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사를 빛낸 세계의 불교문화유산(261호)

불탑(佛塔)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사리가 봉안된 ‘부처님 무덤’을 말한다. 불탑은 불교 의례에 있어 찬탄과 보호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불자들에게는 부처님 열반의 상징으로 예배와 공경의 대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 열반 직후부터 오늘날까지 모든 불교 국가에서 불탑은 꾸준히 조성돼 왔다.

불탑에 예경하면 현세와 내세에 무한한 공덕과 복을 얻을 수 있고, 불탑을 조성하는 자체로도 큰 공덕을 이룰 수 있다는 불자들의 간절하고 굳건한 신앙심이 있었다. 이러한 믿음의 결과는 마침내 인류사에 종교적ㆍ예술적ㆍ건축사적으로 찬란히 빛을 내고 있는 불탑들을 조성한 것이다.

인도 산치대탑. 세계 최초의 불탑으로, 기원전 3세기 아쇼카왕이 건립했다.

불탑조성의 기원

불탑은 부처님의 유골을 봉안한 무덤이지만, 석가모니 부처님의 열반이 불탑 조성의 기원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 이유는 역사적 사실로 인정하기에는 의문이 따르지만, 경전에서는 수 없이 많은 과거불의 열반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으며, 이러한 과거불의 불탑을 조성하였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석존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사리불과 목련존자에 대해서도 사리탑을 조성했다는 사실이 경전에 전한다. 또 부처님의 머리카락을 봉안한 ‘발탑(髮塔)’과 손톱을 봉안한 ‘조탑(爪塔)’ 등이 오늘날까지도 인류사의 유물로 현존하고 있기 때문에, 불탑의 기원을 불멸(佛滅) 후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진정한 의미의 불탑은 불멸 후 조성되는 ‘불사리탑’으로 볼 수 있다. 석가모니부처님 재세 시에 제자 아난에게 마치 유언처럼 설한 불탑 조성의 핵심원리는 “‘전륜성왕’의 장례법대로 행하라”는 교설이었다.

전륜성왕의 장례법은 겹비단으로 시신을 싸고, 겁파육(劫波育) 열 장으로 그 위를 반대 방향으로 몸을 싸서 은관에 넣고, 향기름을 겁파육이 젖을 만큼 붓는다. 그 후에 좋은 향을 그 위에 덮고, 가래나무, 녹나무, 단향목 장작으로 관을 덮고, 장작을 아래위로 쌓는다. 다비(茶毗)를 마치면 사리를 수습하여 사거리에 탑을 쌓고, 찰간을 세우고, 사리를 안치한 노반을 그 위에 설치하고, 비단 번기(幡旗)를 걸고, 악기를 연주하며, 꽃과 향 · 등불로 공양한다. 전륜성왕의 장사 지내는 법은 이와 같지만 불타의 장례법은 이보다 더 여법하고 훌륭하다.

<불반니원경佛般泥洹經>

이 내용처럼 불탑의 위치는 불자들이 쉽게 참배할 수 있도록 교통이 편리한 4거리와 다양한 공양물을 제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보로부두르 불탑.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다. <화엄경>의 10지품을 상징해 10층의 구조와 욕계·색계·무색셰를 의미하는 3단계로 구성된 인류 최고의 불탑으로 인정받고 있다.

사리 8분과 8만4천탑

석존 열반 직후 사리는 8등분 되어 여덟 지역에 각각 사리탑으로 조성됐다. 그 이유는 부처님의 사리를 서로 차지하려고 주변 여덟 나라가 무력 충돌할 위기에 처하자, 한 중재자에 의해 사리를 8등분 해 각국에 나누어 주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분사리, 또는 사리 8분이라고 한다. 이후 인도를 최초로 통일한 아쇼카대왕은 근본 8탑을 발굴해 8만 4천기의 불탑을 조성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불탑신앙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불탑의 어원, ‘수투파’

