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강요, 폭력임을 알아야

저는 불자이지만 아내는 불자가 아니에요. 결혼을 할 때는 서로 종교는 이해하고 존중하자고 합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처갓집은 모두 기독교인이다 보니 저를 개종시키지 못한 것에 대해 모두 집착을 하는 것 같습니다. 집사람도 사이에서 힘들어하고 저도 처가에 가기 싫고 때론 집사람이 종교 이야기를 꺼낼 때면 짜증이 앞섭니다.

부부 사이의 종교갈등은 법원에서 이혼하라는 판결을 받을 정도인데요. 의외로 많은 부부가 종교갈등을 겪고 있다고 하네요. 종교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첫 걸음은 상대의 종교를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화가 가장 중요하죠.

신앙의 자유는 부부라 하더라도 침해할 수 없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부부는 서로 협력하여 원만한 부부생활을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어요. 그 의무가 신앙의 자유를 앞서서는 안 됩니다. 서로의 종교를 존중하되 개종을 강요해서는 안 되는 거지요. 문제는 부부가 서로 합의해도 불자님처럼 주위 사람 때문에 갈등이 깊어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종교가 아니라는 것을 부인께서도 이해하고, 같이 가정의 행복을 위한 길을 갈 수 있도록 기운을 북돋워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처가 식구들의 간섭을 부인이 알아서 막아줄 수 있는 거지요. 종교 문제로 짜증이 나더라도 잠시 접어두고 처가 식구들에게도 정성껏 할 도리를 하세요. 보살의 마음으로 대하십시오.

전문가들 얘기를 들어봐도 서로 존중하고 사랑과 신뢰가 있다면 종교갈등으로 가족이라는 테두리가 깨지는 일은 없을뿐더러, 대화와 배려로 충분히 이겨나갈 수 있는 문제라고 하네요.

서로의 종교적 신념을 문제 삼으면 그게 누구든 고통스럽기 마련입니다. 종교는 사실 마음의 문제거든요. 자신이 원하는 종교로 상대편을 바꿀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바꾸려는 생각만으로도 폭력이 된다는 것을 주변사람에게도 깨우쳐주세요. 내가 원하는 종교로 바꾸려 한다면 어떤 형태이든 폭력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거든요.

부부가 서로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서로의 종교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사랑으로 인내한다면 갈등을 잘 극복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채식주의자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채식만 하며 살기가 참 힘들어요. 채식주의자라는 이유로 비난을 받을 때가 있거든요.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채식주의자로 사시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을 거예요. 식당에서 파는 된장찌개도 멸치육수나, 사골육수인 경우가 허다하고, 조미료에도 육식성분들이 섞여 있으니까요. 칭찬해드리고 싶네요.

스트레스는 스스로 극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약에 의지하고 병원에 의지하는 건 일회성이에요. 나의 인생은 내가 살아가는 겁니다. 누가 대신 살아주지 않죠.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 이것이 나의 괴로움이구나 하고 받아들이세요. 그렇게 나의 괴로움을 바로 보고, 나의 실상을 바로 보고 나면, 반드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세울 수 있죠.

긍정적으로 살면 스트레스를 덜 받습니다. 받더라도 긍정의 마음으로 해결을 해내죠. 긍정적으로 살려면 쓸데없는 고집부터 버리면 됩니다. 우리 불자님이 채식주의자의 삶을 선택한 것은 자신의 의지입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시비를 거는 분들은 사실 부정의 마인드로 사시는 분입니다.

그런데요. 한 가지 꼭 생각해보십시오. 그 분들이 시비를 거는 것으로 느끼는 건 아닌지. 단지 나와 다른 길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 주변 분들의 호기심어린 질문이 반복되다 보니까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건 아닌지. 그런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더더구나 고집을 버리셔야 합니다. 고집은 편견입니다. 자기만의 생각으로 자기만의 틀을 만들어놓고, 모든 사람을 그 틀 안에 꿰맞추려고 하기 때문에 서로 고통스러워지는 일도 있거든요.

분별하는 마음, 고집과 아집, 편견을 버리세요. 상대방이 비록 자신만의 잣대로 나를 보고, 나를 평가한다고 해도, 나는 그렇게 살지 않으면 됩니다. 같은 사람이 되지 마세요. 나에게도 고통이고, 상대방에게도 고통입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다보면 상대방을 보는 내 마음도 편안해지고, 상대방 역시 시비 거는 일이 줄어들 겁니다. 상부상조요, 연기의 법칙이 다 내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힘내시고, 편견과 시비에서 자유로운 불제자가 되세요.

요즘 사는 게 너무 힘들고 갑갑해서요. 부처님께 기도를 드리면서 마음의 위안을 찾고 싶은데요. 어떻게 해야 제대로 기도를 하는 걸까요?

천태종에서는 장소와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관음기도를 하시라고 권해드리는데요. 관음기도는 관세음보살을 소리 내어 외는 겁니다. 관세음보살을 입으로 염한다고 하는데요. 관세음보살을 한자 한자 소리 내어 염하면서 마음으로는 관하여 들어야 합니다. 관한다는 것은 소리를 들을 때 어떠한 생각을 떠올리지 말고 있는 그대로 듣는 것입니다.

사실 기도를 처음 하시면 입 밖으로 관세음보살을 소리 내어 염하는 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목소리를 소곤거리듯 시작하기 마련이죠. 그것뿐인가요. 관세음보살을 염하고 있어도, 머릿속은 온갖 잡생각으로 시끄럽기 마련입니다. 관세음보살을 염하는 목소리가 작으면 그 잡념은 더욱 커집니다.

기도하는 자세를 알려드리면 우선 발원부터 하십시오. 내가 이 기도를 하는 이유와 목적이 무엇인지 분명해야 합니다. 초심자가 막연히 기도하다가는 잡념이 더 심해질 뿐입니다. 발원을 하고 기도를 시작하셔서 관세음보살을 계속 염송하시고 마무리를 하실 때 나의 발원을 다시 한 번 다짐하세요.

기도가 무르익는다면 무심기도로 전환하시면 되는데요. 우선은 발원을 세우고 잡념을 없애는데 주력하시기를 바랍니다.

기도를 하면 할수록 두터운 번뇌업장으로 가득한 무명이 사라지고 밝은 마음과 지혜가 생깁니다. 또한 기도를 하면 부처님께서 가피를 내려주십니다. 열심히 기도하는 중생의 정성에 부처님이 감응하시는 겁니다. 관세음보살을 외는 기도를 관음염송기도라고 하는데요. 관음염송기도는 부처님의 가피가 내리는 타력 수행이자, 스스로 자성을 찾아가는 자력 수행의 양면을 다 지니고 있습니다. 관음염송기도를 통해 나를 찾고, 더 나아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기도를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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