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봉사로 부처님 자비 실천해요”

▲관음회 윤문자 팀장.

예고된 일이든,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한 생이별이든,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은 언제나 슬프고 고통스럽다. 그래서 유가족의 찢어진 가슴을 어루만져주는 위로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산하의 염불봉사단 관음회는 매주 수요일 서울·경기 등 수도권 병원의 장례식장을 찾아 염불봉사를 하며 고인의 넋을 애도하고 유가족들을 위해 기도한다.

관음회를 이끄는 이는 윤문자 팀장이다. 그를 지난 4월 20일 만났다. 그는 2000년 팔에 통증이 생겨 직장을 그만뒀다. 당시 조계종사회복지재단에서 진행한 제1기 한방요법교육을 함께 이수한 도반의 권유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이후 그는 정기적으로 노인복지관을 찾아 뜸뜨기와 따주기 봉사활동을 했다.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면서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이론과 실무를 갖춰야겠다는 생각에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실시하는 자원봉사보수교육은 물론 ‘경락마사지교육’과 ‘염불봉사교육’도 이수했다.

특히 염불봉사교육을 받으며 ‘위로와 도움이 필요한 순간,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하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어 염불봉사교육 이수 후 장례염불봉사를 하는 관음회의 팀장 소임을 맡았다.

2009년부터 염불봉사를 시작한 그는 매주 수요일마다 염불봉사를 다니고 있다. 사회복지재단으로 봉사 요청이 들어오면 팀원들에게 연락을 하고 일정 소화가 가능한 팀원들끼리 모여 장례식장을 찾아간다. 장례식장에 도착하면 하얀색 가운으로 갈아입고 30여 분 간 장엄염불과 조가, 법성게 등의 의식을 통해 영가의 극락왕생을 발원한다. 봉사가 없는 날에는 염불 연습과 음률의 높낮이를 조절하고 다듬는다. 아울러 보다 맑고 좋은 소리를 찾기 위해 실력을 가다듬는 보수교육도 빼놓지 않고 하고 있다.

윤 씨는 팀장으로 팀원들을 이끌며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처음에는 장례식장 가는 게 너무 두렵고 떨렸단다. 그는 “영가들에게 평온을 선사해 좋은 곳으로 인도하겠다는 서원을 갖고 염불봉사를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막상 봉사활동을 가면 아무것도 못 하고 사람 뒤에 숨어있기만 했다”면서 “그런데 봉사에 참여하는 시간이 쌓일수록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늘어났고 영가를 좋은 곳에 보내드린다는 보람 외에도 도반과 함께 한다는 기쁨, 스님과 유대감을 쌓는 데 행복을 느낀다. 지금은 염불봉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끼며 봉사활동에 임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햇수로 6년째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는 그는 보건복지부장관상과 여러 복지단체로부터 많은 감사패를 받을 정도로 열성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염불봉사단의 활동이 널리 알려지지 않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한다. 윤문자 팀장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염불봉사단이 있는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염불봉사 교육이 활성화 돼 염불봉사를 찾는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며 “염불은 스스로 수행이 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극락왕생을 돕는 길로 결국 사람을 살리는 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인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남은 가족들을 위로하겠다는 진실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런 정성이 있어야 봉사자와 유가족들의 마음이 서로 통하게 되고 결국 포교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염불봉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가족의 죽음을 맞이했을 때 불자들이 사찰이나 단체에 자연스럽게 염불을 요청하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며 “체력이 닿는 한 고인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유족들의 슬픔을 덜어줄 수 있도록 더욱 사명감을 갖고 활동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불자 탤런트 선우용녀 씨가 부군상을 당했을 당시 염불봉사단 관음회가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사진제공=조계종사회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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