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사찰마다 봉축행사 준비가 한창이다. 법당과 절 마당은 물론 길가에 등과 현수막을 내걸고 도량 곳곳을 청소하느라 분주하다. 부처님오신날, 사월초파일은 불교에서 가장 큰 명절이다. 불교라는 종교는 부처님의 탄생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래서 부처님의 탄생은 역사적 실존인물로서의 석가모니와 불교의 탄생이라는 의미를 함께 갖는다.

부처님오신날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이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 삼계개고(三界皆苦) 아당안지(我當安之)’라는 부처님의 탄생게이다. 물론 앞의 두 구절이 훨씬 널리 알려져 있고 뒤의 두 구절은 잘 쓰지 않는다. 부처님 탄생장면은 많은 상징을 갖고 있다. 마야부인의 옆구리에서 태어난 부처님은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으며 이 게송을 외쳤고, 아홉 마리의 용이 물을 뿜어 아기부처님을 목욕시켰다고 한다. 이러한 초월적인 상황설정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겠지만, 그 역시 단정적으로 말 할 수는 없다. 종교적 상징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실천하느냐 하는 것이다.

불자들에게 부처님오신날은 단순한 축하의 날이 아니다. 부처님 탄생의 순간을 묘사한 경전의 상징성을 되새겨 보고, 그 깊은 신앙적 의미를 이웃과 공유하는 날이다. 다시 말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다시금 새겨보고 불자로서의 바른 삶을 다짐하는 곳에 부처님이 오시는 것이다. 연등을 밝히고 각종 행사를 하는 것은 그 행위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행사를 통해 부처님의 위대한 가르침을 되새기고 이웃에게 전하며 우주가득 그 가르침이 전해지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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