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 스님(천태종 교육부장, 7월 19일 종단 산하단체 수련법회 회향 법문)

2500여 년 전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중생의 삶은 ‘고(苦)’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중생들이 고통 없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면 부처님께서 굳이 중생구제 서원을 하셨을까요?

부처님께서 대도(大道)를 성취하시고 녹야원에서 다섯 비구에게 처음으로 설법하신 내용이 고(苦)ㆍ집(集)ㆍ멸(滅)ㆍ도(道)의 네 가지 진리로 구성된 ‘사성제(四聖諦)’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중생의 삶은 고통이라는 뜻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인생을 살다보면 즐거운 일 보다는 고통스러운 일이 더 많다고 하셨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발전된 문명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삶이 불편해서 고통스러운 게 아닙니다. 옛날 선조들은 짚신을 신고 산을 넘었지만, 지금 우리는 차를 타고 산을 넘습니다. 또 먹을 게 없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호의호식(好衣好食)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런 물질문명의 풍요 속에서 안락한 삶을 살고 있지만 우리의 마음에는 항상 채워지지 않는 불안과 허전함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바로 중생들의 탐욕 때문입니다. 이 탐욕이라는 것을 재물만 가지고 논할 수는 없습니다. 숨 쉬고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의 삶 속에는 천갈래 만갈래 탐욕의 마음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런 탐욕에 집착하는 까닭으로 중생이 사는 삶은 고통일 수밖에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우리 중생들에게 이런 고통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바로 ‘팔정도(八正道)’입니다. 이것은 초기불교 경전인 〈아함경〉에 나와 있는 가르침으로, 부처님의 근본 교설에 해당하는 중요한 교리입니다. 팔정도에 대해 알고 계신 분들도 있겠지만 한번 더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정견(正見)’은 올바로 보는 것, 두 번째 ‘정사(正思)’는 올바로 생각하는 것, 세 번째 ‘정어(正語)’는 올바로 말하는 것, 네 번째 ‘정업(正業)’은 올바로 행동하는 것, 다섯 번째 ‘정명(正命)’은 올바로 생활하는 것, 여섯 번째 ‘정근(正勤)’은 올바로 부지런히 노력하는 것, 일곱 번째 ‘정념(正念)’은 올바로 기억하고 생각하는 것, 마지막으로 여덟 번째 ‘정정(正定)’은 올바로 마음을 안정하는 것입니다.

이 팔정도를 닦지 않고서는 우리는 결코 안락한 삶으로 나아갈 수 없고, 반복되는 윤회의 고통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팔정도의 내용은 결국 우리의 몸을 통해, 입을 통해, 생각을 통해 고통을 말끔히 없애는 작업입니다.

경전에서는 부처님 열반 후 불법이 쇠퇴해 깨달음을 이루는 수행자가 사라진 시기를 ‘말법시(末法時)’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말법시대에는 중생을 제도할 수 있는 그 어떤 가르침도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때에는 미륵부처님께서 나투셔서 ‘십선계(十善戒)’로서 일체중생을 제도하시고 구제하신다고 합니다. 십선계란 중생들이 지켜야 할 계율로 ‘불살생(不殺生)’, ‘불투도(不偸盜)’, ‘불사음(不邪淫)’, ‘불망어(不妄語)’, ‘불기어(不綺語)’, ‘불악구(不惡口)’, ‘불양설(不兩舌)’, ‘불탐욕(不貪欲)’, ‘불진에(不瞋 )’, ‘불사견(不邪見)’입니다.

이와 같이 팔정도와 십선계는 고통과 무지에 빠져있는 중생들이 윤회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하는 가르침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앞에서 말한 팔정도를 실천하고, 십선계를 잘 지키는 삶을 살아가길 바랍니다.

여러분! 고(苦)를 벗어나기 위해 부처님 법을 잘 실천하고 지키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런 삶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바로 꾸준한 기도입니다. 그런데 기도라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정진하는 시간이 30분만 지나면 온몸의 사지가 뒤틀릴 정도로 고통스럽습니다. 하지만 주위에서 정진하는 사람들을 본받아 ‘남들도 하는데 이 정도도 못하겠는가?’라고 생각을 한다면, 얼마든지 여러분들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지금 매일 기도를 하시는 분들도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1~2시간을 참으며 기도를 하다가 그 공덕이 쌓여 밤새도록 매일 기도를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이렇게 3년을 하시는 분도 있고, 한평생을 방에 앉아서 기도를 하며 생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부처님 가르침을 공부하고, 실천해 열심히 수행정진을 하면 그 기운들이 언젠가는 여러분들의 삶에 지혜로움을 이루어 이 세상의 무대에서 멋지고 안락하게 살아 갈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수행정진을 통해 ‘고(苦)’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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