불탑의 어원은 고대 인도어인 산스크리트어의 ‘수투파(Stupa)’다. 이를 중국 사람들이 솔도파(窣堵波), 솔도파(窣都波, 솔도파(窣覩波), 소두파(掃兜婆), 사유파(私鍮舥), 수두파(藪斗波) 등으로, 빨리어의 ‘투파(Thupa)’에서 유파(鍮婆), 두파(兜婆), 두수파(斗藪波) 등 발음을 중시해 번역 사용하면서 정착됐다. 스투파의 의미를 번역해 방분(方墳), 원총(圓塚), 고현처(高顯處), 호찬(護讚) 등으로도 표현하지만, 오늘날은 일반적으로 탑파 또는 불탑으로 부른다.

또한 ‘Buddha’의 음사(音寫)로 불도(佛圖)ㆍ부도(浮屠)ㆍ부도(浮圖)ㆍ포도(蒲圖) 등이 있는데, 이들 역시 불탑을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 ‘부도(浮屠)’는 우리나라의 경우 고승들의 유골을 봉안한 승탑을 의미하지만, 경전에 따라서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대용어(代用語) 또는 불탑을 지칭하거나 불상을 의미하기도 한다.

인도 쿠시나가라 라마브하르 대탑. 석가모니 부처님의 법구를 다비한 장소에 세워진 탑이다.
인도 사르나트 다메크 스투파. 석가모니 부처님의 초전법륜지인 녹야원(사르나트)에 있는 34m 높이의 대탑으로, 아쇼카왕이 건립했다.
양산 통도사 적멸보궁. 신라 자장율사가 당나라 유학을 마치고 귀국할 때 모셔온 석가모니부처님의 사리와 정골이 봉안돼 있다.
설악산 봉정암 석가사리탑. 신라 선덕여왕 2년인 643년에 조성된 탑이다.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모셔 온 사리를 모셨다.
미얀마 황금바위탑(짜익티요 파고다). 해발 1,100m의 산 정상에 건립된 탑으로, 쉐다곡 파고다와 함께 미얀마인들이 가장 신성하게 여기는 불교유적지다.
인도 보드가야 마하보디대탑. 싯다르카 태자가 정각을 이룬 보드가야의 보리수나무 아래 금강좌를 중심으로 동쪽에 건립된 불탑이다.

불탑을 분류하는 방법은 각 나라마다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조형성(造形性)ㆍ재료ㆍ목적ㆍ배열ㆍ봉안물(奉安物)의 종류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불탑을 조형에 따라 분류하면, 인도는 산치대탑과 같은 반구형(半球形) 탑과 보드가야대탑 같은 사각다층탑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크게 일곱 가지로, 일본은 20여 가지로 세분하기도 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대체로 불탑 조성 재료에 근거해 목탑ㆍ전탑ㆍ석탑으로 분류하고, 형태에 따른 세부 분류는 하지 않는 편이다. 이 외에도 불탑의 조형적 특징을 고려해 종탑(鐘塔)ㆍ감탑(龕塔)ㆍ주탑(柱塔)ㆍ안탑(雁塔)ㆍ노탑(露塔)ㆍ옥탑(屋塔)ㆍ무봉탑(無縫塔)ㆍ나탑(喇塔)ㆍ방탑(方塔)ㆍ원탑(圓塔)ㆍ난탑(卵塔) 등으로 나누어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또한 층수에 따라 1층ㆍ2층ㆍ3층ㆍ4층ㆍ5층ㆍ7층ㆍ9층ㆍ10층ㆍ13층ㆍ15층ㆍ17층ㆍ37층탑 등으로 나누기도 한다. 탑신의 층수는 절대 다수가 홀수이지만, 짝수 층으로 구성된 불탑도 조성됐다. 2층탑은 중국 북경시 운거사탑, 8층탑은 중국 하북성 남궁시 보동사탑과 한국의 산청 대원사 8층 석탑, 10층탑은 중국 하북성 영우사사리탑, 한국의 원각사지 10층탑과 경천사지10층탑 등이 있다.

