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 총본산 구인사가 오는 20일 개산 70주년을 맞는다. 한국 천태종의 중창조인 상월원각대조사(1911~1974)께서 의천 대각국사 이후 은몰됐던 한국 천태종의 맥을 잇고자 소백산 연화봉 아래 초가삼간을 지은 때가 1945년 오월 단오날. 이후 70성상이 흘렀다. 초가삼간 자리에는 5층 대법당이, 그 위에는 1만 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광명전이 우뚝 세워졌다.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다. 그 동안 대조사님의 원력을 이어받아 수행과 중생구제의 원력 아래 쉼 없이 정진해온 250만 천태종도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천태종은 구인사 개산 70주년을 맞아 사진전·음악회·학술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먼저 ‘구인사 개산 70주년 역사사진전-초암에서 대도량까지’란 주제로 13일 개막하는 사진전은 구인사의 어제와 오늘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봉축법요식에 앞서 19일 열리는 학술대회와 음악회는 천태종의 수행종풍을 조명하고, 구인사 개산 70주년을 맞아 세계평화와 국민의 화합을 기원하는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700년 한국불교의 역사 속에서 창건 시기가 천년 이상 거슬러 올라가는 사찰도 적지 않다. 그에 비할 때 구인사 70년 역사는 결코 길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천태종 구인사는 상월원각대조사께서 일제강점기란 어둠의 터널을 벗어나겠다는 원력을 담아 천태불교를 일으킨 도량이란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또한 천태종의 총본산으로 천태종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한국불교의 성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감안할 때 구인사 개산 70주년에 담긴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천태종이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 도약을 준비하는 전환점이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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