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등 독지가 3명, 아무 조건없이 출연키로

5월 8일 오후 3시 봉은사 다래헌에서 열린 황우석 박사 연구재개 기금조성을 위한 기자회견.

황우석 박사의 연구재개를 위한 기금 600억원이 조성된다.

전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설정 스님 등 황우석 박사의 연구재개 지지자들은 5월 8일 오후 3시 서울 삼성동 봉은사 다래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우석 박사의 연구재개를 바라는 독지가 3명이 건물, 토지, 연구자금 등 총 600억을 아무 조건없이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황우석 박사의 연구재개를 위한 지원금은 올해말까지 연구자금 150억원, 내년부터 수년간 순차적으로 300억원, 연구시설로 사용될 건물과 토지 150억원 등 총 600억원이다. 연구시설은 서울과 부산 2곳이다.

그러나 독지가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황우석 박사 변호인단의 이건행 변호사는 "후원 의사를 밝힌 분들은 스님 한 분과 재가자 2명 등 총 3명"이라며 "실명 밝히기를 원치 않는 그 분들의 뜻을 존중해 후원자들을 아직은 밝히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독지가 3명과 황우석 박사는 불참했고, 설정 스님, 봉은사 주지 원혜 스님, 도선사 주지 혜자 스님,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의연 스님과 도문 스님, 이건행 변호사 등이 배석했다.

이에 대해 이건행 변호사는 "후원을 약속하신 분들이나 황우석 박사는  기자회견장에 나올 경우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해 참석하지 않고, 명망있는 스님들을 통해 발표하게 됐다"며 불참 이유를 밝혔다.

또 이 변호사는 "이번 연구재개 기금 조성과 관련해 황우석 박사 또한 독지가들의 후원의사는 알고 있으나 '고맙다'고만 말했을 뿐, 아직 수락여부 또한 대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날 참석자들을 대표해 설정 스님은 "얼마 전 황박사를 만났는데 '어떤 상황이 생겨도 같이하고자 하는 연구원이 30명 정도되는데,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연구재개 기금 후원자들도 같은 뜻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자칫 황우석 박사가 해외로 나가 연구를 하게 되면 국부가 유출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며 "이번 기금 조성은 황박사가 국내에서 연구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황우석 박사의 윤리 문제에 대한 지적에 대해 스님은 "황박사 자신도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참회하고 뉘우치고 있다"며 "황박사가 '이번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순수한 과학도의 길을 걸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스님은 불교계의 지원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불교계 차원에서의 지원이 아니다"라며 "가톨릭, 개신교, 농민, 일반인,  스님 등 황우석 박사의 연구재개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이 담긴 지원"이라고 말해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번 황우석 박사 연구재개 기금조성에는 은해사 주지 법타 스님, 봉선사 주지 철안 스님, 마곡사 주지 진각 스님, 백양사 주지 두백 스님, 송광사 주지 영조 스님,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장적, 무자, 초격, 보경, 일문, 종본, 도원, 법경, 법광, 원광 스님 등이 뜻을 같이했다.

한편 후원자들은 3개월전부터 후원의사를 밝혀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문 전문

1. 평소 황우석 박사와 그 연구팀이 처한 상황에 대해 안타까워하던 우리 불교계 인사들과 시민들이, 황우석 박사가 연구를 재개하여 인류에게 보탬이 될 수 있는 업적을 쌓기를 바라며, 이를 위한 후원의 뜻을 밝히게 되었습니다.

2. 스너피를 비롯한 세계적인 동물 복제기술과 배아줄기세포의 배반포 생산기술은 황우석 박사팀이 지닌 자랑스럽고 독보적인 기술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3. 그동안 과도 있었지만 이를 반성하고 훌륭한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를 향한 성실한 실험실 일꾼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4. 황박사 자신은 해외에서 연구하는 것이 당장은 선택하기 쉬운 길일 수 있겠으나, 국내에서 더욱 정진하여 실추된 위상을 스스로 회복하기를 원합니다.

5. 오늘 발표해 드릴 후원의 내용은 간략하게 다음과 같습니다.

6. 황우석 박사의 연구를 위하여 독지가 3분께서 총 600억원 상당의 현금 및 부동산을 아무런 조건 없이 출연하기로 약속하셨습니다.
올 연말까지 총 150억원의 연구자금이 출연될 예정이며, 그 다음해부터 수년간에 걸쳐 순차적으로 200억원이 지급될 것입니다.
그리고 연구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150억 상당의 건물과 토지를 출연하기로 하였습니다.
우리는 황우석 박사팀이 큰 정성을 베풀어 주신 후원자들의 뜻을 받아 부처님의 자비 정신에 기초하여 감사와 봉사의 정신을 실천하는 참 과학도가 되기를 갈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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