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출연예정이었던 공연이 전격 취소되었고, 어제는 고심 끝에 붓다콘서트 6월 공연을 다음 달로 미루는 운영위원회 회의가 있었다. 또한 6월 일정상 이리저리 다녀야 할 지방 일정들도 대부분 취소와 연기, 미정으로 답답하고 뒤숭숭한 마음 가득이다.

늘 밝고 씩씩한 음향업체 이 사장. 공연 연기와 취소의 소식을 전해 듣고는 풀죽은 목소리로 신세한탄이 끝이 없다. 지난해에는 세월호 사건으로 인하여 공연업계는 물론 많은 분들이 힘들어 했는데, 올여름엔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때문에 대부분의 축제와 음악회 등 사람모이는 행사는 대부분 취소되고 있으니 정말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반적으로 산사음악회를 기준으로 멋진 행사를 치르려면 무대ㆍ음향ㆍ조명ㆍ특수효과ㆍ영상시스템ㆍ미술ㆍ전기 등 각종장비와 의자ㆍ텐트 등 차려지는 장치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아울러 이 모든 것들이 형편에 맞게 조화롭게 셋팅이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다양한 파트의 많은 분들이 한 팀을 이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데, 기획ㆍ연출ㆍ진행에 있어 다소 부족할 수 밖에 없는게 불교 공연 전문 스텝들이 부족해서다.

한 번의 공연이 성공적으로 펼쳐지려면 이렇게 ‘판’이 잘 짜여야 한다. 그러나 대중들은 물론이고 행사를 준비하는 주최 측에서도 공연 기획ㆍ연출의도ㆍ현장 시스템보다는 메인 출연진들의 꼭지에 초점을 맞추려 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화려함 이면에 여기저기 숨은 곳곳에서 애쓰는 현장 스텝들의 노고가 외면되어지는 현실이 아쉽기만 하다.

물론 세상사, 모든 것이 그러하듯 1시간 반에서 2시간의 공연을 감안한다면, 짜야진 각본 속에 다양한 출연진들의 모습이 있고, 절정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히어로의 화려한 무대는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바로 이러한 멋진 무대를 위해 많은 사람들의 정성과 공력이 필요하다. 행사를 꾸려가는 많은 분들의 원력과 신심, 저마다 맡은 소임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연의 ‘판’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공연스텝이 있기에 모두에게 감동과 행복을 함께 할 수 있다 하겠다.

늘 힘들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을 위하여 애쓰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를 더욱 더 스타답게 빛나게 함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그들이야 말로 진정 불교 공연, 행사의 선봉장이요, 가장 큰 박수를 받아야 할 행복제조기라 말하고 싶다.

모두가 바라고 원하듯, 어서 메르스가 퇴치되어 신명나는 ‘판’을 벌이고 싶다. 우리의 친구, 사랑하는 스텝들의 환한 웃음과 망치소리로 다함께 멋진 공연을 준비하고 싶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