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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협 죠세이탄광 희생자 위령제 봉행 의미

희생자 유골 발굴 시급…위령제가 디딤돌 되길

   
▲ 죠세이탄광 수몰 희생자 추모비.

1월 30일 오전 일본 야마구치현(山口縣) 우베시(宇部市)의 고요한 어촌마을에서 한국 불교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뜻깊은 행사를 봉행했다. 1942년 해저탄광 죠세이(長生)탄광 갱도 붕괴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한국인 136명과 일본인 47명의 넋을 위로하는 위령제였다. 이 행사는 한국불교계가 공식적으로 진행한 첫 위령제로, 죠세이탄광 한국인 희생자에 대한 관심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에 대해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사무총장 월도 스님(천태종 총무부장)은 “위령제는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강제 징용돼 죠세이탄광에서 일하다가 1942년 발생한 갱도 붕괴로 사망한 조선인 136명의 넋을 달래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님은 “이 위령제가 1회성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한국인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 유골 발굴을 하루빨리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논의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역사교사 다케노부 논문 발표로 알려져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건 우베여고 역사교사였던 야마구치 다케노부(山口武信, 2014년 작고)에 의해서다. 그는 1976년 죠세이탄광 수몰사고에 대한 논문을 발표, 한국인 희생자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으로 알렸다. 이후 누노비키 히로시, 나가사와 시게루 등의 학자들이 죠세이탄광 관련 연구를 했다.

학자들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1991년 ‘죠세이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이하 역사에 새기는 모임)이 탄생했다. 회원들은 우베시를 중심으로 일본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회원 수는 500명 정도다.

이노우에 요코 공동대표는 “일본인들이 저지른 행위를 반성하고, 한일 양국의 우호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모임을 결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초대 회장에는 야마구치 다케노부 씨가 추대됐다. 이 모임은 지속적인 연구조사사업과 희생자들의 유족을 찾아내 희생자 유가족을 찾아냈다. 이들은 또 1993년부터 유가족들을 초청해 추모제를 지내고 있다. 비용도 모임에서 다 전액 지원했다. 몇 년 전부터는 주히로시마 한국 총영사관에서 관심을 갖고 유가족 초청 시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형수 한국 유족회 회장은 “유족들은 형편이 넉넉지 않은 사람들이라 자비를 들여서 오기는 힘든데, 일본 시민모임에서 이렇듯 애를 써주니 감사할 따름”이라며 “주히로시마 한국 총영사에서 관심을 가져 주셔서 언젠가는 문제가 잘 풀릴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日 민간단체가 추모 공원 조성
역사에 새기는 모임은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비 건립과 활동을 위한 성금 모금 활동을 벌였다. 피아로부터 약 500m 떨어진 곳의 민가를 구입해 추모공원으로 조성하고, 총 3000만엔(한화 약 3억 원)을 들여 2013년 2월 추모비를 제막했다. 당시 한국정부나 일본정부의 도움이 없어 회원들의 회비와 기부금을 18년 간 모았고, 야마구치 다케노부 회장이 은행대출까지 받았다고 한다.

역사에 새기는 모임은 당초 추모공원과 추모비를 피아 인근에 세우려 했으나 토지의 주인이 법적으로 결정되지 않아 부득이 한 선택이었다. 이 모임의 사무국장 오바타 타이사크(小畑太作) 목사(미도리바시 교회)는 “피아 인근의 땅은 법적으로 죠세이탄광 경영자 후손의 땅으로 등기돼 있지 않다. 그래서 우베시와 지역공동체, 죠세이탄광 후손이 각자 이 땅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어 그곳에 비를 세울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 모임은 지난해부터 유골 수습을 위한 사전 작업에 들어갔다. 오바타 타이사크 사무국장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전문가들을 동원해 전파로 지형 지물을 찾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요 비용만 100만엔(한화 약 1000만 원)은 기부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향후 추모 광장에 전시물을 더욱 다양화 해 많은 이들이 찾는 추모 장소로 가꿔 갈 계획이다.

역사에 새기는 모임은 한국 내에 ‘일본 장생탄광 희생자 대한민국 유족회’결성을 이끌어냈다. 1990년대 당시에는 회원이 50~60명에 달했지만, 세상을 떠난 유족이 많아 현재는 20~30명만 남았다. 이들 유가족 중 직계자손은 한국 정부로부터 위로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회 김형수 회장은 “죠세이탄광 희생자 후손 중 직계 자손들은 2,000만 원 가량의 위로금을 받은 것으로 안다. 저의 경우 삼촌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라고 증언했다.

유가족들과 ‘역사에 새기는 모임’ 회원들은 한국 불교계가 죠셰이탄광 수몰 희생 한국인들의 위령제를 봉행해 준 데 대해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 특히 이번 종단협의 위령제가 디딤돌이 돼 한국과 일본 내에서 죠세이탄광 수몰 희생자들의 유골을 수습하는 데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죠세이탄광 수몰 사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죠세이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 사무국장 오바타 타이사크(小畑太作) 목사.
   
 
   
 
   
▲ 추모 광장 전경.
   
▲ 한국인 희생자 명단.
   
▲ 옛 탄광촌 지역.
   
▲ 피아(환기구) 두 개가 바다에 우뚝 솟아 있다.

 

이강식 기자  lks971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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