각(角)에 따라서는 원형ㆍ4각형ㆍ6각형ㆍ8각형탑 등으로 분류한다. 또 탑 조성 재료로 분류하는데 전탑ㆍ목탑ㆍ석탑이 가장 일반적이다. 이밖에 옥탑(玉塔)ㆍ수마노탑(水瑪瑠塔)ㆍ금탑(金塔)ㆍ은탑(銀塔)ㆍ칠보탑ㆍ사탑(沙塔)ㆍ니탑(泥塔)ㆍ토탑(土塔)ㆍ분탑(糞塔)ㆍ철탑(鐵塔)ㆍ동탑(銅塔)ㆍ수정탑(水晶塔)ㆍ유리탑(琉璃塔)ㆍ향탑(香塔) 등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조성 목적에 따른 분류법으로는, 구복(救福) 내용에 따라 복을 짓기 위해 조성하는 기복탑(祈福塔), 부모나 스승 그리고 삼보의 은혜를 갚고자 세우는 보은탑(報恩塔), 경전을 봉안한 법신탑(法身塔), 부모 또는 자신이나 단명한 이의 수명 연장을 발원하기 위해 세우는 수탑(壽塔) 등이 있다. 이밖에도 탑의 위치나 봉안물에 따라 탑의 종류를 분류하기도 한다.

탑돌이 신앙

경전에 ‘불탑을 대할 때는 곧 여래를 보는 것과 같이하라.’는 가르침이 설해져 있다. 이에 따라 불탑 조성을 발원한 불제자들은 조성의 공덕에 만족하지 않고, 이미 조성된 불탑에 지극한 불심의 표현으로 무한하고도 다양한 예경을 하였다. 정성어린 공양물의 봉헌 뿐 아니라 부처님을 친견하는 공경의 방법으로 ‘탑돌이’라는 전통 신앙 문화를 의례화 했다. 인도에서부터 유래된 탑돌이는 일정한 규범이 있다. 불교의 우주관에 근거하여 태양계의 회전운동에 동조하는 시계방향으로 돌아야 하며, 횟수에도 ‘우요삼탑(右腰三塔)’ 즉, 오른쪽으로 세 번 도는 것이 기본이나,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에 의하면 77회를 돌면서 다라니를 77번 봉독하라고 설해져 있기 때문에, 모든 탑은 탑돌이를 할 수 있는 구조로 조성됐다.

각 나라 불탑의 특징

인도에서 시작된 불탑은 불교전파 경로에 따라 각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이때, 장로중심의 상좌부불교(上座部佛敎, 테라와다)권에서는 초기 인도 불탑의 양식과 형식을 계승하면서도 각 지역의 전통문화와 조화를 이루면서 조탑불사가 이루어졌다. 그것이 오늘날 인도, 스리랑카, 미얀마, 라오스 등의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쉽게 친견할 수 있는 산치탑과 유사한 돔형구조의 불탑이다.

한편, 북방 대승불교(마하야나)권에서는 도교의 건축양식과 형식이 절충되어 고층누각의 불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불탑은 중국불교사의 전개에 따라 몽골, 한국, 일본은 물론 인도차이나 반도에 까지 그 영향을 주었다. 이처럼 모든 불교국가에서는 돔형과 누각형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각 나라의 특성에 맞게 독자성을 유지하며, 발전됐다. 그리고 세계문화사에 길이 남을 탑이 많이 조성됐다.

인도에서의 불탑은 불교 사원을 대표할 만한 권위를 지니고 있었고, 뒤늦게 출현한 불상은 불탑을 따라올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인도의 불교사원에서는 가장 성스러운 예배 대상으로 주탑(主塔)이 하나 이상 반드시 존재한다.

