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불화연구 18년, 끝 아닌 시작”

“18년 간 전국 조계종 사찰과 박물관을 돌며 불화 3천여 점을 모았습니다.”

최근 《한국의 불화》 40권을 완간한 성보문화재연구원장 범하 스님〈사진〉은 “이번 대작불사로 불화 유실과 훼손에 대비할 만한 자료를 남기게 됐다”며 “드디어 후학에게 전통의 맥을 잇게 한다는 대장정의 목적을 완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범하 스님은 1989년 석정 스님(중요무형문화재 제118호 불화장)의 발원으로 전국불화조사단을 구성, 18년 동안 직지사ㆍ통도사ㆍ해인사 등 전국 조계종 사찰 476곳과 14개 박물관을 찾아다니며 불화 3156점을 사진에 담았다.

“산중 사찰에 무거운 장비를 들고 가면 불화는 대부분 벽에 걸려 있는데다 먼지와 때가 가득해 사진 촬영이 어려웠지요. 촬영을 위해 불화를 꺼내 조사하는 것도 쉽지 않아 여러 번 중단할 뻔했지만 본말사 주지들의 협조로 견뎌냈습니다.”

스님은 가장 어려운 작업으로 괘불(걸개 그림) 촬영을 꼽았다. 괘불은 길이가 아파트 6층 건물에 달한 것도 있어 괘불을 펼쳐놓고 크레인 위에 올라가 찍는 공중촬영 기법을 개발했다.

많은 시간과 품을 들인 만큼 《한국의 불화》에 깃든 노력은 엄청나다. 불화를 세부적인 유형으로 분류, 정밀 촬영해 전도와 부분도를 풍부하게 소개한 것도 이번이 최초다. 스님은 “고려·조선시대, 일제 시대, 6.25 전쟁까지의 불화를 후불탱, 보살탱, 괘불 등 8가지로 분류했다”며 “석정 스님을 비롯한 불화 전공자들의 도판해설도 수록했다”고 말했다. 관련 논문(권1~20), 사찰 개요(권21~40권), 불화의 명칭과 봉안처, 조성연대, 시주자 이름 등이 적힌 불화의 화기(畵記) 전문도 함께 실었다.

범하 스님은 이번 완간에 대해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이라며 “장차 한국의 불화가 민족회화로서 올바른 위치를 다지기 위해 일반 대중들이 쉽게 탱화를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범하 스님은 지난 4월 10일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 초대 관장으로 임명됐다. 범하 스님은 석가탑 유물 반환에 대해 “문화재는 원 소유자에게 돌아가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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