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가 외로운 고공농성 지속 않길 바라며”

▲ 지난 4월 21일부터 동국대 만해광장에 있는 15m 높이의 조명탑에서 무기한 고공농성 중인 최장훈 동국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

동국대 불교학과 81학번 김영국 소장(연경사회문화정책연구소)이 지난 4월 21일 ‘총장선거 전면 재실시’를 요구하며 무기한 고공농성을 시작한 최장훈 동국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을 지지하며 5월 21일부터 최 회장이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만해광장 조명탑 아래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김영국 소장은 ‘사람이 살아야 한다’ 제하의 글을 통해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동국대 동문으로서 참회를 담아 최장훈 후배가 더 이상 외로운 고공농성을 지속하지 않아도 되도록 조명탑 아래 단식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소장은 “최장훈 후배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행복할 수 있도록 동국대의 모든 파행을 당장 멈춰야 한다”며 “종단은 불법적 개입을 지심으로 사과하고 자격 없는 이사들은 즉각 물러나고, 동국대 구성원의 존경을 받는 총장이 새로 선출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소장은 단식기간에 대해 “요구사항이 이뤄질 때까지 무기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 글 전문>

사람이 살아야 한다

저기 사람이 있다.

거대한 종단 권력의 횡포를 고발하며
목숨을 걸고 조명탑에 오른 지 한 달,
저기 휘청거리는 조명탑에는
여전히 사람이 있다.

조명탑에 오른 것은 동국의 양심이다.
일제강점기 민족혼을 지켜온 선배들의 정신과
군사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쟁취하고자
피흘린 동국의 역사가
지금 또 다시 목숨을 걸고 조명탑에 올라 있다.
동국대 대학원 총학생회장 최장훈 후배가
동국의 수치스런 현실을 좌시할 수 없어
온 몸으로 진실을 증언하고 있다.

누가 이성과 진실의 전당인 대학에 먼저 못질을 했는가?
누가 학문탐구에 전념해야 할 연구자를 조명탑에 오르게 했는가?
총장선거과정에 불법적으로 개입하여 갑질을 한 종단이다.
이사회를 장악한 범계승려이사들과 절도이사장이다.
저들이 선출해준 것에 감지덕지하는 후안무치한 표절총장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권력은 주요 보직을 전리품으로 나누었다.
고공농성 한 달째인 애타는 목소리를 외면하며
진실을 증언하는 학생들을 폭행하고 팻말을 부수니
109년 동국대 역사에
동국대를 건학한 선각자들의 간절한 뜻이
이처럼 능멸당한 적이 또 없었다.

부처님 오신 날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 5월,
최장훈 후배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행복할 수 있도록
지금 동국대의 모든 파행은 당장 멈춰야 한다.
종단은 불법적 개입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자격없는 이사들은 즉각 물러나야 한다.
동국대 구성원의 존경을 받는 총장이 새로 선출되어야 한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동국대 동문으로서의 참회를 담아,
최장훈 후배가
더 이상 외로운 고공농성을 지속하지 않아도 되도록
조명탑 아래
단식을 시작하고자 한다.

2015년 5월 21일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불교학과 81학번 동문 김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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