주탑 주변에는 소형 봉헌탑이 조성되는데, 이것은 석가모니부처님 이외에도 성문이나 연각과 함께 전륜성왕의 명복을 추념하기 위해 건립한 것으로 보인다. 조형의 특징은 원형기반의 반구형과 방형구조의 다층탑이 일반적이며, 사리는 매립하여 영구적으로 봉안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인도 사르나트 다메크탑. 아쇼카왕이 부처님의 초전법륜지에 세웠다.

미얀마는 ‘불탑의 나라!’라고 칭할 수 있을 만큼 세계에서 가장 불탑 신앙이 활발한 불교국가다. 오늘날에도 크고 작은 수백만 개의 불탑이 현존하고 있으며, 양곤 중심가에는 부처님의 머리카락 등 4가지 성스러운 공양물을 봉안했다는 ‘쉐다곤파야’가 미얀마를 대표하고 있다.

또한 만달레이 서남쪽에 소재한 바간(Bagan)은 한때 약 450만 개 이상의 불탑이 있었다고 한다. 오늘날 세계 3대 불교유적지로 칭송 받는 바간의 불탑들은 조형의 다양성은 물론 규모와 수량 면에서 신앙적 가치뿐 아니라 예술사적, 건축사적으로도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미얀마 쉐다곤 파고다. 1453년 건립된 둘레 426m, 높이 100m의 미얀마를 상징하는 불탑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유품과 머리카락이 봉안돼 있다.

스리랑카의 불탑은 다고바(Dagoba)라고 부르며, 인도 초기의 불탑양식에서 영향을 받아 기단부와 돔형식의 탑신부, 성스러움의 상징인 탑상부가 기본을 이루는 인도 산치탑의 구조이다. 대체로 4면에 출입구는 있으나, 난간이나 토라나 같은 형식은 생략되었다.

스리랑카의 불탑 조형은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종형ㆍ항아리형ㆍ물방울형ㆍ반구형이며, 이중에 반구형이 전국각지에서 가장 많이 조성돼있다.

스리랑카 르완렐리 세야 대탑. 벽돌로 건립한 세계 3대 건축물 중에서 가장 오래됐고, 가장 작은 규모의 탑이다. 원래 높이는 110m였으나 현재는 55m 정도다.

태국은 역사적으로 불교와 깊은 인연이 있는 나라였기에 왕실과 사원에서 적극적으로 불탑을 조성했다. 그렇기 때문에 왕궁과 대부분의 사원에는 ‘체디’라고 부르는 끝이 뾰족하고 종 모양을 하고 있는 불탑이 있으며, 이 중에 크메르의 영향을 받은 마치 옥수수 모양의 불탑은 따로 쁘랑(prang)이라고 한다. 쁘랑의 경우 벽면이 층계로 만들어지고 꼭대기 장식은 연꽃 봉우리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태국 왓와룬 체디와 쁘랑. 방콕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원 중 하나로 꼽히는 왓아룬에 있는 높이 80m의 대탑이다.

인도네시아는 1만 3,0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로, 5세기경에 인도와 교류하며 불탑신앙을 수용했다. 세계 3대 불교유적이라고 불리는 보로부두르는 족자카르타에 있으며, 775년경에 힌두교를 숭상하던 왕실의 지원으로 쉬바신을 위한 사원으로 시작했으나, 기단 부분만 만들고 중단된 것을 불교를 신봉하던 사마라둥가(Samaratungga)왕이 불사를 계속해 마침내 거대한 불탑을 탄생시켰다.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보로부두르 불탑은 <화엄경>의 10지품을 상징해 10층의 구조와 욕계ㆍ색계ㆍ무색계를 의미하는 3단계로 구성된 인류 최고의 불탑으로 인정받고 있다.

캄보디아 불탑은 다양한 사상이 표출된 것이 특징이다. 역사적으로 집권자의 신앙 형태에 따라 힌두교의 건축물로 조성됐다가 불교를 신봉하는 왕이 집권하면 불탑의 용도로 변형됐다. 세계 3대 불교 유적 중에 하나인 앙코르 유적만 하더라도 소승불교ㆍ대승불교ㆍ힌두교의 사상이 신앙적으로 표출된 건축과 조각을 참배할 수 있다.

