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햇살 머금은 연꽃향기 찾아 떠나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요즘, 한낮의 기온이 연일 30도를 웃돌고 있다. 실제 몸으로 체감하는 온도는 그 이상. 사람들은 숨쉬기 답답할 정도로 높은 습도와 피부를 자극하는 햇볕을 피해 워터파크, 놀이동산, 해수욕장 등으로 피서를 떠난다. 하지만 꽉 막힌 고속도로와 인산인해를 이루는 휴가지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이만저만 아니다. 올 여름은 복잡한 곳을 벗어나 사방에 연꽃이 가득한 곳으로 가보자.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사찰과 공원에서 시원한 휴가를 즐길 수 있다.

△제1회 조계사 연꽃축제

도심 속에 자리 잡은 서울 조계사가 온통 녹색 빛으로 물들었다. 경내를 가득 메운 연꽃 때문이다.

봄에는 다양한 봄꽃을, 부처님오신날에는 오색빛깔 연등을, 가을에는 계절을 대표하는 꽃 국화를 경내에 비치해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여유와 꽃향기를 전해주고 있는 조계사가 올 여름 처음으로 연꽃축제를 개최했다. 8월 30일까지 진행되는 제1회 조계사 연꽃축제는 조계사 경내에 500여 개의 크고 작은 화분에 연꽃을 옮겨 놨다. 일주문에서 대웅전 앞마당까지 각양각색의 연꽃들이 불자들과 관광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또 인공 연못에서는 홍련과 백련의 꽃봉오리들이 곱게 피어나 있다. 조계사 근처에서 일을 하는 직장인들이라면 점심시간과 휴식시간을 이용해 만개한 연꽃을 구경하면서 일상생활에 지친 몸과 마음에 여유를 줄 수 있을 것이다.(02-768-8600)

▲ 전주 덕진공원에 만개한 모습의 연꽃들.〈사진제공=한국사진작가협회 전주지부〉

△제19회 무안 연꽃축제

1997년부터 시작된 무안 연꽃축제는 단일 연꽃축제로는 전국 최대. 연꽃축제가 진행되는 회산 백련지 저수지는 자연적으로 생긴 것이 아닌 일제강점기 때 조상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33만㎡(약 10만평) 규모의 인공 저수지이자 동양 최대 백련 자생지다. 이 곳에서 제19회 무안 연꽃축제가 8월 13일~16일까지 진행된다. 연꽃 소망 풍등 날리기, 품바공연 등 다양한 공연과 연꽃차 무료시음, 연꽃 향비누ㆍ향초 만들기 등을 즐길 수 있다. 특히 광활한 연못사이를 가족ㆍ연인과 함께 보트를 타면서 연꽃을 구경할 수 있는 ‘신비의 연꽃 길 보트탐사’를 운영한다. 입장료는 무료(보트탐사는 유료). (061-450-5472)

△ 양평 세미원연꽃문화제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 세미원은 우아한 연꽃을 사진과 그림으로 남기려는 프로ㆍ아마추어 작가들이 꾸준히 찾는 명소다. 특히 연꽃 개화시기에 맞춰 8월 16일까지 연꽃문화제가 열린다. 세미원은 서울에서 차로 30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간단히 바람을 쐬러 가기 좋다. 세미원에 들어가는 다리는 정조 시대의 배다리를 재현한 것. 열대수련연못에는 다양한 종류의 연꽃이 가득하다. 세미원 정원 걷기, 명상체험, 연꽃차 시음 등을 체험할 수 있다. 항아리 365개로 만들어진 장독대 분수가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근처에 자전거 대여시설도 있어 팔당호 주변을 돌아볼 수도 있다. 입장료는 성인 4,000원, 어린이ㆍ청소년ㆍ시니어 2,000원. 운영시간은 오전 8시~오후 7시.(031-775-1830)

△ 제13회 태안 연꽃축제

태안군 남면에 위치한 그린리치팜(구 청산수목원)에서 8월 23일까지 진행된다. 9만9200㎡의 공간에 연꽃ㆍ가시연ㆍ빅토리아 연 등 200여 품종, 수목 및 야생화 600여 종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다양한 테마로 구성된 연꽃 정원이 있어 정원별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 여러 종류의 곤충도 서식하고 있어 아이들의 생태 학습에도 제격이다. 축제기간 중에 연꽃문화관ㆍ태안홍보관 등이 운영되며, 연꽃사진전과 미술전도 열린다. ‘이 길을 걷는 모든 이들에게 복이 넘치길 바란다’는 의미가 깃든 만(卍)자 모양 꽃길인 ‘만의길’은 사방의 끝이 종횡으로 늘어나고 펼쳐지면서 계속 이어지는 길이다. ‘만의길’’을 걷는 색다른 경험도 해 보자. 이 밖에도 농원산책, 소원지 걸기, 비누 만들기, 연잎차 시음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즐겨 그린 ‘랑그루아 다리’를 재현해 만든 ‘고흐 브릿지’ 등의 조형물도 관람할 수 있다. 입장료는 성인 6,000원, 청소년 5,000원.(041-675-0656)

△ 제14회 제주 한림공원 연꽃축제

국내 관광지 1순위로 꼽히는 제주도에서는 제14회 한림공원 연꽃축제를 9월 15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홍련, 백련을 비롯해 각양각색의 열대수련, 빅토리아수련, 파피루스, 물양귀비 등 희귀한 100여 종의 연꽃과 수생식물들이 전시된다. 연꽃과 함께 사진 촬영 대회, 연꽃 시화전 등을 비롯해 한국ㆍ독일 청소년 관악단 공연(8/15), 인디언 전통악기 연주(7/28~8/23) 등을 구경할 수 있다. 연꽃 뿐 아니라 내부 온도가 20도로 시원한 천연기념물 236호인 협재ㆍ쌍용동굴에서 ‘천연의 내방’을 체험할 수 있다. 입장료는 성인 1만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 6,000원.(064-796-0001)

이밖에도 행사가 끝나거나 계획이 없더라도 가볼 만한 연꽃의 향연장은 전국에 즐비하다. 서울 봉원사(02-392-3007), 강화 선원사(032-933-8234), 남양주 봉선사(031-527-1956), 전주 덕진공원(063-239-2607), 경주 안압지 연꽃단지(054-772-4041), 강진 백련사(061-432-0837), 당진 정토사(041-356-1383), 부여 서동공원(041-830-2921), 강릉 경포습지, 시흥 관곡지 등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싱그럽게 만개한 연꽃을 8월 중순까지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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