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가 외로운 고공농성 지속 않길 바라며”
동국대 불교학과 81학번 김영국 소장(연경사회문화정책연구소)이 지난 4월 21일 ‘총장선거 전면 재실시’를 요구하며 무기한 고공농성을 시작한 최장훈 동국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을 지지하며 5월 21일부터 최 회장이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만해광장 조명탑 아래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김영국 소장은 ‘사람이 살아야 한다’ 제하의 글을 통해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동국대 동문으로서 참회를 담아 최장훈 후배가 더 이상 외로운 고공농성을 지속하지 않아도 되도록 조명탑 아래 단식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소장은 “최장훈 후배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행복할 수 있도록 동국대의 모든 파행을 당장 멈춰야 한다”며 “종단은 불법적 개입을 지심으로 사과하고 자격 없는 이사들은 즉각 물러나고, 동국대 구성원의 존경을 받는 총장이 새로 선출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소장은 단식기간에 대해 “요구사항이 이뤄질 때까지 무기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 글 전문>
사람이 살아야 한다
저기 사람이 있다.
거대한 종단 권력의 횡포를 고발하며
목숨을 걸고 조명탑에 오른 지 한 달,
저기 휘청거리는 조명탑에는
여전히 사람이 있다.
조명탑에 오른 것은 동국의 양심이다.
일제강점기 민족혼을 지켜온 선배들의 정신과
군사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쟁취하고자
피흘린 동국의 역사가
지금 또 다시 목숨을 걸고 조명탑에 올라 있다.
동국대 대학원 총학생회장 최장훈 후배가
동국의 수치스런 현실을 좌시할 수 없어
온 몸으로 진실을 증언하고 있다.
누가 이성과 진실의 전당인 대학에 먼저 못질을 했는가?
누가 학문탐구에 전념해야 할 연구자를 조명탑에 오르게 했는가?
총장선거과정에 불법적으로 개입하여 갑질을 한 종단이다.
이사회를 장악한 범계승려이사들과 절도이사장이다.
저들이 선출해준 것에 감지덕지하는 후안무치한 표절총장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권력은 주요 보직을 전리품으로 나누었다.
고공농성 한 달째인 애타는 목소리를 외면하며
진실을 증언하는 학생들을 폭행하고 팻말을 부수니
109년 동국대 역사에
동국대를 건학한 선각자들의 간절한 뜻이
이처럼 능멸당한 적이 또 없었다.
부처님 오신 날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 5월,
최장훈 후배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행복할 수 있도록
지금 동국대의 모든 파행은 당장 멈춰야 한다.
종단은 불법적 개입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자격없는 이사들은 즉각 물러나야 한다.
동국대 구성원의 존경을 받는 총장이 새로 선출되어야 한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동국대 동문으로서의 참회를 담아,
최장훈 후배가
더 이상 외로운 고공농성을 지속하지 않아도 되도록
조명탑 아래
단식을 시작하고자 한다.
2015년 5월 21일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불교학과 81학번 동문 김영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