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를 마시자 261호

뼈 튼튼, 콜레스테롤 저하, 항암 효과
서양에선 관련 논문 2,500여 편 나와

‘겨우살이 차’의 효능

추운 겨울, 몸을 따뜻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것도 좋은데, 보다 효과적인 방법은 ‘겨우살이 차’를 마시는 것이다. 겨우살이 차는 치한(治寒)의 기능을 갖고 있어 몸을 따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식욕을 북돋아주고, 숙면을 취하게 도와 몸의 상태를 정상으로 만들어 준다.

겨우살이는 민간 항암 치료제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고혈압을 낮춰 정상 수치로 만들어주는 효과를 비롯해, 두통·현기증뿐만 아니라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효과도 탁월하다. 이외에 몸이 붓거나 소변이 잘 안 나오는 증세에도 도움이 된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겨우살이는 성질이 평하고 맛은 쓰고 달며 독이 없다. 힘줄· 뼈·혈맥·피부를 튼튼하게 하고, 수염과 눈썹을 자라게 한다. 요통·옹종과 쇠붙이에 다친 것을 낫게 한다. 임신 중 하혈을 멎게 하는 효과도 있고, 태아를 편안하게 한다. 산후병과 봉루(蜂瘻, 고름이 생기는 병)를 낫게 한다.”고 한다.

겨우살이는 정통의학보다는 대체의학에서, 한방보다는 민간요법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영초(靈草)다. ‘기생수(寄生樹)’, ‘기동(奇童)’, ‘상기동(桑寄生)’으로 불린다. 나무 줄기 위에 사는 착생식물로 참나무·팽나무·뽕나무·떡갈나무·자작나무·밤나무 등 여러 나무의 줄기에 뿌리를 박아 물을 흡수하며 살아가는 기생식물이다. 겨우살이가 여러 종류의 나무에 고르게 번식하는 배경에는 산새들의 역할이 크다. 산새들은 먹이가 부족한 겨울철에 맛있는 먹이인 열매를 따먹기 위해 여러 종류의 나무를 옮겨 다니는데, 이때 겨우살이의 번식을 본의 아니게 돕는다.

겨우살이는 다른 나무에 붙어살기 때문에 ‘얌체 나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오히려 소원을 들어주는, 좋은 나무라고 생각해 문간에 겨우살이를 걸어놓고 그 아래를 지나다니면 행운이 온다고 믿었다. 또 연인이 이 나무 아래에서 키스를 하면 결혼을 한다고 믿는 풍습도 있다. 실제 유명 소설인 〈해리포터〉에서도 겨우살이 아래에서 론 위즐리와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의 키스신이 등장하는 등 문학의 상징 코드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밖에도 마력과 병을 치료하는 약효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믿는 등 여러 속설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역병이 돌 때 문밖에 겨우살이를 걸어 놓으면 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믿었다. 이런 여러 가지 내용 때문인지 서양에서는 1960년대 이후 현재까지도 스위스와 유럽을 중심으로 겨우살이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발표된 논문이 2,500여 편이 넘는다니 높은 관심을 짐작할 수 있다.

발표된 효능을 몇 가지 살펴보면, 렉틴과 베툴린산 외에 1,000여 가지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이 성분들은 혈압을 강하시키고, 고혈압으로 인한 어지럼증에 도움이 되며, 간장과 신장을 보호해 준다.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해주며, 임신했을 때는 태의 안정을 위해서도 사용한다. 또 허리와 무릎이 시리거나 무력한 증상에 효과적이다. 약리작용으로는 콜레스테롤 저하, 이뇨 작용과 항암 성분이 대표적이다. 독성이 없어 누구나 안심하고 음용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특징이다.

‘겨우살이 차’의 음용법

평소 물 대신 마시고 싶다면 유리나 도자기 주전자에 겨우살이 20~30g을 물 2L에 넣고 약한 불에서 1시간 정도 끓이면 된다. 겨우살이는 걸러내고 유리로 된 물병에 담아 보관하도록 한다. 따뜻하게 데워 하루에 2~3회 음용하면 된다.

다른 방법은 저온 가열 방식의 중탕 기능이 있는 약탕기(홍삼액추출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주의할 점은 탕으로 끓일 때나 보관할 때 철과 동으로 된 그릇을 사용하면 효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반드시 유리나 도자기에 끓이고 담아 놓길 권한다.

다관에 우려서 연한 차로 마실 경우는 7~10g 정도를 유리다관이나 도자기 다관에 넣어 첫 번째 물은 씻는 용도로 버린다. 두 번째 물부터 100℃로 끓인 물을 붓고 뚜껑을 덮고 1분 간 우려, 잔에 따라 마시면 약차의 향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3~4회 우려마시면 몸이 훈훈해지고, 마음까지 상쾌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겨우살이를 약으로 먹을 때는 갈아서 환으로 먹기도 한다. 독한 술에 담아 기동주(寄童酒)로 마시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술을 담을 때는 1년 정도 지난 뒤 걸러 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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