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 제약없어 파급력 높지만 교계 활용도 낮아

‘소셜네트워크 시대’, ‘소셜네트워크 세대’라는 단어가 등장할 만큼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열풍이 뜨겁다. 시대 흐름에 발맞춰 소셜네트워크를 포교에 적극 활용한다면 어떨까? 현 상황과 타종교의 모범 사례 등을 점검해봤다.  편집자

      

“사찰 청년회는 왜 40~50대 거사ㆍ보살님 밖에 없을까?”

젊은 불자 몇몇이 밥을 먹다가 우연히 나눈 대화다. 교회청년회 평균 연령은 20대인 데 반해 사찰청년회 평균 연령은 40대, ‘교회 오빠’라는 단어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반면에 ‘절 오빠’라는 단어는 낯설기만 한 게 현실이다. 단순한 궁금증으로 시작된 이들의 대화는 곧 모임 결성으로 이어졌다. 소셜네트워크(이하 SNS) 모임 ‘절오빠 절언니’(운영진 구희철ㆍ강민지ㆍ지혜순).

불자들은 흔히 절에 가서 스님을 만나고, 부처님 전에 절을 하는 것만이 제대로 된 신행생활이라고 생각한다. 또 스님이 신도를 직접 만나 법문을 들려주거나 신행상담을 하는 것으로 포교활동의 영역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보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젊은이들 사회에서 SNS는 단순히 소통수단을 넘어 가상 모임의 공간이자 놀이터로 자리잡은 지 이미 오래다.

우리나라는 2015년 5월 기준으로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74%를 넘어섰으며, 점점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이와 맞물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네이버 밴드로 대표되는 SNS 이용도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종교에 대한 관심도가 낮은 젊은 세대를 부처님 품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최적의 포교방법이다. 또한 중년층 이상의 경우도 절에 직접 가지 않고도 SNS를 통해 사찰의 소식과 스님의 법문 등을 언제 어디서나 보고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신행생활에 큰 변혁을 가져올 수 있다.

손으로 하는 포교, SNS
SNS의 성공 사례는 앞서 언급한 ‘절오빠 절언니’다. 이들은 매월 셋째 주 금요일을 ‘불금데이(불교와 함께하는 금요일)’로 정해놓고 소셜 다이닝 ‘집밥’ 그룹에 모임 공고를 내면서 젊은 청년 불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불교에 관심은 있었지만 쉽게 다가서지 못하던 사람, 집안 영향으로 무늬만 불교인 사람 등 잠재적 불자들이 이곳으로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절오빠 절언니’ 홈페이지(http:// templebrothersister.com)와 페이스북, 소셜 다이닝 ‘집밥’에 모임 공지를 올리면 이를 보고 사람들이 모임에 참석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나온 사람들은 모임에서 불교에 대해 친근한 감정을 느낀다.

창립 멤버이자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는 구희철 씨는 “우리 모임은 기존 포교방법이 아니라 새로운 포교방법의 시도라고 생각한다. 작지만 이런 소모임이 많아지면 젊은 청년들을 불자로 만들 수 있다”며 “우리 모임을 모델로 불교계에 유사한 모임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도 2011년부터 홍보활동의 변화에 발맞춰 기존 홈페이지와 병행해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연등축제를 홍보하고 있다. 현재 봉축위원회의 페이스북 친구는 2600여 명, 트위터 팔로워는 900여 명에 이른다. 봉축위원회에서 새로운 글을 올리면 전 세계 3500여 명의 사람들이 봉축위원회가 올린 정보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언뜻 많은 수가 아니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 인원이 자신과 연결된 친구들에게 정보를 전달(팔로윙)하고, 그 친구가 또 다른 친구에게 전달을 하다보면 기하급수로 늘어나게 된다. SNS가 가지고 있는 파급력인 셈이다.

봉축위원회 강문정 행정관은 “SNS를 통해 연등회 일정과 준비상황을 실시간으로 신속하게 알릴 수 있다”며 “상대가 접속을 해야 정보를 볼 수 있는 홈페이지에 비해 SNS는 보다 능동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SNS의 장점을 설명했다.

불교계에서 SNS의 파급력은 이미 혜민 스님, 법륜 스님 등 국민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스님들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혜민 스님의 경우, 트위터 팔로워와 페이스북 친구를 더해 160만 명, 법륜 스님은 카카오스토리 친구 135만 명과 소통하고 있다.

