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월간금강 연재
찬불가로 불법을 전하는 불교음악중창단 ‘L.M.B. 싱어즈’불교문화를 일구는 사람들 263호
  • 글·송욱희기자/사진·이강식기자
  • 승인 2017.03.28 17:08
  • 댓글 0

1999년, 척박한 불교음악계에 ‘음성포교’의 대작불사를 발원한 전문성악인들이 모였다. 어디에도 구속됨 없이 자유롭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더 깊고 넓게 전하는 음악포교사, ‘L.M.B. 싱어즈’가 그들이다. 꿈과 희망을 주는 무지개 일곱 빛깔처럼 세상을 정화하는 연꽃으로 피어난 ‘L.M.B. 싱어즈’ 7명의 단원을 만났다.

'L.M.B. 싱어즈' 단원들이 재미있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5기 류경아 씨, 1기 김미영 씨, 6기 임현경 씨, 3기 정연주 씨, 황영선 대표, 1기 석동령 씨, 2기 유희제 씨.

음악과 불교를 사랑하는 사람들

“지금도 성악을 전공한 사람들 중에 불자는 드물어요. 제가 대학에 다닐 때는 종교가 불교라고 하면 특이한 사람 취급을 받았죠. 대부분 천주교나 개신교였거든요. BBS불교방송에서 합창단원을 모집했는데, 제가 참여하게 됐습니다. 그때 뜻있는 도반 둘을 만나 불교음악중창단을 만들었습니다.”

1999년 3월, 황영선 대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아름다운 노래로 풀어내겠다는 큰 포부를 품고 ‘L.M.B. 싱어즈’를 창단했다. 불교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와서 배울 수 있는 음악학교를 세우겠다는 무지갯빛 꿈을 담았다.

‘L.M.B.’는 창단 당시엔 ‘Love Music Buddhism(음악과 불교를 사랑하다)’를 의미했지만, 현재는 ‘Leaders-Music-Bonitas(환희심을 나누는 음악계의 리더들)’의 약자이다. 이름처럼 그들은 부처님 가르침을 노래로 전한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창단 19년이 지난 지금, 꿈은 아직 요원하지만 대신 마음 빛깔 고운 사람들이 모여 활동하고 있다. 황영선 대표를 비롯해 1기 석동령·김미영 씨, 2기 유희제 씨, 3기 정연주 씨, 5기 류경아 씨, 6기 임현경 씨가 그들이다. 단원들은 스스로 찾아오거나, 또는 연습하는 모습이나 한번 와서 보라는 황 대표의 집요한(?) 요청에, 다른 단원의 빈자리를 채우느라 잠시 있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 중심에는 변함없는 불심과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빠듯하고 어려웠던 지난 시간동안 ‘L.M.B. 싱어즈’를 굳건히 지켜낼 수 있었던 건 함께 해준 단원들 덕분”이라 말한 황영선 대표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노래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에 한없이 감사하다.”고 했다.

‘L.M.B. 싱어즈’는 창단 후 음악회·군대·교도소·병원·고아원 등 다양한 무대에서 700회 이상 노래했다. 각종 산사음악회와 지역행사, 연등축제는 물론 세종문화회관에서 교성곡 ‘상월원각대조사’를 공연하기도 했다. 창단기념 기획공연 및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등지에서 해외초청공연을 했고, 통영국제음악제에서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직접 작곡·작사한 불교음악으로 창작곡집을 발간하고, 이를 담은 음반을 4집까지 내며 찬불가의 저변을 넓혀왔다. 또한 ‘우빼까합창단’을 지휘하며 찬불가를 가르치고 있다. ‘우빼까(upekkha)’는 모든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고, 괴로움과 미혹을 없애주는 자(慈)·비(悲)·희(喜)·사(捨)의 네 가지 무량심 가운데 ‘사(捨)무량심’을 뜻하는데, 특정 사찰합창단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해 찬불가 포교의 뜻을 펼칠 수 있다. 탄탄한 실력으로 승부하는 이들이 다양한 음악 장르 가운데 ‘불교음악’을 택한 이유는 뭘까.

“저는 어린 시절 석촌호수 아래에 있는 불광사 어린이법회에 다녔습니다. ‘불교’와 ‘음악’을 보고 들으며 자라 자연스럽게 불교음악을 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화려한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기 보다는 음악을 통해 불교를 널리 알리고 싶었습니다. 저희들은 불교와 인연을 맺고 음악을 알게 되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거든요. 기도하듯 노래하고, 노래를 통해서 부르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모두 행복하길 바랍니다.”

찬불가로 포교를 하겠다는 황영선 대표의 바람이다. 무대 앞에 있는 관객들을 어떻게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까? 그것이 ‘L.M.B. 싱어즈’의 최대 목표이자 화두다. 19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L.M.B. 싱어즈’는 낙숫물이 댓돌을 뚫듯 차근차근 목표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불심에서 피어난 찬불가 포교, 그리고 음악법회

2002년, 창단기념공연 '찬탄의 노래, 가을의 향연'.
2003년, 교성곡 '상월원각대조사'.

