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군의 깊고 맑은 산, 해발 700m 고지의 깊은 산중에 자리한 청량산 청량사의 이야기. 청정도량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구름으로 산문을 지은 절’로도 소개되지만, ‘산사음악회’로도 유명하여 많은 분들에게 관심과 찬사를 받고 있는 청량사가 또 한 번의 속삭임으로 대(大)합창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평소 아이들을 너무 좋아하시는 주지스님과 빵 학년 아이들의 만남. 할머니를 따라왔던, 엄마 손을 잡고 왔던, 그 험한 산길을 올라온 송골송골 땀방울이 인연으로 맺혀 매주 마다 6~70명이 올라오는 꿈같은 어린이법회로 꽃을 피웠다. 일요일이면 아침부터 산중 도량 골골마다 아이들의 호호호 깔깔깔. 덩달아 신이 난 스님의 원력에 아이들의 사물놀이 팀 ‘꼬마풍경’이 탄생하게 되었고, 기타 드럼 피아노의 재주를 꿈꾸는 친구들은 멋진 어린이밴드를 결성하게 되었다.

이윽고 잘되는 집의 추임새랄까. 아이들의 신명나는 모습에 자 부모들의 신심이 난 걸까.

스님의 거침없는 하이킥에 다양한 동아리들의 모임들이 결성되었는데, 역시 그중에서도 오늘 박수를 치고 싶은 것은 합창단이다. 이름하여 청량사 둥근소리 합창단. 기존의 청량사 신도와 어린이회, 학생회의 자 부모님들. 그리고 각 신행단체에서 활동하시는 분들 중에 음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모인 합창단으로 불과 2~3년여 만에 50여 명의 활발한 혼성 하모니를 자랑하게 되었다.

더욱이 재미있는 것은 여느 합창단과는 달리 위치상 산중 산사에서 모일 수가 없기에, 인근 도시인 영주시내에서 매주 화요일 저녁 7시에 연습을 하는데, 장소 역시 신도이면서 합창 단원이신 예식장 사장님께서 흔쾌히 제공하셨고, 폭넓은 연령층의 다양한 분들께서 열정적으로 동참하여 찬불의 노래를 목청껏 소리치고 있다.

바로 이러한 모든 이들의 행복한 잔치가 지난 7월 23일 영주시민회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사물놀이 ‘꼬마풍경’의 오프닝과 어린이 밴드, 그리고 청량사 둥근소리 합창단이 뽐낸 제2회 정기연주회. 당연히 600여 석이 넘는 자리는 이미 만원이었고, 지역의 많은 스님들과 단체장님들. 그리고 여느 잔치 부럽지 않은 청량사의 대 합창에 모두들 ‘앵콜! 앵콜!’을 외치기에 충분한 여름밤이 펼쳐졌다.

모두들 어린이, 청소년 포교를 외치며, 문화포교, 으뜸도량 등 다양한 목소리가 갈갈한 요즘, 진정 무엇이 부처님의 노래인지, 수행인지, 실천인지, 포교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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