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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이 직접 한글로 지은 찬불가

보물 제398호 <월인천강지곡> 권상 ⓒ문화재청

세종대왕이 세상을 떠난 아내 소헌왕후의 공덕을 기리고자 직접 지은 노래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보물 제398호)>을 국보로 승격한다고 문화재청이 11월 8일 예고했다.

<월인천강지곡>은 부처의 공덕을 찬송한 노래로 세종대왕이 1449년(세종 31년)에 간행했다. 본래 500여 곡이 상·중·하 세 권에 실려 있었으나, 지금은 상권에 실린 194곡만 전한다. 세종대왕의 명에 따라 수양대군(훗날 세조)이 어머니 소헌왕후의 명복을 기리고자 지은 <석보상절(釋譜詳節)>에 종교적 감흥을 받은 세종대왕은 같은 해에 <월인천강지곡>을 간행했다.

<월인천강지곡>의 ‘월인천강(月印千江)’이란 부처가 백억 세계에 몸을 나투어 교화하는 것이 마치 달이 천 개의 강에 비치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부처의 체(體)를 달에 비유하고, 무수히 많은 세계를 일천 강에 비유했으며, 강에 비친 달그림자는 부처의 화신을 비유했다.

<월인천강지곡>은 우리 글로 된 최고(最古)의 운문인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와 형식을 같이 하며, 수양대군이 석가모니의 가계와 그 일대기를 기록한 <석보상절>과는 차이가 있다. <석보상절>은 본문을 모두 한자로 쓰고, 한자 밑에 <동국정운(東國正韻)>에서 제정한 한자음을 작은 크기의 한글로 달아놓았다. 그런데 <월인천강지곡>은 한자와 한글의 자리를 바꾸어 한글을 본문으로 크게 쓰고, 그 밑에 작게 한자를 달아놓아 국문학적 의의가 크다. 그래서 <월인천강지곡>은 최초의 한글전용 문헌이라 일컬어진다.

<월인천강지곡>은 우리 글로 된 운문 가운데 <용비어천가> 다음으로 오래된 문헌으로 불교사상 연구뿐 아니라 국어국문학·서지학·서체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비록 일부만 남아있지만, 훈민정음이 창제된 직후 활자로 간행되었다는 점에서 초기의 국어학연구와 출판인쇄사를 연구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자료임을 인정받아 국보로 승격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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