핵실험에 이은 개성공단 폐쇄로 2년여 간 얼어붙어 있던 남북 관계에 봄이 오는 전조라는 점에서 남북 불교교류 재개로의 확대를 기대한다.

불교교류에 목말라하는 종단으로는 개성 영통사의 복원을 주도했던 천태종을 첫 손으로 꼽을 수 있다. 천태종은 고위급회담 직후인 10일 총무원장 춘광 스님 명의의 논평에서 “이번 회담은 장기간 동결됐던 남북 대화의 새로운 시작이며, 올림픽 정신에 입각한 화해와 협력의 구현”이라면서 “산적한 많은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이것이 남북 불교교류에도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환영입장을 밝혔다. 연초 천태종과 조선불교도연맹은 새해 덕담을 담은 서신을 주고받기도 했다. 특별한 내용은 담겨 있지 않았지만 얼어붙어 있던 수면 아래 실낱같은 교류의 흐름이 이어져 왔음을, 아울러 민간교류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하겠다.

해빙 국면이라곤 해도 아직은 살얼음판이다. 마저 녹을지, 다시 두텁게 얼지 두고 봐야겠지만 불교계를 비롯한 민간의 남북교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란 점은 분명하다. 천태종이 개성 영통사를 복원한지 올해로 13주년이 된다. 지난 2년간은 중단됐지만, 2005년 낙성 이후 천태종은 거의 매년 조선불교도연맹과 개성 영통사에서 대각국사 다례재를 봉행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조성된 해빙 분위기가 대각국사 다례재를 넘어 2007년 실시하다 중단된 개성관광과 성지순례까지 확대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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