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원 스님(부산 삼광사 주지, 삼광사 7월 26일 법문)

우리에겐 모두 영혼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산자도 영혼이 있고, 망자도 영혼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산자와 망자를 다 아우를 수 있는 대자대비의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절에서 기도를 올릴 때 대부분 산자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망자에 대해선 무시 아닌 무시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산자는 눈에 보이니 중요시하지만 망자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무시하는 겁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들은 불교공부를 하고, 기도를 하는 불자로서 눈에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눈에 안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아야 합니다. 부처님은 중생들을 위해서만 설법을 하시지 않았습니다. 부처님을 낳고 3일 만에 돌아가신 마야부인을 위해 훗날 천상으로 올라가 그녀를 위해 설법을 했습니다. 이렇듯 산자와 망자가 다 소중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기도정진 해야 합니다.

지금 이 시대에는 부처님의 말씀을 옮겨놓은 경전이 너무 많습니다. 이 많은 경전을 공부하기란 너무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경전 중에 한 가지를 화두로 삼고 열심히 공부하다보면 이것이 천 갈래 만 갈래로 퍼져서 팔만사천 허공법계를 다 채우고도 남는 법이 생깁니다. 〈법화경〉 ‘안락행품’을 보면 ‘자비희사(慈悲喜捨)’에 대한 말이 나옵니다. 우리 불자들은 자비희사의 마음을 공부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증일아함경〉을 보면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섬기고 공경할 만한 일곱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 연민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 남을 기쁘게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 남을 보호하고 감싸는 마음을 가진 사람, 집착하지 않고 마음을 비운 사람, 부질없는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 바라는 것이 없는 사람’입니다. 이 일곱 가지 중에 하나 정도라도 실천해야 여러분들의 자녀들이 여러분이 죽고 난 후 제사를 지낼 때 ‘우리 부모님은 부처님 법을 믿고 이렇게 존경ㆍ공경 받는 일을 하시고 가신 분’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자비희사에 대해 더 깊게 들어가면 ‘자’는 ‘사랑 자(慈)’입니다. 남을 사랑하는 마음, 모두를 사랑할 수 있는 그런 마음을 키워가야 합니다. ‘비’는 ‘슬플 비(悲)’입니다. 남의 괴로움을 내 일 같이 생각하고 함께 동고동락 하는 그런 마음입니다. 이 마음을 가졌을 적에 우리는 대비의 마음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희’는 ‘기쁠 희(喜)’로 남이 괴로움을 떠나 즐거움을 얻으면 기뻐하려는 마음입니다. 시기 질투가 아닙니다. 기뻐해주는 이런 마음을 우리는 늘 관세음보살님을 부르면서 만들어 내야 합니다. ‘사’자는 ‘버릴 사(捨)’입니다. 모든 집착과 애착을 뛰어넘어서 남을 평등하게 대하는 마음입니다. 〈법화경〉은 이런 내용을 우리에게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자비희사를 다시 말하면 자비는 관세음보살님의 지혜력이고, 희사는 바로 대세지보살님의 지혜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특히 〈법화경〉을 소의경전으로 삼고 있는 천태종 신도들은 자비희사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데 더욱더 용맹정진 해야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신앙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조언을 해 드리겠습니다. 사바세계에 온 모든 성인들이 했던 말이 “참아야 한다” 였습니다. 참지 않으면 이 사바세계에서 살아갈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참는 뒤에 반드시 좋은 낙이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습니다. 잘 참는 사람에게는 언제라도 행운의 기회가 올 수 있지만, 참지 않는 사람에게는 희망과 꿈 모든 것이 단절됩니다. 참는 것이 적응이 되면 참는 묘미에 빠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여러분들이 늘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바로 ‘아침ㆍ저녁으로 기도하라’입니다. 기도하라고 해서 어렵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기 전에 부처님의 제자가 될 것을 약속하면서 자기가 원하는 서원을 부처님께 간절히 축원드리고 관세음보살님을 정성으로 부르다가 자면 됩니다. 만약 관세음보살님을 부를 힘이 없고 바쁘다면, 부처님께 내일 이루고 싶은 서원을 축원 올리면 됩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잠자기 전에 했던 대로 부처님을 부른 후 오늘 해야 할 일을 되새겨보세요. 이 기도를 아침ㆍ저녁으로 반복하다보면 마음의 에너지가 생깁니다. 이 에너지는 반야심경, 천수경을 읽는 것보다 더 위대한 에너지입니다. 단지 아침ㆍ저녁으로 부처님 세 번 부르는 것이 이렇게 위대한 에너지ㆍ기가 생기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직접 체험해 보세요. 여러분들 모두 이렇게 신심을 키워서 부처님의 가피를 많이 받는 불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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