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2일 성북동 길상사 봄 정기법회서

4월 15일 성북동 길상사에서 법문하고 있는 법정 스님.“모두들 한번쯤은 가보았을 뷔페식당에서 한 가지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다른 음식을 먹을 욕구가 생기지 않고, 음식 맛을 제대로 즐길 수도 없습니다. 조금 모자란 듯 먹어야 맛을 제대로 음미하게 되듯, 우리 인생도 약간 부족한 듯 해야 행복합니다.”

불교계 원로이며 ‘무소유'의 저자인 법정 스님이 4월 15일 오전 11시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열린 봄 정기법회에서 문명의 도구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자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법정 스님은 “21세기는 각종 정보매체 및 인터넷을 이용해 수많은 정보를 교환하는 등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지만 그전의 20세기보다 행복한 것은 아니다”면서 “정보가 사람의 자리를 빼앗기 때문에 지나친 정보는 오히려 공해가 돼 사람에게 해를 끼친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차디찬 기계매체에 길들어져 뭐든지 즉석에서 해결하려다보니 세상이 더 살벌해지고, 극악해지고 사람들은 왜소해진다”면서 “기계에 지나치게 의존하다보니 자신이 영혼을 지닌 인간이란 사실을 까맣게 잊고 한때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법정 스님은 “얼굴은 그 사람의 삶을 드러내주는 거울이며 그 사람의 업의 모습으로 ‘예쁜 짓'을 하면 ‘예쁜 얼굴'이 되고, ‘덕스럽게' 살면 ‘덕스러운' 얼굴이 된다”며 “남을 닮으려 하지 말고 자신의 삶을 살아갈 것”을 당부했다.

이날 길상사 법당과 앞마당에는 신도 1천여 명이 자리한 채 법정 스님의 법문을 경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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