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가르침대로 사는 게 더 중요

문 : 저는 불교는 좋아하지만 부처님을 믿지는 않습니다. 부처님이 설한 가르침이나 수행법, 문화는 좋습니다. 그런데 부처님을 믿는 것이 왠지 신을 믿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아직은 거부감이 들어요. 이런 제가 이상한가요?

답 : 부처님을 믿는다는 것의 의미를 유일신에 대한 믿음과 동일시하기 때문에 거부감이 드시는 것 같네요.

불교에서 강조하는 것은 알고 이해하는 것이에요. 알고 이해하는 것은 ‘맹목적으로 나를 따르라’, ‘나를 믿어라’, ‘나는 전지전능하다’가 아니라는 겁니다. 부처님은 이 세상은 연기법으로 이루어진 인과의 세계라고 설명하셨어요. 원인이 있고 그에 따른 결과가 펼쳐지는 것이 바로 인과인데요. 그 인과에 따라 세상 만물과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의 나고 죽음이 있다고 설명하셨죠.

이건 세상을 관통하는 진리이자 법칙을 설명하신 거예요. 연기법을 설명하는 문장이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므로 저것이 없다’입니다. 이것이 연기법이고 인과의 도리이고 세상의 이치입니다.

이런 부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믿음 또한 자연스럽게 자라날 겁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이해하지 않은 채로 ‘부처님이 다 해주실 거야’라는 생각에 맹목적인 믿음을 가지게 된다면 자칫 내 복, 내 가족의 복만 비는 기복신앙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불교의 핵심은 실천에 있다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부처님은 탁상공론하지 않으시고, 이를 하나의 진리를 다양한 상황에 맞춰 비유로 설명해주셨는데요. 이해한 불자들이 삶에서 그 진리를 실천하도록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가르쳐주셨죠. 그러다보니 수행자의 생활뿐 아니라 재가자가 돈 버는 법, 부부와 가족이 화목하게 사는 법까지 알려주셨답니다.

부처님이 설한 가르침이 좋다면 그 가르침대로 삶의 방식을 바꿔보세요. 부처님을 믿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사는 것이 더 중요한 겁니다.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면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믿음은 저절로 생겨나고 자라서 확고해질 겁니다.

문 : 법당예절을 잘 몰라서 절에 갈 때마다 늘 걱정이 앞섭니다. 초보불자들을 위해 법당예절에 대해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답 : 법당 예절이라고 말은 하지만 부처님 법을 따르고 수행하고 실천하는 도량에 들어서는 순간 불가의 예를 따르는 게 맞습니다. 먼저 세속에서 무심코 행하던 습관부터 내려놓으셔야 합니다. 술 담배 욕설 그리고 악한 마음이죠. 남을 미워하고 비방하는 마음으로 절에 오시면 안 됩니다. 절은 마음 수행의 도량이죠. 그런 마음들은 일주문 밖에 내려놓고 들어온다 생각하셔야 해요. 몸도 마음도 정갈하게 준비하는 거죠.

경내를 다닐 때는 차수를 하고 조용한 걸음으로 다니는 것도 필요합니다. 수행도량에 들어와서 큰소리로 웃고 떠들고 하는 건 예의가 아니겠죠?

법당에 들어설 때도 건물의 좌우측에 난 작은 문을 사용하세요. 중앙의 큰 문은 어간문이라 해서 스님들이 출입하는 문입니다. 법당에 들어서기 위해 신을 벗고 나면 가지런히 놓여있는지 확인하시고, 신발장이 있는 곳에선 꼭 신발장에 넣으셔야겠죠?

법당에 들어오거나 나갈 때는 부처님을 향해 반배를 하시고, 발소리도 조용하게 자리에 앉아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면 됩니다. 초와 향을 켜고 싶을 때도 있을 텐데요. 미리 켜져 있다면 더 켜지 말고 불단에 공양물로 올려놓고 오면 됩니다.

법회 중에 도착했다면 조용히 앉아서 대중들을 방해하지 않는 게 옳습니다. 스님께서 법문을 다 마치고 법회가 끝나고 나면 그때 삼배를 올리세요. 어간을 지날 일이 있다면 합장을 하고 지나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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