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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종교이야기 9. 생강

걸식 인한 위생에 효과 탁월

마늘과 생강은 모두 매운 맛을 지니고 있지만, 마늘이 오신채에 해당하는 반면 생강은 사찰음식에 즐겨 사용되는 향신료다. 생강과 비슷한 식물로는 ‘인도’하면 떠오르는 강황과 울금이 있다. 생강이 ‘생강목-생강과’에 속한다면, 강황과 울금은 둘 다 생강과 중에서도 ‘쿠르쿠마(Curcuma)속’에 포함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생강과 울금, 강황은 모두 맛과 성분에 차이가 있는데, 이 중 생강은 알싸하고, 매콤한 맛과 톡 쏘는 상쾌한 향이 나는 게 특징이다. 생강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분이 있어서 동양에서는 생약으로 먹는 경우가 많았던 반면, 서양에서는 주로 향신료로 활용했다.

부처님, 가섭 교화할 때 등장
경전에서도 생강에 대한 언급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교화 초기, 우루빈라 마을에서 마하가섭 삼형제를 교화할 때의 일이다. 삼형제는 선술(仙術)에 능해 국왕을 비롯해 사람들에게 신망 받는 바라문으로 제자가 수백 명에 달했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수행력에 대한 자부심도 남달랐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부처님은 자신의 설법에 고개를 숙이면서도 자부심에 귀의를 하지 않는 가섭에게 신통력을 보여준다. 먼저 공양을 하러 갈 때 잠시 뒤에 가겠다고 말해놓고는 순식간에 수미산 남쪽 염부제(閻浮提)에 가서 염부과(閻浮果)를 그릇에 가득 따와 가섭이 식당에 들어오기도 전에 자리에 앉아 건네준다. 다음에 공양할 때도 수미산 동쪽 동승신주(東勝身州)로 가서 그곳 특산물인 망고의 열매를 그릇에 담아 가섭에게 건넸다. 그리고 세 번째는 수미산 서쪽 구타니주(瞿陀尼洲)로 가서, 그곳 특산물인 황생강(黃生薑)을 그릇에 담아온다. 가섭은 신통력에도 놀라고, 그 독특한 향기에도 놀란다.

위에서 언급한 ‘황생강’이 생강을 말하는지, 강황을 말하는지는 정확치 않다. 하지만 다른 경전에서도 생강은 등장한다. ‘진형수약(盡形壽藥)’이란 용어가 있는데, ‘진형수’는 한평생을, ‘약’은 음식을 의미한다. ‘진형수약’은 병든 수행자의 경우, 일생 동안 먹어도 된다고 허락한 뿌리·줄기·꽃·과일 따위를 말한다. 여기에는 하리륵(訶梨勒), 과일즙, 생강, 후추, 소금류가 포함된다. 하리륵은 ‘약 중의 왕’이라고 부르는데 큰나무의 과실로 호두와 같이 딱딱하며 시고 쓴맛이 강해 주로 약용으로 사용했다고 전한다.

진형수약의 하나, 국에 넣어 섭취
경전을 보면 생강은 주로 국에 넣어서 끓여 먹었다. 생강 뿌리는 향기가 좋은 대신 맵다. 이 매운 맛은 구토와 멀미를 멎게 하는 작용을 한다. 생강즙이 위를 튼튼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는 말이다. 이외에도 혈압을 높이고 세균번식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 다양한 지역, 즉 다양한 기후를 오가며 이동생활을 하던 부처님 당시의 걸식 수행자들에게 생강은 위생과 관련해 필수적인 약이었던 셈이다.

생강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zingiberis’와 라틴어 ‘zingiber’는 산스크리트어 ‘singabera(뿔이 난 모양)’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생강을 십자군 전쟁 이후 본격적으로 사용했는데, 후추보다 더욱 인기가 있었다. 후추는 육류의 잡냄새를 없애주었기 때문에 부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엄청나게 비싸게 판매됐다. 이에 비해 생강은 값이 훨씬 저렴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강과 계피는 중세 프랑스 요리의 특징 중 하나라고 한다.

중세의 유럽인들은 생강에 최음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 12세기 살레르노 의학파는 생강의 효능을 4행시로 찬양했다.

“위장과 신장과 폐의 냉기에
열기가 있는 생강은
아주 효과가 있네.
갈증을 해소하고 원기를 북돋우며,
두뇌를 자극하는 생강은
노인에게
젊은 시절 사랑을 불러일으킨다네.”
- 〈향신료 이야기〉(살림) 본문 중에서

생강이 몸 속 장기가 냉한 사람에게 효과가 있고, 원기를 북돋운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생강이 함유하고 있는 ‘진저롤’이란 성분은 혈관에 영향을 준다고 학자들은 전하고 있다. 여기에는 따뜻한 생강의 성질 역시 이런 이미지에 한몫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생강은 몸이 냉한 여성들에게 유익하다. 생강을 다려 6개월 정도 장복을 하면 냉한 체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한다.

윤완수 기자  yws37@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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