혜민 스님은 “사람들이 나의 짧은 메시지를 아침마다 읽고 마음이 차분해진다며 감사해한다”면서 “사찰에서 큰 법회를 열 때 한 자리에 수천 명을 모으기는 어렵다. 하지만 SNS를 통하면 멀리 떨어진 사람까지 수천 수만 명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불교계 아직 걸음마단계
SNS를 활용한 포교의 장점은 혜민 스님의 말처럼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법회나 행사 소식을 빠른 시간에 전국의 불자들은 물론 세계인과 공유할 수 있다. 불자는 물론 불교에 관심 있는 일반인, 더 나아가 타종교인에게도 부처님 말씀을 전할 수 있다. SNS는 이렇게 포교와 신행활동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정작 불교계는 몇몇 모임과 개인을 제외하고는 SNS를 적극 활용하지 못하고 실정이다.

2011년 조계종 포교원이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했고, 산하단체인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ㆍ어린이청소년위원회ㆍ불교레크리에이션협회 등도 잇달아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었지만 현재 활동하는 인원은 많지 않다. 포교원은 친구가 141명, 산하단체들도 계정이 없어지거나 사실상 개점폐업 상태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다보니 발길이 끊어진 것이다. 특히 SNS 특성상 개개인이 계정을 만들어야 하는데 노령화가 심각한 불교계의 경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불자들도 SNS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젊은 층도 기존의 모임에 가입하고, 참석하려고는 해도 직접 나서서 모임을 만들거나 주도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SNS를 활용하고 있는 지명도 높은 일부 스님들도 개인 간 친목도모를 위해 주로 사용하고 있어 포교효과를 기대하긴 사실상 어렵다. 범불교계 차원의 포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수호 덕성여대 지식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SNS는 단체나 조직 차원의 활용보다는 개인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온라인 활동이므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고 전제하면서 “사찰 단위의 운영이 가능한 홈페이지나 인터넷 카페에 비해 사찰이나 단체의 활용도는 현저히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콘텐츠 개발 서둘러야
이에 반해 개신교와 가톨릭은 오래전부터 SNS를 선교방법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각 교회별로 목사들의 설교 내용과 성경 구절 등을 조직적으로 올리고, 트위터를 통해 신도들이 예배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홍보한다. 예배 인도자 혹은 목회자들이 신도(팔로워)에게 미리 예배 순서를 나눠 주거나 그날 설교의 핵심 메시지를 보내주기도 한다. 신도들은 예배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게 돼 기대감이 높아지고, 예배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한발 더 나아가 기독교 문화선교연구원(이사장 한재엽)은 2011년 문화목회 가이드북 〈스마트시대 목회가이드북〉을, 2014년 고재관 목사와 이동현 교회정보기술연구원은 〈스마트 전도법〉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 책들은 교회공동체에서 SNS를 실질적으로 활용해 전도할 수 있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개신교와 가톨릭은 이 외에도 선교, 신도 교육, 봉사활동, 교재 등 다양한 방법으로 SNS를 활용하고 있다.

현재 불교계도 다양한 SNS 포교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SNS를 불교 포교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년 이상의 장기적인 기간 동안 다양한 포교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젊은 세대의 흥미를 유발하고, 공감을 이끌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때 이용자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불교 색채를 최대한 배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후 개발한 콘텐츠는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적극 관리해야 한다. 그대로 방치하면 초기 가입자마저도 발길을 끊고 만다.

현재 불교계는 타종교계와 비교할 때 SNS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시기적으로 많이 늦었다고 할 수 있지만, 지금이라도 SNS를 포교에 적극 활용한다면 잠재적인 불교인구를 늘려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 젊은 불자 증대에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조계종 포교국장 노휴 스님은 “불교를 알릴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 보급하고, 개인이나 단체에서 이 콘텐츠를 가지고 확대ㆍ재생산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그 일환으로 카카오톡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들을 위한 무료 불교이모티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호 연구교수는 “포교는 원칙적으로 사람들 사이의 소통을 전제로 한다. SNS는 현재 시점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라 말하며 “SNS를 포교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불자 개개인이 불교에 대해 보다 깊이 이해해야 하고, 불자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불자 개개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SNS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란 웹상에서 이용자들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친구ㆍ선후배ㆍ동료 등 지인과의 인맥 관계를 강화시켜주고, 새로운 인맥을 쌓는데 도움을 준다. 인터넷에서 개인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하고, 의사소통을 도와주는 1인 미디어, 1인 커뮤니티라고도 말할 수 있다. 대표적인 SNS로는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유튜브, 팟캐스트 등이 있다.

국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시초는 1999년 시작된 ‘싸이월드’다. 미니홈피를 통해 이용자들이 개인의 일상을 서로 주고받았고, 일촌이라는 관계를 통해 서로 연결고리를 이어가면서 확장되는 서비스였다. 이후 미투데이, 카카오, 네이버 밴드 등 수많은 SNS 제공 사이트들이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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