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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시론> 전통의 계승을 넘어선 문화 포교의 필요성
  • 김응철 중앙승가대 포교사회학과 교수
  • 승인 2017.11.2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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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포교·소리수행법 등
불교무형문화 계승 위해
적극 투자·인재발굴해야

부처님 제자 중에서 라꾼다까 밧디야(Lakuntaka Bhaddiya) 존자는 난쟁이에다 얼굴이 많이 추해서 여러 사람들로부터 놀림을 받았다. 밧디야는 많은 사람들이 장난을 걸고, 키 작은 것을 꼬집어 농담을 해도 화를 내지 않았다. 심지어 기원정사에 있을 때 일부 비구들로부터도 외면당하고 업신여기는 말을 들었다. 부처님께서 대중들에게 밧디야에 대하여 업신여기는 말을 하지 않도록 경책하시면서 “그는 비록 몸은 작고 얼굴은 추하게 생겼으나 그릇이 큰 사람이며, 누구보다 뛰어난 지혜가 있어 탐욕의 결박을 끊고 해탈을 이루었고, 윤회의 괴로움을 벗어나 악마의 항복을 받은 천상사람”이라고 칭찬하셨다.

밧디야는 외모와는 달리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많은 여인들의 마음을 움직일 정도로 감미로웠다. 많은 사람들이 밧디야가 부르는 노래 소리를 듣고 얼굴을 보려고 달려왔다. 그런데 그의 외모를 본 많은 사람들이 비웃으며 떠나갔다. 밧디야는 그들의 행동을 수행의 주제로 삼아서 불환과에 도달하였고, 출가하여 사리불 존자의 가르침을 듣고 아라한과를 증득하였다.

밧디야 같이 감미로운 목소리와 아름다운 음악으로 중생을 교화한 부처님의 제자는 아완띠 출신 소나 꾸띠깐나(Sona Kutikanna)이다. 그는 부처님 앞에서 게송을 낭랑하게 외워서 칭찬을 듣고 아름다운 음성을 인정받았다.

현대사회에서 음성을 통한 포교는 설법과 연설, 강의는 물론이고 시와 노래, 그리고 염불 등 필수적인 요소다. 또한 이근원통(耳根圓通)의 관음수행에서도 음성이나 소리를 있는 그대로 올바로 듣는 것을 강조한다. 〈능엄경〉에서는 능엄신주의 주력 수행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것도 소리수행에 해당된다. 천태종에서 집중적으로 수행하는 관세음보살 정근도 소리수행법의 하나로 〈법화경〉 관세음보살보문품에서 강조하는 가르침이다.

불교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범음작법의 문화는 세계적으로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불교의 재의식의 하나인 영산재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고, 수륙재는 국가로부터 중요무형문화재로 공인받았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계승된 불교의 무형문화가 국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화는 학습되는 것이고, 그 사회 구성원들에게 계승될 때 전통문화로 살아남을 수 있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은 전통을 계승하기 보다는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것이 전통적인 불교문화보다는 한류열풍을 불러일으키는 K-pop이 더 많은 인기를 얻는 이유이다. 전승되지 못하는 문화는 생명력을 갖지 못하고 소멸하게 된다.

천태종에서는 범음범패연구보존회를 통해 문화보존사업을 전개하고, 각 사찰에서 합창단을 운영하며 천태음악제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각종 문화사업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문화 계승과 새로운 문화 창달의 원동력이 된다. 그렇지만 여기에 머물지 말고 적극적으로 염불치유명상 등과 같이 전통문화를 활용한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인재를 발굴하는데 종단차원에서 앞장서야 한다. 문화와 치유명상이 결합될 때 문화포교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수 있다.

김응철 중앙승가대 포교사회학과 교수  ggbn@gg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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