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 선율에 한 송이 ‘법화꽃’ 피다

국악과 법회 아우른 첫 음악법회 의미

'담마콘서트'에 참석한 대중들이 법회를 즐기고 있다.

영취산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이 <법화경>을 설하며 연꽃으로 드러내 보인 ‘염화미소’의 법문처럼 고요한 산사의 법당에서 퍼져 나간 그윽한 해금 선율이 한 송이 법화꽃을 피워냈다.

지난 9월 9일 경기도 이천 장화사(주지 홍법 스님)에서 법회의 형식을 빌려 열린 작은 음악법회인 ‘성의신의 담마콘서트’가 열렸다. 국내 불교계에서 처음 시도하는 해금 연주와 법회의 만남.

불자들이 기존의 사찰 법회를 딱딱하고 지루하게 느낀 것도 사실이다. 기존의 법회 형식도 중요하지만, 문화의 시대에 사람들을 사찰로 이끌려면 새로운 형태의 법회도 필요하다. 이에 뜻을 같이한 장화사 주지 홍법 스님과 국내 최고의 해금 연주자로 알려진 성의신 마하연실내악단장이 뜻을 모아 새로운 형식의 법회를 만들어냈다.

오후 8시가 되자 성의신 단장은 해금으로 삼귀의를 연주하며 ‘담마콘서트’의 막을 올렸다. 시골 사찰이고, 토요일 밤이라 참석 인원이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100여 명이 법당으로 몰려들었다. 그들 또한 해금과 법회의 만남이 어떨지 궁금했을 터.

기대 반 우려 반인 사람들의 표정은 법회의식이 끝나고 성의신 씨의 해금 연주가 시작되자 금새 밝아졌다. 콘서트 내내 그들의 표정은 밝았고, 흥에 겨워 율동을 따라 하는 이들도 있었다. 특히 콘서트 중간 홍법 스님이 ‘인연’을 주제로 짧은 법문을 했고, 법문 주제에 맞춰 성의신 연주가도 ‘불교, 천태종, 해금’을 만나게 된 인연을 소개, 관객들과 한 호흡을 하고자 노력했다.

성의신 단장의 솔직담백한 자신의 이야기와 마음을 담은 최고의 연주, 그리고 스님의 법문이 어우러져 첫 시도한 ‘담마콘서트’는 첫단추를 잘 꿴 편이다. 그래도 아쉬움은 남았다. 법회 형식이긴 하지만 ‘콘서트’ 성격이 짙기 때문에 청중들에게 최고의 연주에 걸맞는 음악을 들려주려면 음향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이제 첫걸음을 뗐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미흡한 부분은 빠른 시간에 보완해 완벽한 ‘담마콘서트’로 만들어 ‘불교계 첫 시도’의 의미를 뛰어 넘어야 한다. 그리고 ‘최고의 음악법회’를 만들어 불교계에 새로운 형식의 법회를 탄생시키는 시금석이 되길 기대해 본다.

법문하는 장화사 주지 홍법 스님.
연주하는 성의신 해금연주가.
'담마콘서트' 참석 대중이 삼귀의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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