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고판화박물관, '서유기' 특별전
2월 2일~5월 15일, 70여 점 전시

▲ 채색 서유기 육필년화(중국).<사진제공=원주 고판화박물관>

병신년(丙申年)을 맞아 원숭이의 상징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중국 당나라 삼장법사를 따라 서역에 가 경전을 구해온 제천대성 ‘손오공’을 주제로 한 특별전이 2월에 열린다.

원주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은 2월 2일부터 5월 15일까지 ‘붉은 열정 손오공’ 특별전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는 목판ㆍ판화 인출본ㆍ년화(세화)ㆍ고서 등 <서유기> 속 손오공과 원숭이 관련 자료 70여 점이 전시된다. 이 자료들은 한ㆍ중ㆍ일ㆍ인도ㆍ태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수집됐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중국에서도 희귀한 <서유기> 고사 ‘채색 서유기 육필년화(肉筆年畵)’가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년화’는 중국에서 새해를 송축하고 재앙을 막기 위해 그린 그림으로 세화(歲畵)라고도 한다. 천에 그려진 이 ‘채색 서유기 육필년화’는 가로 220cmㆍ세로 90cm 규격의 대형 그림이다. 요괴 홍매아의 불을 뿜는 공격에 진 손오공 일행이 관음보살님의 도움으로 역경을 극복하고, 홍매아는 관음보살님께 귀의해 선재동자가 된다는 내용을 한 폭에 담고 있다.

특별전에는 손오공의 유래라고 할 수 있는 인도의 대서사시 <라마야나>의 원숭이왕 하누만 석판화(인도)와 채색 탁본(태국)도 공개된다. ‘말에 생긴 역병을 원숭이가 물리친다’는 데서 유래된 피마온(避馬瘟)이란 단어가 돋보이는 중국 목판화 부적과 금강역사와 세 원숭이가 등장하는 일본 목판 등도 전시된다. 일본 목판의 세 원숭이는 눈과 입, 귀를 막고 있는 모습인데 이는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말라는 뜻이다.

이외에도 석석왕후(石昔王猴)라는 손오공과 원숭이가 그려진 육필년화와 여러 일본의 소설에 실린 손오공 삽화들도 선보인다. 우리나라 자료로는 부장품이었던 고려시대 원숭이청자와 김유신 장군묘 12지신 원숭이 탁본 등이 있다. 아울러 앤디워홀의 석판화 ‘네 마리 원숭이’까지 전시해 동서양을 넘나드는 다양한 원숭이 자료를 볼 수 있다.

한선학 관장은 “90개 이상의 역경을 극복하고 불경을 가져와 희망을 안긴 손오공은 열정과 희망의 화신”이라며 “열정으로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바 있는 우리 민족이다. 손오공의 열정과 희망 정신을 통해 꺼져있던 민족 열정에 불을 지피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고인쇄문화 활용에 앞장서고 있는 원주 고판화박물관은 2월 4~5일 이틀간 원주 시청 로비에서 새해소원성취를 기원하는 원숭이 판화 인출체험행사를 무료로 열 예정이다.

▲ <라마야나>의 원숭이왕 '하누만' 석판화(인도).
▲ 석석왕후(중국).
▲ 일본 목판화 '청면동자와 세 원숭이' 속 원숭이 확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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