콩 한쪽도 나눠 먹는 건 ‘L.M.B. 싱어즈’에서는 늘상 있는 일이다. 넉넉해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나누면서 넉넉해진다. 이들은 창단 이후부터 매달 전국 군법당과 교도소를 방문하며 찬불가 지도 및 포교활동을 하고 있다.

“사관학교, 육·해·공군부대 등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이 다녔습니다. 부대마다의 특징에 맞는 공연과 선물을 준비하고 있죠. 저희가 공연을 하는 거지만 다녀오고 나면 오히려 기(氣)를 받고 오는 것 같아요. 언젠가 한 장병이 공연을 잘 봤다며 꼬깃꼬깃해진 초코파이를 주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고요.”

본부장인 1기 김미영 씨는 매번 하는 공연이지만 준비할 때마다 설레고, 무대에 설 때마다 신이 난단다.

“전국을 다니며 많은 분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 따뜻한 추억을 만들고 있어요. 오히려 더 자주 가지 못해서 아쉬울 뿐이죠. 찬불가 공연으로 부처님과 인연을 맺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저희는 그것만으로 충분히 보람을 느낀답니다.”

단원들은 사찰합창단에서 지휘자·반주자로 일하고 받은 급여로 연습실을 운영하고, 이것을 다시 쪼개 전국 군법당과 교도소를 다니며 포교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초청공연을 하던 중 만난 자우 스님은 ‘L.M.B. 싱어즈’의 귀중한 인연이다. 매월 셋째 화요일 오후 7시 인헌동 L.M.B. 음악당에서 열리는 음악법회에도 스님과 함께 한다.

2006년 2월부터 지속적으로 열리는 음악법회는 바쁜 직장인들이 찬불가를 배우고 익히는 찬불가 법회다. 불자들은 지도법사인 자우 스님과 함께 지정된 교재를 가지고 교리 공부를 하며 그 자리에서 궁금한 점을 직접 여쭈어보기도 한다. 찬불가와 교리공부, 다과가 함께 하는 음악법회는 오랜 궁리 끝에 나온 황영선 대표와 자우 스님의 공동발명품이다.

누구나 찬불가를 흥얼거릴 그날까지

2011년, 음성 호국무극사에서 군장병들과.
매월 셋째주 화요일 열리는 음악법회.

‘L.M.B. 싱어즈’는 찬불가에 담긴 부처님의 말씀을 오롯이 전하기 위해서는 불교적 소양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긴다. 공부를 하다가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스님들께 질문하고, 불교대학에도 다니며 교리적 지식도 부지런히 쌓았다. 불자로서의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는 그들은 각 종단의 특성을 잘 이해하며, 종단의 지침에 어긋나지 않도록 기본을 지킨다. 2기 단원이자 악보장 유희제 씨는 지휘자가 찬불가에 담긴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음악포교사로서의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스님과 합창단을 연결하는 게 지휘자의 역할이거든요. 미리 스님께 법문하실 주제를 여쭤보고 법문과 어울리는 노래를 선별해 합창단 연습을 합니다.”

찬불가가 대중들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단원들은 늘 고민하고 있다. 현재 우빼까합창단 지휘를 맡고 있는 홍보주임 5기 류경아 씨와 6기 임현경 씨는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 찬불가가 ‘불교음악’이라는 선입견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불교음악이든, 기독교음악이든 종교음악이라고 구분 지으면 오히려 걸림이 되는 것 같아요. 그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노래가 ‘찬불가’라면 더 자연스러운 포교가 되지 않을까요? 복잡하고 어려운 가사를 부르기 쉽게 바꾸기만 해도 훨씬 더 나아질 겁니다.”

‘L.M.B. 싱어즈’는 올봄 5집 앨범을 출반한다. 이번 음반에 수록된 노래들은 찬불가 작곡가로 불법 홍포에 힘쓴 김동환 교수님이 작곡했다.

“기획공연과 음반제작을 자주 하지는 못하지만, 많은 분들이 공연을 보러 와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그때마다 더 열심히 활동해야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하면 할수록 보람되고 행복한 일이 음성공양입니다. ‘L.M.B. 싱어즈’는 찬불가 포교사로 불교음악을 시작하고자 하는 모든 분들께 열려 있습니다.”

1기 단원이자 인사부장 석동령 씨는 찬불가가 흥얼거리는 노래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많이 듣는 노래가 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단원들은 종교에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부르고 흥얼거릴 수 있는 노래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찬불가’이길 바란다. 불교와 음악, 그 간격을 좁히는 일은 ‘L.M.B. 싱어즈’가 가슴에 품고 있는 사명이다.

2009년, 창단 10주년 기념음악회 'Lecture가 있는 클래식의 향연'
'L.M.B. 싱어즈'가 출반한 앨범.

글·송욱희기자/사진·이강식기자  bforwego@naver.com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글·송욱희기자/사진·이강식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