중국의 불탑은 대부분 사리를 친견할 수 있는 구조가 특징이다. 탑의 형식은 불궁사 석가탑ㆍ하남성 숭악사탑 등의 누각식탑(樓閣式塔), 요양백탑과 내몽고자치구의 대명탑 등의 밀첨식탑(密檐式塔)과 신통사 사문탑 등의 정각식탑(亭閣式塔), 하북성 광혜사탑과 경화사탑과 같은 화탑(花塔) 그리고 북경 묘응사탑과 서장자치구 백거사탑과 같은 라마식탑, 내몽고자치구 자등사탑과 같은 금강보좌식탑과 강소성 소관탑 등의 과가탑(過街塔)으로 분류한다.

중국 북경 묘응사 백탑. 원나라 세조가 석가모니 부처님의 사리를 봉안한 대형 라마탑이다.

일본의 불탑은 천 년이 넘은 아스카 시대의 목조불탑이 현존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일본열도의 기후적 풍토와 전란 등의 물리적 훼손상황이 적어 오사카ㆍ나라ㆍ교토 지역 외에도 일본 전역에 아스카 시대의 목탑이 남아 있다. 조형적으로 법륭사 5층탑과 같은 다중탑(多重塔), 반야사 13층탑과 같은 다층탑(多層塔)ㆍ보탑(寶塔)ㆍ다보탑(多寶塔)ㆍ상륜당(相輪棠) 등 20종류 이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일본 법륭사 5층탑.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5층탑이자 목탑이다. 1,400년 동안 보수는 2번했다.

한국의 불탑은 삼국시대 불교 전래와 함께 조성됐다. 초기에는 목탑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우리 민족 특유의 독창성을 발휘해 다양한 석탑을 조성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석탑의 특징은 양질의 화강암을 주재료로 경전에 근거한 불탑신앙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불국사 다보탑, 정혜사지 13층탑, 화엄사 사사자석탑 등은 어느 나라에도 유례가 없는 인류의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남 구례 화엄사 사사자삼층석탑과 석등. 사자 4마리가 떠받치고 있는 높이 5.5m의 통일신라석탑이다. 석탑 앞의 석등의 기단에는 인물상이 있는데, 연기조사라는 설이 있다.

이외에도 높이가 140m에 달하는 세계최고(世界最高)중국 장쑤성의 천녕사불탑, 세계최대(世界最大)인 네팔의 부다나트불탑, 등이 세계 인류사에 빛나는 대표적인 불탑들이다.

네팔 스얌부나트탑. 네팔에서 룸비니 다음으로 신성시되는 성지다. 이 탑은 과거세의 1불인 본초불을 위해 세워졌다.

인도에서 시작된 불탑은 불교 전파의 경로에 따라 전 세계의 모든 불교국가에서 매우 다양한 형식과 양식의 형태로 조성돼 왔다. 이러한 다양성 속에서도 불교의 우주관과 세계관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조형적 원칙에는 변함이 없었다.

또한 불탑에는 부처님과 동일하게 예경할 수 있는 진신사리와 법신사리 등을 봉헌할 수 있었기에 불상을 대하는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불교도들은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불탑을 조성하고 예경한다. 불탑 한 기를 조성하더라도 신심이 녹아든, 미래 천 년을 이어갈 불탑이 조성되길 기원한다.

 

우인보.

우인보(禹仁寶)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동방대학원대학교에서 불교문예학을 전공,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조계사 불교대학, 동국대 평생교육원 등에서 불교문화와 불탑개론 등을 수년 째 강의하고 있다. 저서 <탑과 신앙>, 논문 <아함부 경전에 나타난 불탑사상> 등을 집필했다. 현재 영석고등학고 교법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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