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거미표본 22만점 전시

▲ 주필거미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이 거미를 직접 만져보는 체험을 하고 있다.

꽃과 들풀로 둘러싸인 주필거미박물관은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진중천 계곡 끝자락에 있다. 지난 4월 21일 용산에서 중앙선을 타고 1시간 만에 운길산역에 내렸다.

완연한 봄 날씨에 남양주시의 올레길인 다산길 4코스(큰사랑산길)를 따라 숲길을 걷는 듯한 기분으로 40분 가량(약 3Km)을 걸어가니 주필거미박물관이 보였다.

주필거미박물관은 ‘아라크노피아’에 있는 거미 전문 박물관이다. 거미류를 뜻하는 ‘Arachnida’에 ‘이상향, 천국’을 뜻하는 ‘Utopia’가 합쳐진 이름이다. 거미와 함께 생태계 낙원을 만들고자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2004년 5월 1일에 설립된 주필거미박물관은 2만여 평 규모로 거미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사설 박물관이다. 이름은 설립자인 김주필 박사의 이름에서 따왔다. 동국대학교 생물학과 명예교수인 김주필 박사는 1985년 거미연구소를 설립하고 40여 년간 거미만을 연구했다. 아라크노피아를 세우기 위해 500억 원 상당의 전 재산을 쏟아 부었고, 2009년 동국대학교에 기부했다.

아라크노피아는 총 8개의 관으로 이루어졌으며, 미술관과 야외조각공원을 갖고 있다. 제1관 광물실, 제2관 종유석실, 제3관 인류문화관, 제4관 수석실, 제5관 아라크노피아의 핵심 전시실인 거미사육실·화석전시실, 제6관 곤충 및 어패류실, 제7관 현미경실, 제8관 표본관·비취규화목관, 제9관 연미술관, 제10관 야외조각공원으로 구성돼 있다. 초기에는 제5관인 거미사육실만 있었지만 더욱 많은 이들이 찾아와 생태계를 공부할 수 있도록 여러 형태의 전시실을 추가했다.

거미사육실에 들어서자 살아 있는 거미 120여 마리와 산왕거미, 무당거미, 농발거미, 호랑거미 등 우리나라 거미를 포함한 약 22만 점의 거미 표본 그리고 똬리를 튼 뱀, 거대한 거북이 등 파충류가 반긴다. 사육실에서는 타란튤라의 여러 종류 거미들과 곤충, 동물들을 사육하는 모습도 볼 수 있으며 거미를 직접 만져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전시된 수많은 거미들을 보고 있자니 으스스한 기분이 들었지만 표본 하나하나를 살펴보자 묘한 신비감과 감동이 느껴졌다. 이토록 작은, 누구도 관심 갖지 않던 생물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박물관까지 만들었다니 거미에 더욱 호기심이 생겼다.

거미박물관 2층 나무 계단을 오르면 중앙으로 세미나 및 시청각 교육이 가능한 자리가 마련돼 있고 곤충전시실에는 4000여 점의 나비ㆍ나방 표본들과 장수풍뎅이 등 여러 가지 곤충 표본들이 전시돼 있다.

바로 옆에 자리한 현미경실에는 9개의 현미경이 거미의 각 부분들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도록 표본과 함께 준비돼 있다. 현미경을 통해 거미의 눈, 엄니, 더듬이, 실젓, 턱 등 거미의 세부 부분들을 관할 할 수 있으며 거미 표본들은 수시로 바뀐다. 현미경실 벽에는 거미화석이 40점 전시돼 있는데 전 세계에서 거미 화석을 이정도 많이 갖고 있는 곳은 이곳뿐이라고 한다.

그 밖에도 광물전시실에는 동남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각 지역의 희귀한 광물 루비ㆍ자수정 ㆍ방해석ㆍ수림석 등 약 300여 점, 화석전시실에는 고ㆍ중ㆍ신생대로 구분된 약 200여 점의 화석들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을 설립한 김 박사는 “호기심 왕성한 아이들에게는 좋은 자연학습장이, 어른들에게는 친숙하지 않았던 거미와 친숙해 질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많은 이들이 박물관을 찾아 줄 것을 당부했다.

개관시간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동절기 오후 5시 30분)며 연중무휴다. 입장료는 대인 7000원, 청소년 6000원, 소인(4세 이상~초등학생) 5000원이다. 예약은 전화로 가능하고, 애완동물은 데리고 입장할 수 없다. 문의 031)576-7908.

▲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주필거미박물관 전경.
▲ 박물관에는 사육 중인 거미 120여 마리가 있다.
▲ 박물관에 전시된 세계 각국의 거미표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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