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각 저 생각 아무리 마음을 잡아 봐도 한통의 전화에 붙들리는 마음을 어찌하겠는가.

“그래. 어쩔 수 없지. 자리를 잡았다니 축하할 일이야” 마음속으론 진정 축하와 긍정의 이야기가 피어나지만, 한 쪽에선 설명하기 어려운 마음들이 럭비공처럼 마구 튕겨지며 춤을 춘다.

5월을 맞이하여 불교관련 모 단체에서 풍경소리의 젊은 가수 출연을 요청했고, 기쁜 마음에 A양을 섭외했는데 평소와 달리 A양의 목소리가 많이 힘겨웠다. 죄송하다는 인사와 함께 시작한 그녀의 통화. 올해부터 모 대학 실용음악과에 출강을 하게 되었다는 것과 학교재단이 이웃 종교 쪽이라 불교계 활동을 할 수 없는, 어쩔 수 없다는 현실을 이야기하며, 그간 여러모로 많이 도와주셨다며 진정성 있는 감사의 인사를 했다. 그저 축하와 이해한다는 말로 통화를 마무리 할 수밖에 없었다.

풍경소리의 가수들. 어린이 찬불가. 찬불동요를 위한 어린이 친구들이 중심이라면, 언제부턴가 청소년과 젊은 친구들, 그리고 신나고 열정적인 축제를 위한 젊은 뮤지션들의 발굴과 참여, 그리고 적극적인 활동에 주력해와 ‘연꽃소녀들’와 래퍼 등 든든한 친구들이 늘 함께 했었는데…….

부처님오신날을 위하여 수개월 전부터 곡(曲) 작업과 녹음작업을 통하여 갈고닦은 노래들이 선을 보이는 5월의 연등축제. 서울 종각에서의 회향한마당 무대에서 신나게 뛰고 열창하던 풍경의 노래패들이 순간순간 그림처럼 흘러간다.

노래가 좋아 함께했던 인연들. 스승과 제자. 친구와 우정. 자연스레 참여한 풍경소리의 작품집에서 신심을 다지고, 열창을 쏟아낸 절 마당 그 무대의 추억으로 늘 기뻐하던 친구들에게 찬불가란 무엇인가. 노래와 신심. 무엇이 우선인지 순위다툼을 논할 필요가 없듯이 현대불교의 어린이 청소년 젊은 불자를 위한 포교에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각광을 받는 불교음악, 찬불가에 있어 우리들의 현실은 어디인가 심한 자책과 고민을 해본다.

풍경소리의 창립이 어연 20주년을 코앞에 두고 있고, 작품집만 해도 CD로 60여 종. 참여한 작사, 작곡, 연주 그리고 가수들만 해도 족히 200여 명은 넘을 듯. 풍경소리 1집을 시작으로 함께 노래했던 수많은 얼굴들이 스쳐가는 그리운 밤이다. 드문드문 연락이 이어진다 하지만 재대로 챙기지 못했던 풍경의 가수들. 지금 오늘 우리들의 불교 뮤지션에게 정성껏 마음의 안부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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