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톡이 왔다. 태평양 바다 건너 늘 그리운 친구의 발랄한 카톡. 오랜만의 인사와 함께 예쁘게 포장한 그림과 문구에서 향기가 넘쳐났다. 뉴욕 맨해튼에서 개최하는 올해 봉축행사에 쓸 ‘길 떠나자’라는 노래의 악보와 반주 음원(MR)을 보내달라는 것.

해마다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가 교민들의 신나는 축제로 열리는데, 그중에서도 중고등부 학생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노래가 ‘길 떠나자’라는 곡이라니, 나 역시 흥분된 마음에 가슴이 뛰었다. 그간 매년 4월이 되면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봉축행사를 위한 찬불가 문의와 부탁으로 악보와 음원을 보내곤 하는데, 그 때마다 뿌듯한 마음은 늘 기쁨과 설렘 이상의 자랑이었다. 

“자! 길을 떠나자 길을 떠나자 우리
탐욕의 파도를 넘어 저 니르바나로
자! 길을 떠나자 길을 떠나자 우리
무명의 안개 헤치고 저 니르바나로 ~” 

‘길 떠나자 (황학현 작사/이종만 작곡)’ 참으로 멋지고 의미 있는 곡이다. 작곡가로서 자화자찬이랄 수 있겠지만, 스스로에게도 불교음악의 본격적인 걸음을 내딛었다 자부할 수 있는 곡이라 말할 수 있다.

1990년대 초반 서로가 만나면 즐거운 사람들끼리 노래하고 얘기하던 시절, 황선생과 의기투합하여 신나는 찬불가를 만들겠다는 의욕으로 썼다 지우길 수십 차례, 늦은 밤 완성된 노래에 쉬지 않고 외쳐댔던 니르바나에 목이 쉬었던 그 때의 기억이 아직도 삼삼하다.

‘길 떠나자’, ‘오늘은 좋은날’이 발표되고 많은 분들이 신나고 재미있는, 다함께 즐길 수 있는 찬불가에 박수를 아끼지 않으셨다. 연등축제 단골 레퍼토리로, 모두가 노래하고 춤을 추웠다. 모두들 대중적인 찬불가에 목말라하셨는데, 이 곡의 출시 이후 신나는 리듬과 경쾌한 멜로디,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찬불가의 탄생들이 해를 거듭하듯 발전을 해가고 있다.

올해도 전국적으로 멋지게 펼쳐질 봉축행사 연등축제. 벌써 여기저기 바쁜 걸음으로 축제준비가 한창이다. 연등축제를 관장하는 봉축위원회 사무실은 벌써부터 열기가 넘쳐나고, 각 사찰에서는 연등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 여기저기 노래와 춤을 위한 연습에 밤이 깊어가는 요즘, 오늘도 우리 모두 목청껏 부르리라. “니르바나로 길을 떠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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