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습관으로 건강 지키기(269호)

요즘 만성 생활습관병과 대사증후군 질환 등이 많아지면서, 육식 금지와 채식이 이슈가 되고 있다. 채식과 육식은 건강상에 있어 어떤 비교 가치가 있을까?

채식과 육식의 조화

음식 섭취는 건강 양생에서 아주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음식의 종류를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황제내경〉과 〈동의보감〉에서 장수 건강에 유익한 음식을 크게 곡물 · 과일 · 육류 · 채소의 네 가지로 분류하였다. 물론 음식의 종류가 대단히 많지만, 이 4가지 부류의 음식이 건강 양생의 식생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뜻이다.

곡식으로 심신을 보양(保養)하고, 육식으로 추가적인 지원을 하고, 과일과 채소로 보조(補助) 보충하여, 전일적인 영양 섭취를 추구하자는 뜻이다. 일방적인 채식이나 육식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포괄적인 중도의 음식 섭취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곡식을 기본으로 하는 이유를 사계절이 분명한 동북아시아의 농경 생활의 결과물로 볼 수 있을 것이며, 또 한의학적으로 곡식류 섭취가 일반적으로 복부의 장기를 편안하게 하고, 곡식이 토(土)의 기운에 비견(比肩)되므로, 곡식을 건강 양생의 핵심적인 음식으로 자리매김하였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영양학 관점에서도 곡물의 주요 성분이 전분과 단백질이며, 콩류에는 비교적 많은 지방이 들어 있는데, 인체의 열에너지는 당분과 지방에서 나오며, 성장과 신체적 보완은 단백질에 의존한다. 따라서 곡물과 콩류는 건강 양생의 충족 조건을 기본적으로 만족시켜 준다.

그리고 식물성 단백질에 비해, 동물성 음식은 높은 열량과 단백질을 적절하게 제공하는 하나의 보조 수단이며, 채소와 과일 중에는 다량의 미네랄과 각종 비타민이 들어 있고 또한 섬유소가 들어 있어 소화액의 분비와 위장의 움직임을 촉진시킨다.

그리고 인간의 치아 32개(사랑니 포함)은 그 구성이 어금니 20개, 앞니 8개, 송곳니 4개로서, 구성 비율이 어금니 62.5%, 앞니 25%, 송곳니 12.5%이다. 어금니는 콩과 같은 곡물을 으깨고, 앞니는 채소나 과일을 깨물고, 송곳니는 고기를 찢는데 사용한다. 치아 비율을 고려해도 곡물 5, 과일과 채소 2, 육류나 어패류 1 등의 균형 잡힌 식사가 알맞다. 또한 사람의 위장 · 소장 · 대장 등의 소화기 구성을 살펴봐도, 일방적인 육식이나 채식보다는 곡식 · 육식 · 과일 · 채소를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래서 건강 양생을 위한, 음식 종류를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한의학의 이론은 합리적인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4가지 부류에, 국가의 3면이 바다인 한국의 상황을 고려하여 해조류를 추가하여 섭취하면, 더욱 좋은 영양소와 미네랄 보충이 될 것이라고 여겨진다. 평소 식생활에서 꾸준한 실천이 필요한 부분으로, 장수인들의 식단에서도 확인된 자료이다.

음식의 맛과 기운

다음으로 음식의 기미(氣味)를 알고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음식 섭취에서 색의 중요성을 말하곤 하는데, 해당 음식물의 종합적인 상태를 판단하는 제일의 기준은 맛과 기운이다.

음식의 기운에는 따뜻함(溫), 뜨거움(熱), 차가움(寒), 서늘함(凉), 보통 성질인 평(平) 등의 5가지 종류가 있다. 음식 맛은 신맛(酸味), 쓴맛(苦味), 단맛(甘味), 매운맛(辛味), 짠맛(鹹味)이 있다.

특히 생명현상의 물질적인 바탕이 오미에 근본하고, 오장과 관계가 깊으므로, 음식 맛을 대표하는 오미(五味)가 건강 양생에 중요하다. 심장에는 쓴 음식이 좋고, 폐에는 매운 음식이 좋으며, 간에는 신 음식이 좋고, 비장에는 단 음식이 좋으며, 콩팥에는 짠 음식이 좋은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오미와 오장의 조화를 이루는 음식 섭취의 요령이다.

그런데 오미의 조화에 주의하지 않으면, 오히려 오미에 의해 손상을 당한다. 오미의 지나침이 건강을 해치고 질병을 일으킨다는 말이다. 즉, 맛이 너무 시면, 간장에 기운이 넘쳐나서 비장의 기운이 끊어진다. 맛이 너무 짜면, 대골(大骨)의 기운이 피로하여 근육이 줄어들어 심장의 기능이 가라앉는다. 맛이 너무 달면, 심장에 기운이 가득 차 어두운 색을 띠고 콩팥의 기운이 손상을 받는다. 맛이 너무 매우면, 힘줄과 핏줄이 풀리고 정신에 해를 입힌다.

이처럼 어느 하나의 맛을 편식하면, 근육이나 뼈에 손상을 입으며, 더욱 중요한 것은 오장육부의 손상이 발생하는 점이다. 비장과 위장이 불편하고, 간장과 콩팥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며, 결국 혈액은 검붉은 색을 띠며, 심혈(心血)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또한 오미는 나름의 독특한 기능이 있는데, 매운 음식은 생체 기운의 발산을 도와주며, 신 음식은 기운을 모으고, 단 음식은 신체를 이완하며, 쓴 음식은 기운을 단단하게 하고, 짠 음식은 조직을 부드럽게 한다.

그러므로 곡물 · 육류 · 채소 · 과일의 기운과 맛을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내용을 잘 실천하면 음식이 좋은 약의 작용을 발휘하여, 장수 건강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므로, 음식으로 여러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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