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불교계는 얼마 남지 않은 부처님오신날 준비에 한창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때이다. 이런 때 불교단체들도 포함되어 있는  종교, 인권 시민단체들이  강남대 이찬수 교수의 부당해직에 대해 발 벗고 나서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교육부에 가서 항의도 하고 강남대를 직접 방문하여 부총장과 대학 교목을 면담하고 이 교수의 복직과 배타성을 지적했다.
 

  왜 한 교수의 인사문제에 적극 나서게 될 것일까? 강남대학교는 기독교정신과 홍익인간의 정신을 바탕으로 ‘경천애인'을 실천하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건학이념을 홈페이지에 밝히고 있다. 중앙신학교로 출발한 초기의 정신도 초교파, 평신도라는 원칙이 기본 정신이라고 한다. 강남대 설립자이자 목사였던 우원 이호빈(1898~1989)도 신학생 시절 수학여행 때 교수와 학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찰에서 예의를 표해 곤혹을 치른 적이 있었다. 대웅전 본존불 앞에서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여 퇴학당할 처지였지만, “남의 집을 방문한 사람이 그 집의 가풍을 존중하는 예의 표현 정도일 뿐”이라는 주장을 했다고 한다.

  강남대에서 펴낸 우원의 전기에서도 우원이 그 사건을 통해 “선교사들의 틀에 박힌 신학과 독선적인 교권주의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한국의 교회가 올바르게 성장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쓰고 있다. 설립자가 겪었던 일을 80여년이 지금 한국의 개신교 설립 대학에서 설립자의 정신에 입각에서 잘 가르치고 있는 이찬수교수가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강남대는 독실한 불자인 차재윤씨가 땅 30여만 평을 아무 조건 없이 우원에게 희사함으로써 초석을 다지는 등 종교간 화해의 토대 위에 자란 전통을 갖고 있다. 이러한 전통이 무너지고 있는 것은
우리사회의 종교관계가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대변해 주고 있다.

  강남대는 우원의 뒤를 이어 윤도한 장로가 이사장이 됐고, 현재는 윤 장로의 부인인 방순열씨가 이사장으로, 방씨의 아들 윤신일씨가 총장으로 있다. 윤 총장 일가가 경영과 여러 교수진으로 참여하는 전형적인 족벌 사학의 형태를 띠고, 우원과 단절을 모색하면서 이런 교권주의적 모습이 강화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강남대의 반기독교적 종교재판 이면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종교적 관계가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대의 기독교적 정체성을 강조하던 교목실 목사는 “이번 이찬수 교수 해직을 통해 한기총으로부터 강남대의 기독교 정체성을 인정받게 됐다”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일반국민들은 상식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이번 부당해직 사건을 계기로 오히려 개신교계의 지원을 받고 강남대학교가 성장하리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합리적이고 양식 있는 종교학자나 종교인들이 설 곳이 없고 거리로 내몰린 다면 우리사회는 종교문제로 인한 극단적 대립만이 난무 할 것이다. 이러한 극단은 모두가 바라지 않는 일이며, 양식 있는 종교학자, 개신교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것이 연기적인 바른 견해라는 생각이다. 학교 선생님이 자녀들에게 교회에 출석할 것을 권하거나 불교를 폄하하는 일이 수차례 일어나 해당 교사가 전근을 가거나 학교장이 공식사과 하는 등이 일어나곤 했었다. 이찬수 교수 부당해직 문제는 단순한 남의 종교 얘기가 아니다. 불교계와 시민사회가 하나가 되어 개선시켜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금강불교 3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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