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력으로 5월 14일(토)은 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이다. 올해도 천태종을 비롯한 주요 종단에서는 국민과 함께 하는 봉축행사를 위해 다양하고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선보일 것이라는 소식이다. 특히 연등회보존위원회는 올해 연등회를 꿈과 희망, 그리고 삶의 가치를 포기한 20~30세대를 지칭하고 있는 ‘N포 세대’에게 힘을 북돋워주고 가족들이 함께 하는 축제로 꾸미겠다고 한다. 이를 위해 청소년·청년·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힐링상담과 명상프로그램이 새로이 마련될 전망이다. 보고 느끼고 먹고 체험하는 기존의 축제 일변도에서 누군가의 아픔을 보듬어 함께 꿈과 희망을 키워나가자는 뜻이 반영된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연등회의 뜻을 적극 반긴다. 부처님이 오신 뜻을 크게 찬탄하고 즐기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고, 또 너무나 당연하지만 꿈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소외자들을 불러내 꿈의 무대에서 함께 즐기는 것은 그보다 더욱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

봉축행사는 이제 세계적으로 유명한 국제행사로 성장했다. 해마다 외국인들이 이맘때쯤 봉축행사에 맞춰 우리나라를 찾는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그런 만큼 행사의 수준과 격조가 더욱 짜임새 있고 높아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봉축행사의 의미, 즉 부처님이 이 사바세계에 오신 뜻을 헤아려 거기에 맞는 프로그램들이 더욱 다양하게 펼쳐져야 한다. 이번 ‘N포 세대’를 위한 청춘마당을 프로그램으로 설계한 것이야말로 이러한 바람의 실현이라 할 수 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수놓아진 연등 불빛도 좋지만 한숨과 고통이 숨어있는 골목길에도 자비의 연등이 환히 켜지길 바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봉축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해줄 것과 불자들의 뜻있는 동참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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